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엄원식_문경의 문화유산]병천정(甁泉亭)
- 엄원식
병천정(甁泉亭)
사도세자의 스승 늑천 송명흠의 유허지
▲ 병천정사 현판
병천정(甁泉亭)은 1703년(숙종29)에 늑천(?泉) 송명흠(宋明欽) 선생의 아버지인 송요좌(宋堯佐) 선생이 처음 건립하고 이름을 영롱정(玲瓏亭)이라 하고 나중에 병천정사(甁泉精舍)라 불렀다 한다. 현재 이곳에 가면 병천정사 현판을 볼 수가 있다.
정사의 맞은편 도장산(道藏山)은 암벽이 준수하고 정자 앞에는 병천(甁川)의 맑은 물이흘러 바로 이러한 산수(山水)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여 이 정자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곳에 영롱정(玲瓏亭)을 짓고, 차례로 형승을 구획하여 당사(堂舍)를 두고, 구곡(九曲)을 정하였으니 병천(甁泉)이 바로 쌍용구곡의 제6곡에 해당한다.
이곳은 지금도 여름철이면 많은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으며, 문경시와 상주시의 경계에 위치한다.
돌과 봉우리와 시내와 늪에 모두 이름을 표시하고, 정(亭)과 대(臺)의 소속이 많은 법식대로 퍼졌고, 우물을 뚫고 못을 파며, 꽃 모종과 과수를 심었고 서적을 반드시 저장하니 썩 늙어서 돌아올 계획이었으나 마침내 이루지 못하였다. 그 서식에서 여기에서 노닐게 됨을 얻은 지 겨우 반년에 미쳐버렸으니 아아 마음 아픕니다. 정자의 동쪽에 또 승요(僧寮)를 두고 연우암(硯雨菴)이라 하고 검은빛처럼 흐르는 곳에 살며 정자를 지키게 하였다.
▲ 병천정사 전경
정자는 병천이 바라보이는 풍광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정자 주위에는 토석 담장을 둘렀으며, 오른쪽 담장 사이에는 협문을 설치하여 출입하게 하였다. 정자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팔작지붕 기와집이다. 평면은 전면과 오른쪽 면, 후면에 각기 반 칸 규모의 툇간을 둘러 온돌방을 에워싼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온돌방의 왼쪽 뒤편에는 벽장을 꾸몄다.
송명흠(1705(숙종 31)∼1768년(영조 44))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학자이다. 본관은 은진(恩津). 자는 회가(晦可), 호는 늑천(?泉). 이조 판서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는 문원(文元)이다. 아버지는 요좌(堯佐)이며, 도암 이재(李縡)의 문인이다.
사화를 피하여 낙향하는 아버지를 따라 옥천, 도곡(塗谷), 송촌(宋村) 등지로 옮겨 다니며 살았다. 뒤에 학행으로 추천되어 충청도 도사·지평·장령 등에 제수되었으나 나가지 않았으며, 1754년(영조 30년) 특별히 서연관(書筵官)에 제수되어 별유(別諭)가 내려졌으나 글을 올려 사양하였다. 1755년 옥과 현감(玉果縣監, 전남 곡성)이 되었으나 모친상을 당하여 사직하였다. 삼년상을 마친 뒤 집의·승지·참의 등의 벼슬이 주어졌으나 이 역시 모두 글을 올려 거절하였다.
만년에 정국이 다소 안정되면서 1764년 부호군에 임명되고 찬선(贊善)으로 경연관이 되어 정치 문제를 논의하는 가운데 영조의 비위에 거슬리는 발언을 하여 파직되었다. 늑천은 당시 가장 첨예한 문제인 사도세자 문제에 대한 상소로 유배를 간 박치륭의 석방을 건의하였으며, 역적으로 죽은 심사순(沈思順)을 파양하는 문제가 잘못됐다고 직언함으로써 삭탈관직과 유배를 당하였다. 이 같은 절의와 직언들이 송명흠의 활동이었다.
그는 자신의 학문을 완성하기 위하여 이재(李縡), 민우수(閔遇洙), 송사능(宋士能), 김양행(金亮行), 신소(申韶) 등과 서신으로 학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늑천은 기(氣)보다 이(理)를 더 중시하고 본연지성에 초점을 맞춰 경을 강조하였으며, 평생 경에 매진한 동춘당에 뿌리를 둔 가학적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다. 늑천은 경을 인간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최상위의 가치이자 국가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여겼다. 저서로는 『늑천집(?泉集)』,『역천소말조진(?泉疏末條陳) 』 등이 있다.
- 글쓴이 : 엄원식
- 1969년 문경에서 태어나서 점촌고등학교를 다녔다. 안동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문경석탄박물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문경시청 문화예술과에서 문화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