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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장영_종가이야기]전주류씨 삼산종택 (安東全州柳氏 三山宗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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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이야기
전주류씨 삼산종택
(安東全州柳氏 三山宗宅)
글. 박장영
❙ 종택이 있는 곳
이 종택은 안동시 예안면 기사길 42에 있다. 안동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도산서원 방향으로 8㎞ 정도 가면 와룡면 소재지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예안면 소재지인 정산 방향으로 계속가면 주진교가 나오며, 이 주진교를 지나서 고개를 넘으면 왼쪽에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 앞 삼거리에서 기사교회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400m 정도 가면 종택이 있다. 이 종택은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36호로 지정되어 있다.
❙ 당호의 유래
이 종택은 조선조 영조 때 대사간을 지낸 삼산(三山) 류정원(柳正源) 선생이 태어나고 살던 집으로 선생의 호를 취하여 삼산종택이라고 한다.
이 종택 안대청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산봉우리 셋이 나란히 솟아 있다. 이것을 보고 류정원 선생은 자신의 호를 삼산(三山)으로 했다고 하며, 그 후 선생의 호인 삼산을 마을 지명으로도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독립운동
이 집안에서는 근세에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 무려 13명이나 된다. 그래서 안동 삼산의 류씨들은 독립운동하다 버렸다는 말이 전한다.
그 중에 독립유공자로 포장된 분은 만산 류창식(1858~1912, 의병활동), 동산 류인식(1865~1928, 협동학교 설립, 신민회, 신간회 활동, 민립대학 설립 주도), 그리고 동산의 부친인 서파 류필영(1841~1924, 대표적 한학자, 파리장서 서명, 항일 운동), 단주 류림(1894~1961, 임시정부 국무위원, 아나키스트, 정치가), 류면희(1906~1944, 서울 중앙고보 학생으로 6ㆍ10만세 운동에 가담) 등이다.
삼산종택 평면도
❙ 건축물의 구조와 배치
이 종택은 조선 영조 26년(1750)경에 건립되었다. 정침인 안채·사랑채·대문채·사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연못이 있고, 북쪽에 남향한 사랑채가 높은 기단위에 있으며, 그 좌측에 안채가 있다. 그리고 사랑채 뒤쪽에 사당이 자리 잡고 있다.
정침인 안채는 ㅁ자형으로 65cm 높이의 자연석 기단 위에 앉아있다. 그리고 안마당으로 중문채가 앞쪽에 있고, 이 중문을 들어가서 좌측으로 곳간, 방, 다락이 있는데 자연 경사지를 이용하여 건축물을 지었기 때문에 칸마다 놀이의 차이가 심해 곳간과 방의 높이가 1m 정도 차이가 난다. 안채 대청은 3칸으로 퇴가 붙어있고 바닥은 우물마루이며 천장은 연등천장이다. 대청 상부는 오량가(五樑架)로 판대공(板臺工)을 사용했다. 대청 좌측에 있는 안방은 2칸으로 쌍띠살문이 2개이고 띠살문도 있다. 부엌도 2칸인데 다락이 있고 쌍판문이 2개 있으며 벽은 판벽이다. 안채의 대청은 건물 중앙에 배치된 것이 아니고, 우측으로 편재되어 ㄱ자형을 이룬다.
독립된 사랑채는 정면이 3칸이고 측면이 1칸 반이다. 이 사랑채는 115㎝ 높이로 자연석 기단을 쌓고 그 위에 자연석 주초를 놓은 다음 각주를 세웠다. 좌우와 뒤에도 자연석 기단을 쌓았는데 그 높이는 지형에 따라 뒤로 갈수록 낮아진다. 모두 4칸 반 규모로 뒤쪽의 방이 2칸, 마루가 1칸, 앞쪽의 툇마루가 반 칸이다.
