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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시언_박물관 탐방]세계 유교 문화의 숨결을 만나다, 안동 세계유교문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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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박물관 탐방
세계 유교 문화의 숨결을 만나다, 안동 세계유교문화박물관
글, 사진 남시언
안동은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을 비롯하여 한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유교 문화의 중심지였다. 이러한 안동에 자리 잡은 세계유교문화박물관은 세계 4대 유교 문화권의 유교 정신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유교문화의 글로벌 허브 구축을 위한 라키비움 개념의 박물관으로, 라키비움(Larchiveum)은 Library+Archive+Museum의 합성어인데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 기능을 모두 가진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뜻이다. 라키비움의 사례로 안동에 있는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의 라키비움이 있다.
2022년 8월에 개관한 세계유교문화박물관은 다감각, 그리고 다차원적 박물관을 지향하는 곳이다. 동아시아 4개국(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의 유교문화를 비교·전시하고 미래인문가치를 모색한다는 목표와 함께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쉽고 재미있는 전시를 제공하는 곳이다.
2층에는 유교정신관, 1층에는 유교문명관이 있고 지하1층에는 유교미래관으로 구성돼 있다. 더불어 지하2층에는 어린이전시관을 조성하여 어린이들도 유교 덕목에 대해 배우고 자료를 찾아 학습해보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동선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그 이유는 박물관의 입구가 2층에 있어서 2층에서부터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유교문화박물관 관람을 위해서는 먼저 한국문화테마파크 안동국제컨벤션센터 건물 2층으로 올라가야한다.
박물관은 크게 3개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2층의 유교정신관에서는 유교의 가르침과 발전 과정, 사상가들의 정신과 학문적 성과를 살펴본다. 더불어 유교지식 디지털아카이브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유교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1층의 유교문명관에서는 유교의 기본 정신과 교리, 생활양식을 전시하고 있다. 유교의 한 흐름인 성리학을 기본이념으로 건국된 조선왕조를 중심으로 국가 제도와 사회적 규범, 개인의 일상에 영향을 미친 유교문화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조명해본다. 지하 1층에 있는 유교미래관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더 나은 미래의 가치를 위한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2층의 유교정신관에서는 유교정신의 탄생을 살펴볼 수 있고, 아카이브 미디어타워, 주제영상관을 통해 유교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주제영상관의 영상이 상당히 흥미로우니 꼭 관람해보시길 권한다. 또한 시대문제와 경전, 역사적 타임라인을 따라 이동하면서 공자, 맹자, 순자의 글귀나, 유교사상의 흐름들을 아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단순히 관람만 하거나 공부를 해야 한다는 느낌보다 최신식 콘텐츠를 이용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짜놓은 유익한 공간이다.
모든 인간이 서로 존중하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1층 유교문명관에서는 국가의 기틀과 유교지식인들의 삶을 엿보고, ‘더불어 사는 삶’의 기초를 알아본다. 유교지식인들의 자기 수양 방식, 한글과 유교의 상관관계, 문명라인이라고 하는 문명 타임라인도 확인할 수 있다. 동선의 중간쯤에 광명각이라고 이름 붙은 아담한 도서실도 마련돼 있는데, 이곳에서는 인문학과 유교문화를 골자로 한 전문 도서와 교양 도서를 열람할 수 있다. 광명각은 도산서원에 있는 광명실을 모티브로 조성된) 도서 열람 공간으로, 약 4,000권의 도서가 준비되어 있다. 공간 구성이 예쁘고, 조명이 밝은 편이라서 사진 찍기에도 좋은 장소이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유교미래관에서는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하는 유교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체험한다. 복지제도나 환경문제, 생명공동체, 자연, 성 평등, 교육 등 ‘사람다움을 위한 배움을 살펴보는 곳’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공간이었다. 보통의 박물관들이 단순 자료를 통한 학습과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곳에서는 유교문화와 유교정신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문제를 생각해볼 기회를 만나게 된다. 특히 이 공간은 디지털 자료들과 디지털 체험거리들로 꾸려져 부담스럽거나 어렵지 않고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다. 시습당이라는 곳은 다양한 강연이나 대담 행사를 진행하는 포럼형 스튜디오로 오픈된 공간이며 약 5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지하 2층에는 기획전시실이 있으며 특별전시도 종종 열린다.
안동 세계유교문화박물관은 유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꼭 한번 방문해 볼만한 곳이다. 유교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이해하고, 세계 각국의 유교 문화를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역사의 쓸모』(최태성, 2019)라는 책에는 여행과 문화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저자는 책을 통해 사람들이 여행을 떠날 때,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단순히 놀고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테마가 있는 여행’을 하게 된다고 말하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는 여행 스타일이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가 최근에 읽고 있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2013)이라는 책에도 우리가 한국의 전통 문화와 조선시대의 문화 등을 활용하고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은 이제 전 세계가 정보화 사회를 넘어 꿈과 이야기 같은 감성 요소가 중요하게 부각되는 ‘드림 소사이어티’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의 발달로 오늘날 대부분의 상품은 일정 수준을 갖추게 되어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게 되는데, 이때 차별화를 둘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토리’이다. 과거 역사와 문화, 그리고 스토리들이 가득한 곳이 바로 안동의 세계유교문화박물관이다.
<세계유교문화박물관 정보>
주소 : 경북 안동시 도산면 월천길 301 안동국제컨벤션센터 2층
전화번호 : 054-857-9918
관람시간 : 09:00~18:00 (입장마감 오후 5시 30분)
휴관일 : 1월 1일, 설날 당일, 추석 당일
관람료 : 성인(3,000원/안동시민 1,500원), 청소년 및 어린이(2,000원/안동시민 1,000원)
- 글쓴이 : 남시언
- 경북콘텐츠진흥원 차장(일반4급)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소 히트메이커스 대표로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총괄을 맡고 있다. 콘텐츠 제작 및 마케팅 실용서 등 저서 9권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