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노력하려는 마음이 기적도 일으킬 수 있답니다
- 남정순
노력하려는 마음이 기적도 일으킬 수 있답니다
내 라이프스타일의 모델이 된 사람은 없습니다.
작품을 감상하고 존경하는 화가는 많이 있지만,
라이프스타일이 좋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어요.
나는 사회의 통념보다 내 가치관에 따라 사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덕분에 재미있고 충실한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수도도 전기도 없던 집에서 아이들을 키웠지요.
나름대로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젊기도 했고요.
뉴햄프셔의 집에 전기가 들어왔을 때 제일 먼저 산 것은 전기세탁기였지요.
너무 편해진 기분이었답니다.
버몬트로 이사하고 나서 몇 년 동안은 또 다시 수도와 전기가 없는 생활을 해야 했지만,
지금 집은 전기도 들어오고 수도도 나오고 전화도 무선전화기를 쓰고 있어요.
그러나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장작스토브 위에서 요리를 하고, 집에서 만든 초를 등으로 쓰고 있답니다.
옷, 스카프, 에이프런 등의 코디네이션을
칭찬해주는 분도 있지만, 특별히 생각해서 옷을 입는 것은 아니랍니다.
다만 오늘은 이 옷이 입고 싶다면 그 옷을 입을 것일 뿐.
에이프런은 양손으로 쥘 수 없는 과일이나, 달걀, 꽃을 나르는데 사용할 수 있고,
손을 닦거나 손님이 왔을 때 서둘러 조리대 위를 닦는데도 쓸 수 있어 참 좋아요.
이렇게 편리한 것을 사람들은 어째서 사용하지 않는 걸까요?
기도는 하지 않아요.
아이들에게도 기도하라고 가르친 적은 없습니다.
옛날부터“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지요.
노력과 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기적도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답니다.
나는 로맨티스트입니다.
이 성격은 현실적인 나와 모순되는 면도 있지만,
지금까지 이 두 가지 성격이 잘 화합해온 것 같아요.
로맨티스트는 생각이 자유롭고, 무슨 일이든 최대한으로 즐길 수 있어요.
로맨티스트가 되는 일은 인생을 즐기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요.
내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마음의 충만함입니다.
주어진 운명, 자신이 놓인 환경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의 만년을 즐겁게 해준 자식들과 손자들에게는
아무리 감사의 말을 한다고 해도 다 하지 못할 것 같아요.
나는 그 일에 대해 매일 밤 생각합니다.
나는 이제 89세가 되었습니다만
하고 싶은 일, 배우고 싶은 일이 아직 너무 많습니다.
오래 살면서, 살아가는 기쁨을 만끽할 생각입니다.
살아가는 것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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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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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남정순
-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