사당은 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사랑채 바로 뒤에 있으나 기단을 높게 쌓아서 이 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대문채
❙ 관련인물
1) 삼산(三山) 류정원(柳正源, 1703~1761)
선생의 호는 삼산이고, 자는 순백(淳白)이며, 본관은 전주이다. 1729년인 영조 5년에 생원시에 합격하고, 1735년인 영조 11년에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성균관 전적을 거쳐 사헌부 지평·홍문관 부교리·수찬 등을 역임하고 1761년 장례원 판결사를 거쳐 대사간에 이르렀다.
제자백가를 두루 섭렵하였고, 천문·지지·음양·복서·주수를 비롯하여 병율·도학에도 정통하였다. 특히 예학에 밝아 역학서인 역해참고(易解參攷)를 지었는데 당시 문학하는 선비로서 비견할 만한 사람이 드물다는 평을 받았다. 영조 때 학자요 명신으로 높은 인격과 경학(經學)으로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도 그 치적이 크게 실려있다. 저서로는 역해참고(17권 10책)와, 삼산문집(8권 4책)이 있다.
사당
2) 호고와(好古窩) 류휘문(柳徽文, 1773~1827)
공의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자는 공회(公晦)이며 호는 호고와(好古窩)이다. 할아버지는 류정원(柳正源), 아버지는 류만휴(柳萬休), 어머니는 의성김씨(義城金氏)로 김현동(金顯東)의 딸이다. 공은 9세에 중부(仲父) 류명휴(柳明休)에게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여 류장원(柳長源), 남한조(南漢朝), 정종로(鄭宗魯)에게 수학하였다. 할아버지 류정원의 유작 『삼산문집(三山文集)』과 『역해참고(易解參攷)』를 교정하였다. 또 스승 류장원의 유작 『상변통고(常變通攷)』를 류건휴(柳健休), 류정문(柳鼎文), 류치명(柳致明) 등 가문을 대표하는 학자들과 함께 10여 년에 걸쳐 교정한 끝에 58세 때 황산사(黃山寺)에서 간행하였다.
경상도관찰사가 학행으로 천거하였고 1830년(순조 30) 암행어사가 재차 천거하여 58세에 후릉참봉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다음해 경상도관찰사가 다시 천거하여 1832년 12월 장릉참봉이 제수되었으나 이미 사망한 뒤였다.
공은 남다른 총명함과 근실한 학문적 태도에다 호학(好學)의 기질로 인해 다방면에 박학하여 통하지 않는 데가 없었으며 방대한 양의 저술을 남겼다. 저술 중 현전하는 것을 중심으로 총괄해 보면, 『호고와집(好古窩集)』 원집은 19권 10책으로 1896년에 간행되었고, 「관복고증(冠服考證)」, 「가례고증(家禮攷證)」, 「계몽고의(啓蒙攷疑)」, 「전의여론」 등을 싣고 있는 별집은 8권 4책으로 1898년에 간행되었다. 또한, 연보 및 부록이 2권 1책으로 1898년에 간행되었다. 『창랑문답(滄浪問答)』을 싣고 있는 외집이 6권 3책으로 1972년에 간행되었고, 원집에서 빠진 시문들을 수집하여 정리한 속집이 6권 3책으로 1985년에 간행되었다. 이 외에 1898년에 간행된 『소학장구(小學章句)』 6권 3책, 『동자문(童子問)』 1권 1책, 간행 연도를 알 수 없는 『염락풍아보유(濂洛風雅補遺)』 7권 2책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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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 전하는 이야기
1) 화산풍우오룡비(花山風雨五龍飛)
영조는 즉위 후 당쟁의 폐단을 타파하기 위해 탕평책(蕩平策)을 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남 남인 인재들을 적극 발굴하는데 이 때 안동 지방에서 다섯 사람이 동시에 영조 11년(1735) 문과에 급제하자 영조는 그들을 가리켜 화산풍우오룡비(花山風雨五龍飛)라고 했다. 연장자 순으로 보면, 제산 김성탁, 양파 류관현, 학음 김경필, 삼산 류정원, 대산 이상정이 그들이다.
