▲ 祈り ⓒ 혼다 히사시

벌써 9월이다. 1월에 큰 폭발을 일으킨 화산은 아직도 분화가 계속되고 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삼각추 모양을 한 화산이 보인다. 가끔은 그 화산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도 한다. 지난 3월에 토호쿠지방에서 일어난 대지진과 해일, 그리고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붕괴에 의한 방사능 누출의 피해는 아직 끝나지 않은 채이다. 게다가 칸사이지방을 엄습한 태풍12호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의 참상은 토호쿠지방의 피해를 능가할 정도로 엄청나다.

그런데 태풍 13호가 홋카이도로 접근하고 있다고 한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미국 뉴욕도 허리케인으로 쑥대밭이 되었다. 리비아에서는 독재자 카다피가 도망하며 저항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군사산업계에서 미사일 등의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얼마 전에 발생한 고속철 사고 자체를 은폐하려는 중국의 섬뜩함에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물론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이것뿐만 아니다.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그 수가 엄청나다. 이런 시기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다,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한 축구 아시아 지구예선이다, 하며 바깥이 소란스럽다. 선수들 중에는 스포츠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제 나라를 등에 업고 하는 대리전쟁의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눈치 챈 선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인간 개개인의 삶의 존엄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대재앙과 스포츠의 배후에는 전체주의가 숨어있다.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이 인간이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말’도 위협당하고 있다. 나는 현재 인류 전체를 덮고 있는 불쾌한 공기는 다름 아닌 인간 자신이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속에 인간에 대한 악의, 불손과 허위가 숨겨져 있다. 물론 방사능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들은 쓰레기더미와 흙탕물, 용암과 화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 총성과 비명으로부터 말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에는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불쾌한 소음으로 가득하다. 신뢰할 수 있는 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아름다운 것을 만나고 싶다. 정말 간절하게 그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