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임은혜_연극으로 만나는 세상]제주도 영등할망 축제_ 살아있는 한 희망하라.
- 임은혜(cultureline@naver.com)
제주도 영등할망 축제_ 살아있는 한 희망하라.
글 임 은 혜
제주도의 영등굿은 겨울과 봄의 전환기인 꽃샘추위 때 제주를 찾아오는 바람의 신,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계절제이다. 영등할망이라 부르는 바람의 신이 맵고 무서운 서북계절풍을 몰고 제주섬에 와서 꽃을 피워 봄기운을 돋우면서 제주 사람들의 생활에 변화를 주고 간다. 그렇게 하면 제주 땅에 새봄이 찾아오는데 이러한 현상을 제주 사람들은 “영등할망이 바람을 몰고 찾아와 땅과 바다에 씨를 뿌리고 간다고”고 했다. 영등할망이 들어와 뿌리고 간 신바람을 통해 움츠렸던 겨울은 가고 새날 새봄이 열리는 것이다. 새봄을 맞이하면서 겸허하고도 성스러운 자세로 삶의 자리를 돌아보려 했던 제주도 민중들의 마음이 녹아있는 의례가 영등굿이다. 제주도민들은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기간 (음력 2/1~2/15)동안에는 '영등달'이라고 하여 바다에 어로작업을 나가지도 않고 축제를 벌이고 놀았다고 한다. 모든 일손을 멈추고 심지어 빨래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때 농사를 지으면 흉년이 들고, 빨래를 하거나 장을 담그면 구데기가 생긴다고 믿었다. 이 기간에는 해산물도 잡지 않는데 보말(고동), 소라를 잡아오면 속이 텅텅 비어있어 영등할망이 오면서 다 까먹고 갔다고 전해져오고 있다.
나무닭움직임연구소는 한 달 동안 제주도에 거주하면서 영등할망과 함께 봄을 맞았다. 음력 2월1일부터 보름 동안 영등할망을 맞이하고 보내는 바람의 축제를 만들기 위해, 얼굴 크기가 가로 4미터, 세로 3미터나 되는 거대인형으로 영등할망을 제작하고, 제주도의 춤꾼들과 배우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퍼레이드와 공연을 했다. 영등할망이 들어왔다가 나간다는 여정을 따라 제주도 바닷가 마을들과 오름, 하천과 마을길을 걸었다. 해군기지가 들어서고 있는 강정마을 사람들의 힘겨운 싸움에 힘을 실어주고자 했고, 4.3 평화공원에서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고자 했다. 거대인형을 짊어지고, 깃발을 흔들고, 연물을 울리고, 춤을 추고,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웃으며....
영등할망 거대인형 제작_살아있는 자들의 의무
제주도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에서 영등할망 거대인형을 제작했다. 거대인형을 제작하는 일은 언제나 고되고 지난한 작업이다. 제주 탐라 미술인 동호회 화가 네 명이 함께 했는데, 이 작업을 처음 해보는지라 힘겨워했다. 워낙 큰 인형이라서 풀칠하고 종이 붙이는 단순 반복의 작업을 하루 8시간 가까이 되는 육체노동으로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할망의 얼굴은 전수관 안으로 들어가기엔 너무나 커서 전수관 앞마당, 사람들이 오가는 길가에서 작업을 했다. 전수관 뒷산 사라봉으로 산책을 오가는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묻는다. 무얼 만드냐고, 왜 만드냐고, 축제는 언제 하냐고..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영등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제주도엔 워낙 신화가 많은 지라 설문대 할망 이야기, 자청비 이야기 등이 뒤섞여 있다. 어떤 분은 매일 같은 시간에 산을 오르내리면서 인형의 뼈대 작업부터 완성까지 지켜보았고, 얼굴이 완성되던 마지막 날엔 동료들을 데려와서 작업과정을 설명해주기까지 했다.
▲거리에서 영등할망 거대인형을 제작하는 모습
영등할망의 얼굴을 디자인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얼굴들은 세월호 아이들이었다. 지난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오던 길에 사라져버린 아이들.. 그 아이들의 얼굴을 기억하며, 2015년 바람 할머니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 유가족들이 준비되지 못했다고 하여 아이들의 얼굴 사진을 사용할 수 없었다. 세월호 아이들의 영정 대신 제주 4.3으로 돌아가신 분들, 정신대 할머니들, 민주 열사, 노동 열사들, 해방 이후 이 땅의 아픔을 품고 돌아가신 분들의 영정을 영등할망 얼굴에 붙였다. 마치, 바람에 날아온 종이들이 바람 할망의 얼굴에 달라붙은 듯 보이는 형상이다.
