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일상생활 2
- 남정순 번역
일상생활 2
하얀 비둘기
하얀 비둘기는 정말 예뻐요.
나는 아름다운 사물에 둘러싸여있는 순간을 참 좋아한답니다.
귀여운 거위새끼
거위새끼의 얼굴을 본 적이 있습니까?
눈가의 단추 구멍을 꿰매놓은 것 같은 모습,
복슬복슬한 깃털, 앙증맞은 부리
거위의 안짱다리에는 물갈퀴까지 달려있어요!
그 사랑스러움은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답니다.
앵무새 선장 페크라
이 앵무새는 어떤 선원이 제게 양보해주었지요.
이름은 페크라 선장이라고 합니다. 내가 개에게 하는 말투를 흉내 내고,
"이봐, 장난하지 마!"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늘 기분은 어때"라고 말을 걸면, "좋아"라고 대답한답니다.
줄무늬 다람쥐의 둥지
다들 우리 집이 어둡다고 하지만,
옛날 집은 더 어두웠어요.
나는 집안이 어두워야 마음이 안정됩니다.
줄무늬다람쥐 둥지 같아서 좋아하지요.
동물 발자국
눈 내린 뒤, 동물 발자국을 보는 것은 즐겁습니다.
오늘 아침도, 작은 목걸이모양처럼 찍혀있는
생쥐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토끼가 먹이를 씹어 먹던 장소도 압니다.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작은 새의 발자국.
마치 레이스를 짜놓은 것 같지요.
겨울철 우유 짜기
헛간은 안채와 연결되어있어 눈이 와도
부츠로 갈아 신지 않고도 산양 젖을 짜러 갈 수 있어 도움이 된답니다.
그러나 우유 짜기가 끝날 무렵에는 재빨리 안채로 돌아와,
흔들의자에서 코기 개를 무릎에 안고 그 체온의 따스함을 느끼면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집 안에 꽃을
나는 집안을 꽃으로 장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새장 안에도 작은 꽃꽂이를 한 송이 넣어둡니다.
새가 물어뜯어서 매일 꽃을 더 넣어주어야 하지만요.
귀한 손님이 오실 때는 거실에 커다란 꽃꽂이를 꼽아둡니다.
백 년 전의 리본
이 리본은 1904년 어머니 결혼식 때,
참석자들의 자리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했던 리본입니다.
색이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것입니다.
이미 몇 십 년 전부터, 강림절 트리를 천장에서 늘어뜨리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리본은 지금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강연과 아이 보기
강연의뢰는 많습니다만 강연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자주 그림을 그려달라는 의뢰가 오고,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일이 많기도 해서요.
무엇보다도 식물이나 산양, 코기 개나 새들을 돌볼 사람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뜻한 집
추운 집은 정말 싫어요.
추위를 참다니 말도 안 됩니다.
의자라는 의자에는 모두 손으로 짠 숄을 걸쳐두는 것은,
바람이 새어 들어올 때, 바로 어깨에 걸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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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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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남정순
-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