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アクロバット ⓒ 혼다 히사시

아침 , 언제나처럼 뜰에 있는 나무들이 수런거리고 있다. 새가 찍찍대며 소란을 피우고 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나는 그 수런거림과 함께 눈을 뜬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 잠에서 깨어난 것이 어제 잠에서 깬 것과 똑같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저께의 눈뜸과도 같지 않으며 소년기의 눈뜸과 같지도 않다. 분명히 언제나처럼 잠에서 깨어났지만 언제나의 아침은 아니다.

아침, 아직 밖이 채 밝기 전에 배달되는 신문의 부고 란에는 어제와 다른 망자의 이름이 실려 있다. 라디오를 틀면 아나운서가 세계 어딘가에서 전쟁이 일어났다거나 살인사건 등의 뉴스를 목청 높여 보도한다. 

때로는 탄광에서 일어난 낙반사고에 말려든 광부들이 전원 구출되었다는 기쁜 뉴스도 있다. 그러나 그 뉴스 뒤에 경영자 본위의 이윤추구가 감춰져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전쟁 난민이나 재해 난민에 대한 구호조치는 뒷전으로 돌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몇 십억, 몇 백억 달러의 돈을 투자하여 전투기나 군사시설을 만들고 있다.

그렇게 눈 뜨는 것으로 시작하는 나의 아침이 언제나의 아침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나는 늘 그래왔듯이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고, 세수를 하고, 소박한 아침식사를 하면서, 늘 다른 기사가 실려 있는 신문을 읽는다. 성직자가 아침 예배를 빠뜨리지 않는 것처럼 나도 그런 일과를 빼놓지 않는다.

어느 나라 왕자의 약혼발표. 정치가의 오직(汚職)사건, 세계 최고(最古)의 유적에서 발굴된 도자기 파편의 역사적 가치. 주택가에 나타나 인간을 물어버린 곰 이야기. 혼자 살던 노인의 고독한 죽음. 교통사고. 홍수나 산림재해. 그들 큰 표제의 기사와 비교하여 티끌같이 작은 선의(善意). 그 같은 행동들을 반복하는 것에서 보이는 기사에서조차 어제와 똑같지는 않다. 

설령 하나밖에 없는 태양이 하늘에 있어도, 그 태양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삶은 한결같지 않은 것처럼. 사람의 시중을 드는 사람도 있는 반면, 사람들의 시중을 받는 사람도 있다. 폭탄을 떨어뜨리는 사람도 있고, 피폭되는 사람들도 있다. 식량을 약탈당하는 사람도 있으며 식량을 약탈하는 사람도 있다. 방화하는 사람도 있다면 불을 끄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든 우는 사람이 많고, 웃는 사람은 적다. 그러나 누구나 죽지 않는 한 깨달음은 찾아온다. 그리고 세계는 비애에 차있다. 그래도 깨달음을 얻은 이상, 우리는 그 깨달음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제와 비슷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어제와 같은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 세계를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