역사 속에서 산화해 가신 분들의 영정을 붙이면서 ‘환멸의 역사’라는 말이 떠올랐다. 제주 4.3, 광주 5.18, 끊임없는 노동자들의 분신과 저항, 4.16 꽃다운 청년들의 참사.... 하나하나 따져보면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진 게 없다. ‘용서와 화해’라는 모호한 미사여구로 진실은 묻어지고 역사적 사건들은 망각되어 간다. 세월호 참사 1년이 넘었는데도 또다시, 진상규명을 원하지 않는 환멸의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는 듯 하다.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이 땅엔 희망이란 게 없다고 생각했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희망은 환멸을 동반한다고 한다. 그 환멸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한다. 2015년 봄이 오는 길목에서, 영등할망은 이 환멸의 시대에 어떻게 희망할 것인가를 묻는다. 희망하기를 멈춘다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 한다. 가장 희망하기 힘든 시기에 희망하기를 멈추지 않는 가장 힘든 일을 해야 한다고, 인간이기 위해서 말이다. 하여, 희망은 살아있는 자들이 짊어지어야할 의무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작업이 제주 영등할망 축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 완전성을 획득하는 과정으로써 거대 인형을 만들었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며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신성한 장소로 변형시켜내는 환경연극을 창조하면서, 보름간의 영등할망 축제를 만들어냈다.
신맞이_ 마을 사람들과 함께
바람의 신, 영등할망은 사지가 찢겨져 바다에 던져진 존재의 이야기이다. 영등 대왕(황영등)이 용왕국에 있을 때 한 어선이 외눈배기섬으로 표류해 가는 것을 보고 바위 밑에 숨겼다가, 외눈배기 괴물의 눈을 피해 관음보살을 외며 가라고 가르쳐 살려 보냈다. 어부들은 제주 항구에 가까워지자 염불을 그쳤는데, 그때 다시 폭풍이 일어 외눈배기섬으로 되돌려 버렸다. 영등 대왕이 훈계한 뒤 다시 살려 보내자 외눈배기 괴물이 영등 대왕을 세 토막으로 잘라 죽였다. 대왕의 머리는 소섬에, 사지는 한림읍 한수리에, 몸체는 성산읍 성산리에 각각 떠올랐다 전한다.
영등할망 축제의 시나리오는 영등신의 찢겨진 시신을 수습하는 행위로 시작되었다. 바닷가 마을 사람들과 시나리오를 공유했다. 이장님과 마을 어르신들이 할망의 머리와 손을 건져낼 장소를 정해주었고, 어떻게 건져서 마을까지 퍼레이드를 할 것이며,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신맞이 공연을 할 것인지 여러 차례 논의하고 준비했다. 마을에서 할머니들은 영등신이 자신들의 마을에 들어온다는 자부심으로 신맞이를 준비했다. 물고기 등을 만들고, 영등할망을 맞이하는 춤을 만들어 퍼레이드를 하고, 공연을 했다.
▲ 영등할망의 얼굴을 바다에서 건져내어 마을로 모시고 들어오는 장면
바닷가에 떠오른 할망의 얼굴을 배에 실어온다. 방사탑에 걸쳐있는 손을, 뗏목에 실려 온 또 하나의 손을 해녀들이 건져온다. 할망의 얼굴과 두 손은 남루함을 넘어서 참혹하다. 전쟁으로, 폭력으로, 방사능 오염으로 찢겨지고 더럽혀진 할망, 신은 그렇게 인간의 탐욕과 죄를 짊어지고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 영등할망의 손을 맞이하는 마을 사람들의 퍼레이드와 신맞이 공연
부활_사흘간의 생명복원과정
연출은 찢겨진 할망의 머리와 두 손을 수습하고 복원할 신성한 장소로서, 아부오름을 발견했다. 아부오름은 겉으로 보기엔 나지막한 뒷동산에 불과해 보이지만 자신의 실제 높이보다 27m나 깊은 화구를 갖고 있어 '속이 깊은' 오름이기도 하다. 나무들로 둘러싸인 깊은 분화구는 어머니의 품 속 같기도 하고, 자궁 같기도 하다. 이 아늑하고 고적한 곳에 영등할망의 머리와 두 손을 짊어지고 왔다. 아픈 기억과 상처로 범벅이 된 할망의 얼굴과 두 손을 이곳 아부오름에서 수정 작업을 하는 것이 곧 영등할망의 부활과정이다.