영조는 고대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자 크게 기뻐한다. 영조는 이들 중 대표자인 제산을 어전으로 불러 기뻐하며,
“어제의 영남의 추천 받던 사람이
오늘엔 머리위에 어사화 새롭구려
어버이 위하려는 그대에겐 기쁜 일
내게는 문학하는 신하가 생겨서 좋아라.”
라는 시를 짓고 직접 써서 내렸다고 한다.
2) 사도 세자 스승으로 강연
영조께서 “필선 류정원이 학식이 있다고 들었으나 내가 만나 보지 못했다.”라고 하자 좌의정 김상로(金尙魯)가 “판중추부사였던 정우량(鄭羽良)이 이 사람을 대유(大儒)라고 하였습니다.”라고 아뢰었다.
영조께서 즉시 불러 “그대가 옛사람들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들었다. 동궁(東宮)은 지금 한창 배워야 할 때이니 힘써 권강(勸講)하여야 한다.” 하고서 곧 서연(書筵)에서 진강하는 것이 무슨 책이냐고 물었다. 선생은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입니다.”라고 답했다. 영조께서 “이 잠(箴)은 배우는 자의 공부를 위하여 지은 것인데, 인군(人君) 에게도 역시 유용한 점이 있는 것인가?”라고 하자, 선생이 “제왕의 배움이 비록 서인(庶人)들과 다르기는 하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는 한 가지입니다. 문순공(文純公) 이황(李滉)이 이 때문에 『성학십도(聖學十圖)』에 진술하여 임금께 올린 것입니다. 신은, 임금이 국사(國事)를 다스리는 여가에 마음이 쉽게 풀어지게 되므로, 더욱 이 잠을 마음에 간직하여 공부에 힘써야 할 곳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여깁니다.” 하였다. 선생이 물러난 뒤, 영조께서는 입시한 신하들을 돌아보며 “이 사람은 단지 학식이 있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순실(淳實)한 영남(嶺南) 사람이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서연에 입시하여 『논어』의 백공거사장(百工居肆章)을 강하였는데, 선생은 강의가 끝나고 아뢰기를 “배우는 사람이 외물의 유혹에 마음을 빼앗기기 쉬움은 백공(百工)이 다른 일에 마음이 옮겨 가는 것보다 심하고, 인군(人君)이 외물에 마음을 빼앗기기 쉬움은 서인들보다 더 심합니다. 대체로 서인들은 빈한한 데서 생장하므로 외물의 유혹이 오히려 적지만, 인군은 부귀하고 분화(紛華)한 가운데 있으므로 한결같은 마음은 흐릿해집니다. 마음을 홀리는 것이 많아, 성색(聲色)과 사냥으로 홀리기도 하고 여복(輿服)과 궁실(宮室)로 홀리기도 하여, 눈과 귀를 통하여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들이 이루 셀 수가 없습니다. 만약 공부에 맹진(猛進)하여 인욕을 막고 이성을 보존하지 않는다면 이들이 마음의 빈틈을 파고들어 끝내 유혹되어 오만하고 방종하기가 끝이 없게 될 것이니, 뜻이 어떻게 독실해질 것이며 도(道)가 어떻게 지극해지겠습니까. 지금 저하(邸下)께서 모든 정무를 대리하시니, 저하의 생각 하나에 나라의 흥망이 달려 있습니다. 바라옵건대 두려워하여 깊이 살피소서.” 하였다. 이에 사도세자는 “진달한 바가 참으로 절실하다.” 하였다고 한다.
