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아이
- 남정순 번역
아 이
인형과 수다 떨기
일곱 살인가 여덟 살 때 문득 알게 되었습니다.
말은 하지 못하지만 인형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 속에서는 인형이 되어 인형과 함께 놀 수 있지요.
소녀시절부터 인형 옷을 디자인하여 재봉으로 만드는 것이 기쁨이었습니다.
마리오네트 극단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마리오네트 극단을 만들어 공연을 하러 근처 도시들을 돌았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작품은 “자크와 콩나무”
콩나무가 쑥쑥 자라는 장면에 모두들 놀랐답니다.
흥행수입도 보장되어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에 초대되어 공연한 적도 있습니다.
잠 오는 호러의 전설
어렸을 때부터 연극을 좋아했습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도 인형극이라면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내가 언젠가 ‘sleepy horror의 전설’을
인형극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카보트 클렌이 놀랄만한 속도로 달리는 장면은
손자에게 부탁해서 배경을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합니다.
오래 살아남아 이 인형극을 꼭 완성하고 싶어요.
빵 만들기
큰 딸 베사니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이제 슬슬 빵 만드는 법을 배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여
딸 혼자 만들게 해보았습니다.
혼자 하면 쉬운 일도 아이에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시간도 걸리고 인내력도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제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해에는 베사니와 둘이서 『보스턴요리학교 요리집』의
‘스펀지케이크 부분’에 나오는 케이크 만드는 법을 보고
다 만들어본 적도 있어요.
아이들의 일
나는 일을 잠시도 쉰 적이 없지만,
일하는 틈틈이 시간을 만들어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매너와 요리, 손뜨개, 재봉 등의 가사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가르쳤습니다.
여름에는 풀을 베거나 땅을 파는 것이 아이들의 일이었습니다.
소리 내어 책 읽기
매일 밤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는 반드시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잠들 때 말고도 책은 자주 읽어주었어요.
책을 소리 내서 읽는 것은 우리 집 전통입니다.
꼭 아이들 때문만이 아니라 크리스마스나 사람이 많이 모일 때에도 책을 읽는답니다.
아이들의 시간
여름 오후에는 문 밖에 접는 의자를 내어놓고,
겨울밤에는 난로 옆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곤 했습니다.
내가 재봉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옆에서 조용히 놀고 있던 적도 있었고,
아이들이 내게 책을 읽어준 적도 있었어요.
밸런타인데이
우리 집에서는 연중행사를 빠짐없이 즐겨왔습니다.
밸런타인데이에는 직접 만든 카드를 교환하고,
당일에는 거실에 꽃을 가득 꽂아둡니다.
부활절 달걀
부활절 달걀은
달걀 위와 아래에 구멍을 조그맣게 뚫어 알맹이를 꺼내고,
거기에다 색칠을 하지만
얇은 종이로 만든 꽃과 리본을 붙이면 더 예뻐요.
부활절 나무에 달걀을 장식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요.
크리스마스의 매력
크리스마스는 일 년 중 가장 즐거운 날입니다.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멋진 세계에 살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인형들도,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크리스마스를 축하한답니다.
베사니의 생일
큰 딸 베사니의 생일파티는 강가에서 했습니다.
초를 꼽은 케이크를
강 상류에서 모두가 모여 있는 곳까지 흘려보냈습니다.
그 장면은 나의 그림책 『빛나는 계절』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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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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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남정순
-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