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막 오르려고 하는 새벽녘을 차로 달려 본 사람들은 혼자 조용히 여명을 맞이하는 기분을 알 것이다. 청송장을 찾아갈 때의 첫 느낌이 그랬다.

첩첩산골의 장이라서 그런지 산나물이 많았고 오일을 사용하는 톱이나 분무기 등 공구를 고치는 곳이 있는 것이 특이했다. 의성 비안에서 엔진톱 대리점을 운영한다는 박성철대표는 장터 인근에 수리점이 없는 몇 곳을 찾아다닌다고 이야기 한다.

많은 어른들이 몰려 있는 와중에 장비 수리를 맡긴 한 촌노는 답답한지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우에...뭐가 잘못됐는고?’

‘할배요. 장비는 이상 없는데 사용을 잘못해가 안카니껴?’

‘뭐가 잘 못 사용하는데?’

‘처음 시동이 잘 안걸리도 기름은 올라오거든요. 근데 너무 마이 올라 왔뿌면 또 안걸리요. 기름도 자주 안 바까줬고...일단 기름이 안좋으니 바까가 사용하소’

‘가르키 준데로 했는데?’

‘하기는 뭘...이기 미세한데. 허~~이걸 우에 설명하노. 자 가가소 됐어요’

순식간에 벌어진 대화 내용이다. 모여 있던 농부들이 한 마디씩 거든다.

‘집에서 하면 안 되는데 여서는 잘되고...’

‘맞아. 히안해’

‘또 집에서는 되다가 산에 가면 안 되고, 저 카면 짜증 디기 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