또 『논어』의 사이우즉학장(仕而優則學章)을 강의하고 나서 선생은 “비단 벼슬하는 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임금도 국사를 다스리는 여가에 더욱 학문에 매진해야 합니다.” 라고 하자 사도세자가 “옳은 말이다. 그러나 만약 여가가 없다면 어찌하겠는가?”하자 선생은 “광무황제(光武皇帝)는 몸소 갑옷을 입은 채 동서로 정벌하면서도 무기를 내려놓으면 육경을 강론하셨으며 전쟁을 멈추면 정령(政令)을 강구하셨습니다. 명제(明帝)도 모든 국사를 다스려 살피지 않은 일이 없었지만, 고전을 탐독하고 경학(經學)에 뜻을 두었습니다. 그러니 인군은 뜻이 독실하지 못할까를 염려할 뿐 뜻이 독실하다면 틈이 없어서 학문을 할 수 없는 경우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라고 하였다.
전주류씨 삼산종택 전경
3) 자인 현감 시절 치적
선생은 다산 정약용의 대표적 저술인 목민심서(牧民心書)에 11곳이나 본받아야 할 목민관(牧民官)의 사례로 올라 있다. 선생은 1749년 가을에 자인 현감에 제수되었다. 현감으로 부임한 후에는 농상(農桑)을 권장하고 풍속을 돈후(敦厚)하게 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당시 현에 소가 역병으로 많이 죽자 선생은 나라의 돈으로 백성에게 나누어 주고, 열 집이 소 한 마리씩을 사게 하여 논밭을 일굴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또 고을에 숙질(叔姪) 간에 송사(訟事)를 벌이자 선생은 숙연한 표정으로 “너희도 사람인데 어찌 인륜의 본성이 없겠느냐. 그러나 물욕에 본성이 가려 이 지경이 되었다.”라고 하며, 마당 구석에 있으면서 각자 깊이 반성하라고 하였다. 이렇게 하자 이들은 둘 다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여 머리를 조아리면서 다투던 것을 서로 양보하고 물러갔다고 한다.
선생은 자신에게는 검약했고 백성들에게는 너그럽게 하였다. 고을 전체의 화속(火粟)을 반으로 줄이고, 백성에게 부과되는 여러 가지 물자를 모두 면제하거나 줄여 주었으며 몸소 감영(監營)으로 가서 고을의 어려움을 직접 진달하였다. 이는 대개 본현(本縣)이 일찍이 경주(慶州)에 속하였다가 다시 현이 되면서, 군액(軍額)과 양역(良役) 등 갖가지 명목으로 상공(上供)하는 수량이 예전에 비해 매우 많아져 큰 어려움이 생겼고, 또 고을 백성이 대구(大丘)의 남창(南倉)과 칠곡산성(漆谷山城)에서 환곡(還穀)을 받으니 길이 멀어 운송하기가 매우 괴롭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순찰사가 오래된 제도를 바꾸기 어렵다며 허락하지 않아, 선생은 당신의 거취를 걸고 강하게 논쟁하니, 순찰사가 마침내 임금께 아뢰어 군액을 줄이고, 경주에서 환곡을 받도록 해서 가까운 곳에서 백성들이 받아먹을 수 있게 하였다. 얼마 후 순찰사가 교체되어 돌아가는데, 신구관(新舊官)이 교대할 때는 서피(黍皮) 300장을 바치게 되어 있었다. 선생이 다시 순찰사에게 “서피 300장이면 말 300필을 죽여야 하니, 궁핍한 고을이 감당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라고 하니, 순찰사가 그 수를 줄여서 40장으로 정하였다.
신미년(1751, 영조27) 봄에 휴가를 받아 고향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면서 그대로 벼슬을 그만둘 생각을 하였다. 고을 사람들이 관아의 문을 지키며 사흘 밤낮을 떠나지 않으니, 선생이 권속들을 관아에 남겨놓아 다시 돌아오겠다는 뜻을 보였다. 고향으로 돌아와서 세 번이나 사직서를 올렸지만 순찰사가 허락하지 않고 “민심이 부칠 곳이 없기가 마치 어미를 잃은 듯한데, 사적인 일 때문에 공무(公務)를 폐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다. 어쩔 수 없이 고을로 돌아오니 고을 사람들이 모두 교외로 나와서 환영하였다. 가을에 격서(檄書)를 받들고 동래(東萊)에 가서 왜인들을 접대하였는데, 왜인들이 역관(譯官)에게 물어보고서 말하기를 “이토록 훌륭한 관리가 지방에 있는 것을 보니 당신 나라에 인물이 많은 것을 알겠습니다.”라고 하였다 한다.
