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두_구름에 달 가듯이]춘양장
• 강병철(cultureline@naver.com) 2016-03-28

춘양장

 

강병철

 

 

 

  ▲ 억지춘양장터

 

춘양장과의 인연은 깊은가보다.

예전 외씨버선길책 중 춘양목솔향기길을 답사하며 글을 쓸 때에도 참가를 했었고 지금 춘양장터에선 ‘억지춘양시장’이란 이름 걸고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데 필자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

 

 

  

▲ 터미널 옆 방앗간, 삼동과 임기서 온 할매들

 

 

간만에 찾은 춘양은 겨울 차가운 날씨완 다르게 따사한 기운을 풍기고 있지만 조용한 거리의 느낌만큼이나 음산하고 칙칙함을 보인다. 터미널옆 심수길(73)님의 방앗간은 여전히 분주하다. 이웃 삼동과 임기서 온 할매들은 매운 고춧가루의 냄새도 정겨운지 코를 막아가며 묵묵히 기다린다.

 

 

  

▲  즐비하게 늘어선 방물장수 좌판

 

 

▲ 오줌이 잘 나온다는 무 튀기

 

 

방물장수의 좌판을 지나 춘양장의 입구에 다다르니 구수한 뻥튀기 내음이 필자를 잡는다. 한번 튀기는데 4,000원이나 사람에 따라 받는 폼새가 다르다. 웃음을 보이면 깎아주기도 하니 기분파로 보이는 분이다. 이번에 나온 것은 일반 튀기와는 달라 물어보니 무를 튀긴 것이란다.

 

‘오줌이 잘 나온대나 어쩐대나...’

 

안으로 들어가니 본격적인 장터의 풍광이 보인다. 어물과 각종 산나물을 좌판에 펼쳐 놓고 있다. 전통 방법으로 만든 두부와 콩가루도 보인다. 각설이 주변엔 오전인데도 벌써 빨그래한 얼굴로 마이크를 잡은 장터 터줏대감으로 보이는 아재가 춤을 춘다. 우짜꼬...

 

 

 

 

▲ 솜사탕과 차

 

조금 더 길을 잡으니 한 무리의 어여쁜 각시들이 나그네를 잡는다. 추운데 떡이랑 차를 마시고 가라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춘양교회에서 차 봉사를 나왔단다. 옆에선 양복을 한껏 차려입은 젊은 총각이 솜사탕을 만드는데 서툰 솜씨가 아니다. 교회의 목사님이라는데 솔선수범을 보이나보다. 무료로 나눠 주는 것만 해도 좋아 모두들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 근 50년 동안 자리한 현대 정미소

 

 ▲  춘양인, 홍봉섭 어르신

 

 

장터를 나와 터미널 쪽으로 조금 걷다보니 현대정미소 간판이 보여 들어가 본다. 홍봉섭(86)어르신, 근50년을 이곳에서 살았다 한다. 햇살을 받아 짙은 주름을 보이는 얼굴에선 세월의 질곡을 느낄 수 있었다. 춘양은 억지춘양이 아닌 춘양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

(*) 주: 취재당시는 2016. 2월로 현재는 전시가 열리고 있지 않습니다.

 

 

 

 

 

 

글쓴이 : 강병두

세 차례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사진의 의미와 재현', '수화위진'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작품을 발표하였다. 현재 안동신문 문화학교 사진교실 강사로 활동 중에 있다.

이전글 - 안계장

다음글 - “가난한 이웃을 위한 뉴욕은 없다” 대홍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