나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던졌던 질문을 되새겨본다.
영등할망은 누구인가.. 무엇을 상징하는가.. 영등할망이 해체되어 있는 상황이 곧 절망의 상황이다. 영등할망의 찢겨진 사지가 합체되지 않는 한 절망, 혼돈, 무기력은 해결되지 않는다. 할미의 잘려진 몸이 합체되어가는 과정이 희망을 일궈가는 과정이다. 할미는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다. 씨앗을 움켜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 때가 아닐 뿐..
할망의 얼굴과 두 손을 겨우겨우 아부오름으로 모셔왔다. 영등할망 인형 제작팀은 할망의 얼굴에 붙은 아픔의 얼굴들을 하얗게 덮는다. 왼 손에 박힌 미사일과 전쟁 무기들을 뽑아내고, 구멍난 손을 치료하고, 찢겨진 오른손을 꿰맨다. 찢겨지고 너덜너덜해진 옷을 벗기고 새 옷으로 갈아입힌다. 할망의 사지를 꿰매어 붙인 후, 할망의 몸을 일으킨다.
흰사슴들이 물을 떠와서 할망의 입에 대준다. 이 물은 스탭 중 한 분이 새벽 일찍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가서 직접 떠온 물이다. 오염되지 않은 장소에서 성스러운 행위로서의 공연을 추구했던 연출은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은 고단한 과정을 선택했다. 온몸을 밑바닥까지 밀고나가 자아를 해체해야만 우리는 영등할망 신화가 지닌 인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일까...
▲ 제주 아부오름에서 영등할망의 부활을 기원하는 공연
영등할망은 사슴이 가져온 물을 마시자, 기운을 얻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핀다. 하얀 황새들이 날아와 할망의 두 팔 주변으로 날아다닌다. 할망이 팔을 움직이면서 새들과 조금씩 노닌다. 땅 속 지킴이 지네가 달려와서 할망의 몸 주변을 돌고, 할망의 치마 속을 들락거린다. 할망이 기운을 얻고 조금씩 걷기 시작한다. 나비들과 도롱뇽, 수달, 꽃의 정령 등... 대자연이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할망의 부활을 맞이한다.
마을의 어른들과 아이들은 시루떡을 하늘 높이 던졌다 받고, 서로에게 던져 주고받기 놀이를 하면서 나까시리놀림을 한다. 나까시리는 칠머리당영등굿에 나오는 굿놀이로 특별히 만든 시루떡을 높이 던졌다 받아내는 묘기를 보인 다음 신에게 바치는 과정이다. 우리는 이것을 대동 떡춤 놀이로 변형하여, 할망의 부활을 환호하는 대동춤으로 만들었다.
▲영등할망의 부활을 축하하는 나까시리 놀림, 대동 떡춤
기억의 장소, 어루만짐
할망이 부활하여 처음으로 간 곳은 전쟁과 학살로, 희생된 이들의 묘지다. 제주 4.3 희생 영령들이 있는 곳, 그 중에서도 행불인 묘역에 왔다. 행방불명되어 시신을 찾지도 못한 사람들의 빈 묘비...
찢겨진 사지가 합체되고 다시 살아난 영등할망은 제일 먼저, 제주의 아픔이 있는 곳으로 먼저 가서 함께 울고 슬픈 기억을 어루만졌다. 보슬비가 내려 할망이 날아오를 길을 씻어주고, 묘비들을 적셔주었다.
할망이 묘비 위로 날아오른다. 총소리가 들려오고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전쟁터의 소리들이다. 할망의 품에서 하얀 영혼들이 일어선다. 할망은 두 손으로 영혼들을 쓰다듬고, 품어준다. 할망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와 영혼들을 적신다. 영혼들이 할망의 눈물을 자신들의 얼굴에 비빈다. 황새가 날아와 춤을 춘다. 무용수들이 넋을 달래는 추모의 춤을 춘다.
씨드림 (5일간)
▲마을 주민들이 신맞이 춤을 추고 영등할망의 씨점을 받는다.