사랑채 마루
4) 통천군수 시절 치적
영조31년인 1755년 1월에 통천군수로 부임하여 고을이 구석진 바닷가에 있어 이렇다 할 문교(文敎)가 없었다. 이에 선생은 훈장을 두어 고을의 자제들을 모아 공부시키고, 때때로 관아로 불러 가르치고 인도하였다. 또한 선생은 통천군에 한강(寒岡) 정 선생을 배향한 서원에 달려가서 참배하였다. 그리고 사당 건물을 새로 짓고 원호(院號)와 재실(齋室)의 이름을 직접 써서 걸었으며, 축식(祝式)과 춘추에 제향하는 예절과 삭망에 분향하는 의례를 써서 가르치니, 고을 사람들이 비로소 제사를 받드는 예절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1775년에 큰 흉년이 들었는데, 관동(關東) 지방이 더욱 심하였다. 선생은 형편을 헤아려 1800곡(斛)의 곡식을 마련하여, 군민 중에 성실한 자를 선별하여 그 일을 맡기고, 진휼곡을 나누어 주는 일을 열흘마다 직접 감독하였다. 면(面)마다 각각 깃발을 만들어, 면임(面任)으로 하여금 깃발을 들고 그 면의 기민(飢民)들을 인솔하여 들어오게 하였는데, 진휼곡을 받고 나서는 깃발을 꽂아 놓고 열을 지어 앉게 하였다. 뜰에 아홉 개의 솥을 걸어 놓고 죽을 쑤어 나누어 먹였는데, 먹고 나면 깃발을 앞세워 나가게 하니, 종일토록 떠들거나 대오를 벗어나는 자가 없었다. 암행어사가 미복(微服) 차림으로 와서 살펴보고 “이 한 가지 일만 보아도 이 사람의 능력을 충분히 알 수 있다.”라고 했다고 한다. 어느 날 큰 눈이 와서 길이 막히자, 미곡을 배에 실어 해안을 따라가며 나누어 주도록 명하였다. 때로 자리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는 자가 있으면 예고 없이 방문하여 쌀을 주니, 모두 감격하고 기뻐하였으며 눈물을 흘리는 자도 있었다고 한다.
체화정
❙ 체화정(棣華亭) 현판 글씨
체화정은 1761년에 만포(晩圃) 이민적(李敏迪)이 학문을 닦기 위해 세운 것으로 그의 맏형인 옥봉(玉峰) 이민정(李敏政)과 함께 이곳에 기거하며 형제의 우애를 돈독히 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체화정이라는 당호는 형제간의 화목과 우애를 상징하는 것으로 시경(詩經)에서 인용한 것이다. 또한 순조 때에는 효자로 정려된 눌재(訥齋) 이한오(李漢伍)가 노모를 모시고 효도를 다하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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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화정 현판 |
담락재 현판 |
체화정 현판은 삼산 류정원 선생의 글씨인데 이 정자의 주인인 이민적과 사돈을 맺은 연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8세기 후반 안기역 찰방으로 부임한 김홍도가 ‘담락재’라는 현판 글씨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 현판은 쓴 사람이 명확하고 원본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면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정자의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중층(重層) 팔작지붕집이며 정자 앞에는 넓은 연못이 있고, 삼신선산(三神仙山)을 상징하는 3개의 섬이 있다.
- 글쓴이 : 박장영
- 현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전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콘텐츠연구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