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허지은_맛집 소개]우복동
- 허지은
우복동
문경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동네 “안마”
안마는 모전동에 각종 기관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전만 해도 시가지의 중심이었다. 그 곳에 터줏대감으로 살아온 주인장의 남동생이 다시금 그 시절의 부흥기를 꿈꾸며 지은 ‘또 다시 복이 돌아오는 동네’라는 의미의 <우복동>. ‘안마’ 라는 고유지명을 대신해도 될만큼 훌륭한 이름이다.
극동호텔과 문경시보건소 사잇길로 50여 미터 가량 올라가면 상주, 예천 사람에게도 소문이 나 있는 우복동이 있다.
7 여년전 가정집 한 귀퉁이에 차렸다가 이제는 식당이 주건물이 되고 한옥의 안채가 부속건물이 되어버린 <우복동>은 겨울이면 만두와 칼국수, 여름이면 냉면으로 식사시간이 되면 줄을 서 기다렸다가 먹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고 음식의 원재료 외에는 모두 손으로 만든다는 핸드메이드 100%를 지향하는 주인의 고집이 인스턴트 만두와 냉면, 국수에 길든 사람들의 입맛도 순화시켜 놓았다.
<우복동> 만의 비법을 알고 싶다고 하니 온 가족이 음식을 사랑하고 만들기를 즐긴다는 김명희(50) 사장. 100% 모두 손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보니 주방도 엄격하게 분담이 되어 이있다고.
각종 육수는 주인장 김명희씨가. 면을 뽑고 만두피를 만드는 힘이 들어가는 일은 바깥주인인 이상건(52)씨가, 메인메뉴를 시키면 나오는 김치와 된장 고추지, 도라지 무침 등의 반찬은 어머니 이윤심(76)씨의 솜씨다.
오랜기간 숙련된 손맛이 우복동의 반찬에 고스란히 묻어 난다. 한상 가득한 한정식집의 정찬은 아니더라도 그 못지 않은 맛을 낸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인장의 동생은 김해에서 <우복동> 이라는 똑같은 이름으로 해물칼국수와 만두 전문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온 집안 식구가 면과 만두에는 모두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으로 빚은 만두라 맛도 모양도 담백하다. <우복동>의 만두는 평양식 만두로 평양식은 두부를 기본으로 숙주나물·부추·파·돼지고기를 소로 넣은 것으로 어른 주먹만하게 크다. 만둣국은 양지머리와 사태를 삶아서 그 국물에 만두를 말아낸다.
만두는 겉껍질은 밀가루나 메밀가루로, 속은 야채와 고기, 두부 등으로 만들기 때문에 음식 하나에 탄수화물과 단백질, 섬유질, 비타민 및 무기질 등이 듬뿍 들어가 있는 영양식이다.
해물칼국수 면발로 사용하는 메밀은 혈압과 당뇨를 예방하고 피를 맑게 해 제주도에서는 산모의 몸조리용 특식으로 사용될 만큼 순기능을 가진 식품이라고.
“음식은 맛도 있어야 하지만 드시고 건강해지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재료부터 메뉴까지 어느하나 소홀 할 수 없다는게 저희 음식업을 하는 사람들의 과제이고 고민거리입니다. ”
이런 마음을 가진 주인장인지라 이집의 갈비탕도 맛이 깊다. 진한 국물을 스텐레스나 사기 그릇에 담아내면 금방 식어 버리기 때문에 <우복동>은 냉면은 제외한 다른 모든 음식들은 뚝배기에 담아낸다.
건강을 생각하는 먹거리를 손님에게 제공하는게 일차 목표인 주인장은 뚝배기에 행여나 새재물이 흡수될까 기름기 있는 뚝배기들은 손이 데일만큼 펄펄 끓는 물에 여러번 씻어내어 관리를 한다고 .
음식뿐만 아니라 담아내는 그릇에도 꼼꼼한 철학을 담아내는 주인의 성정이 엿보인다. 황태, 새우 등의 각종 해물로 깊은 맛을 내는 칼국수도 일품 이지만 그 국물에 해물과 만두를 곁들인 ‘해물왕만두 뚝배기’는 전국에서도 <우복동> 에서만 맛볼수 있는 메뉴라고.
진한 해물 육수에 돼지고기 가득한 만두소가 풍미를 더해 육지가 만나는 수평선처럼 차분하고 은은한 맛을 낸다. 국물 자작하고 청양초의 개운한 입맛이 화끈한 경상도의 사나이와 같은 <우복동>의 매운 소갈비찜은 국물없는 조림 비법의 갈비찜보다 특이하고 부드럽다. 고기를 건져먹고 매콤한 국물에 비벼먹는 밥한그릇도 별미중에 별미다.
<우복동> 만의 또하나의 자랑. 경상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바깥주인의 웃음을 잃지 않는 친절한 서빙도 음식의 맛을 더욱 맛있게 하는 없어서는 안될 양념.
입맛이 집나가는 봄날, 복이 다시 돌아오는 동네 <우복동>에서 집나간 입맛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글쓴이 : 허지은
- 1976년 문경에서 태어나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지역의 "새재신문"의 취재기자로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잠깐 외도를 했으나 2008년 지역 주간지 "문경신문"에 입사하여 소소한 일상을 취재하여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