이제, 영등할망은 제주도 곳곳을 다니며 땅과 바다에 생명의 씨를 뿌려준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을로 들어올 영등할망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마을 회관까지 퍼레이드를 하고, 마을에서 준비한 공연을 한다. 영등할망은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며 씨점을 상징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씨를 받은 사람들이 씨앗을 열자 희망의 메시지가 나온다. 다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크게 외치면서 춤을 춘다.
영등할망은 말해준다. 아무리 혹독한 시련이 닥쳐오더라도 살아있는 한,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불완전한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완성할 때까지, 존재의 완성을 갈구하며 그것을 향해 끊임없이 실천해야한다고. 그 완성을 향한 구체적인 실천- 생명력의 지속, 씨를 뿌리고 가꾸고 거두는 지속적인 행위 속에서 희망은 존재한다고.
우도에서의 송별
우도는 제주도 동쪽 끝,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약 3.8km 지점인 섬 속의 섬이며, 지형이 소가 누워 머리를 든 형상을 보인다고 하여 우도牛島라고 불린다. 제주도민들은 이월 초에 들어온 영등할망이 이곳 우도에서 떠나간다고 생각하였다.
우도에서는 지난 보름 동안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이 영등할망 이야기를 그림자극으로 만들었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영등 아씨와 뱃사람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영등할망이 외눈박이 섬에 재물로 바쳐져 외눈박이들을 보살피며 살다가 외눈박이들의 먹이로 잡혀온 뱃사람들을 구해준 벌로 죽어야만 했던 영등할망의 내력을 완성도 있는 그림자극으로 보여주었다.
▲제주 우도아이들이 영등할망 이야기를 그림자극으로 풀어낸 공연
그림자극의 발생은 죽음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림자극은 제의적이고, 신비적이며 마술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2월 초하루, 어둠이 달을 삼켜버린 삭(朔), 이 시기는 신화적 시간으로 볼 때 빛이 죽은 시간이다. 영등할망은 이 죽음의 시간을 조금씩 밀어내면서 보름 동안 어둠의 장막을 걷어낸다고 볼 수 있으리라. 마침내 2월 15일, 생명력이 가장 왕성한 시간으로서의 만월, 영등할망은 제주 땅과 바다에 씨앗을 뿌려주고,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을 불어넣고 떠나는 것이다.
▲우도에서 보름달과 함께 한 마지막 퍼레이드
우도에서의 송별 축제는 이틀 동안 진행되었다. 우리는 하늘에 떠오른 보름달을 보면서 마지막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풀을 뜯고 있던 소들이 일제히 동그랗게 눈을 뜨고 퍼레이드 행렬을 바라보던 그 경이로운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영등할망 송별제의로 치러진 결혼식 장면
영등할망축제의 마지막 공연은 ‘결혼식’으로 마무리 되었다. 결혼이란, 성숙한 영혼들의 완성을 향한 신성한 결합이다. 우리네 전통혼례가 달의 기운을 많이 받아야 다산을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저녁에 이루어지듯이, 영등축제에서의 결혼식 공연 또한 생명력이 왕성하게 들어찬 보름달 아래에서 치러졌다. 떠남을 앞두고 있는 영등할망의 기운을 가득 담아내면서 우리는 성숙한 존재로서, 살아있는 자로서 희망을 기꺼이 짊어지겠노라고 서약을 한다. 우리는 피로연을 열고 다 같이 합한주를 만들어 마시고 춤을 추었다. 여성들은 연지곤지를 찍고, 남성들은 사모관대를 쓰고 사랑에 빠진 청춘이 되어.
보름간의 여정을 마친 영등할망은 제주섬을 떠났고, 바람의 신 영등할망 축제도 막을 내렸다. 보름동안 영등할망과 함께 제주도 곳곳을 다닌 공연 참가자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보통 생각해온 연극 작업과는 다른 종류의 활동,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정신적으로도 혼란스러웠던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찢겨지고 상처난 영등할망의 사지를 모셔와 꿰매고, 영등할망의 부활을 정성껏 준비한 이들은 자신의 영혼이 신과의 만남을 통해 각성되는 과정을 경험했을 것이다. 연극적 환경들에서 신성성을 느낄 수 있었고, 하나의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고사를 지내며 겸허하게 스스로를 정화하고자 했던 보름간의 과정, 우리는 영적인 성숙을 선물로 얻었다.
- 글쓴이 : 임은혜
- 극작가, '나무닭움직임연구소'는 청송군 청송읍 송생리에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