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蒼穹 ⓒ 혼다 히사시

머리 위에 한 장의 하늘이 있다. 작지만 늘 거기 있다. 해가 비추고 그늘이 지기도 하는 하늘을 태양이 구름이 별이 돈다. 새가 지나간다.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하늘을 올려본다. 그 높이와 넓이와 깊이와 마주한다. 비애나 우수를 가슴 속에 감추고 있을 때에도, 절망으로 의기소침해있을 때에도 하늘을 올려다본다. 기쁨이나 분노를 감추고 있을 때에도 하늘을 올려다본다. 

만약 하늘이 없었더라면, 나는 고뇌에 찬 지상에서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늘은 내게 자유롭게 꿈꿀 수 있게 하며, 끝없는 상상력을 자극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게 하늘은 무엇일까? 샘에서 물을 푸듯이, 하늘에서 퍼 담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아무리 하늘에게 빌어도 지상에 사는 인간에게 아무 것도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래도 인간은 하늘을 쳐다보며 기도한다. 왜 그럴까?

인간의 탄생에 앞서 태초부터 변함없이 존재하는 공허한 확산을 인간은 왜 필요로 하는 걸까? 

하늘은 인간이 말을 획득함과 동시에 잃어버린 근원적인 침묵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며, 지상에서 삶을 영위하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여백이다. 이 얼토당토않은 여백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힘든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어린 시절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를 부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날 풀숲에 숨져있는 새를 발견하고 새도 하늘에서는 죽지 않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새도 나처럼 지상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이상한 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를 하늘에 대한 동경의 상징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새가 지상에 떨어져 죽을 때, 나의 동경도 떨어져 죽는다. 그렇지 않으면 푸른 여백을 향해 상상의 나래를 펼친 꿈꾸는 새를 놓아 보낸다. 몇 번이나 해방시킨다. 

요컨대 내 머리 위에 있는 한 장의 하늘은 작지만 천정에 낸 창과 같다. 

죄수가 독방에 갇혀있을 때, 유일한 의지는 천정의 창으로 보는 하늘이라고 한다. 많은 죄수들은 창으로 겨우 보이는 하늘이 있기에 속죄하고 자유로운 몸이 되고 싶은 희망을 가진다고 한다. 

하늘은 구원이 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하늘을 올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