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지은_맛집 소개]문경새재 두메산골 한식당
• 허지은 2010-11-15

문경새재 두메산골 한식당
“비법양념으로 탄생한 돼지구이에 고향의 맛이 가득한 청국장까지”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고 은행나무 가득한 은행잎도 그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의 끝이다. 날씨가 더 사나워지면 나들이 가는데 제약이 따라오니 괜시리 이맘때면 마음이 급해진다. 백만번을 가봐도 절대비경을 자랑하는 문경새재. 그 안에서 고향의 맛 하나로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있는 ‘문경새재 두메산골’ 한식당을 찾아가 보았다.

이 곳은 식당업으로 수년간 단련이 된 조두희·이남임 부부와 그의 아들 조성현(33)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아들 조수일 뿐 실제적인 경영과 일은 모두 아들이 도맡아 한다.”고 말한다.

찾아간 날은 새재에 손님이 적은 평일 오전. 하지만 두메산골 주인장 부부와 아들은 촬영팀 점심 배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요리는 그야말로 오랜시간 노하우를 쌓아야 하는 분야다. 거기에는 과학도 접목되어 있다.

수년간 식당을 운영하며 전골과 고기요리로 단련된 ‘문경새재두메산골’ 의 요리에는 특별함이 있다. 이집에서 유명한 메뉴는 쇠고기 버섯 전골과 약돌돼지 고추장 석쇠구이. 사과, 배, 양파 등 10여 종의 천연재료에 자체 개발한 양념소스를 배합해 잘 다져진 소스를 2시간 동안 끓여 약돌돼지살에 재웠다가 손님상에 내주는데,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제대로 양념에 절여 숯불에 구워내기 때문에 양념의 맛과 은근히 배인 숯불의 향기가 기가 막히다.

“석쇠구이는 너무 센 불에서 익히면 소스가 졸면서 태우기 때문에 약한 불에서 은근히 익혀야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식당을 운영할 젊은 사장 조성현씨가 귀띔한다. 석쇠구이 정식을 시키면 대여섯가지의 밑반찬이 나오는데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질로 승부하겠다는 ‘경영철학’이 숨어 있어서인지 맛이 정갈하다.

이와 함께 새재를 찾는 관광객들이 손가락을 추켜 올리며 맛있다고 칭찬하는 메뉴는 다름아닌 청국장. 워낙 많은 양을 소비해야 하기에 직접 담그지는 못하지만 깐깐한 주인장의 모친이 지역에서 된장만 만들어내는 농가에 주문생산하여 만든 청국장만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 제대로다. 노랗거나 붉은 빛이 감돌지 않는 소박한 ‘문경새재 두메산골’ 의 청국장을 한 입 넣는 순간 ‘아, 맛이 깊다.’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청국장으로 이름난 음식점들을 가보면 너무 짜거나 조미료 맛이 강해 콩의 담담하고 진중한 맛을 느낄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집의 청국장은 냄새부터 맛까지 어느것 하나 흠잡을데가 없다.

청국장의 뜨거운 국물을 큼지막한 두부덩이와 호박등의 채소와 함께 입에 넣으면 진하고 듬직하다. 보통 청국장을 먹을 때, 청국장을 밥에 비벼먹는 경우가 많은데 문경새재 두메산골의 청국장은 밥에 비비기보다는 청국장 따로, 밥 따로 먹어볼 것을 권한다. 그래야 깊고 담대한 청국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관광지에서 빠지지 않는 해물파전은 ‘묵직하다’. 보는 것만으로 주인장의 인심이 팍팍 느껴진다. 시원한 오미자 막걸리 한잔에 두툼한 두께의 해물파전으로 입 안을 채우면 거기가 바로 무릉도원이다.

다니기 조금은 부담스러운 찬바람만 가득한 겨울이 오기 전에 어디론가 나설 계획이 있는 사람은 문경새재를 찾아보자.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절정을 보여주고 있는 그곳에 들려 맛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한 ‘문경새재 두메산골’ 에 들러 석쇠구이에 청국장으로 배불리고, 오미자 동동주에 파전으로 입가심 하면 올 겨울 월동 준비는 제대로 될 듯 하다.

그리고 한가지 문경새재내 식당 중에서 단층으로 드물게 3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넓은 홀을 확보하고 있어 멀리서 오는 단체손님들에게 안성맞춤일 듯.

글쓴이 : 허지은

1976년 문경에서 태어나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지역의 "새재신문"의 취재기자로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잠깐 외도를 했으나 2008년 지역 주간지 "문경신문"에 입사하여 소소한 일상을 취재하여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