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강병두_구름에 달 가듯이]풍산장
- 강병두(plmnb12@hanmail.net)
‘뻥이요! 뻥’
오늘도 여전히 막걸리 한 잔에 흥이 넘쳐나는 뻥할배가 찾아왔다.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는 탓에 장날이면 언제나 이곳은 사랑방이자 놀이터로 변한다. 막걸리 한 두병 혹은 소주 한 병만 들고 오면 안주는 언제나 갓 튀겨낸 뻥튀기! 따끈할 때 먹으면 그 맛이 더 좋다고 하며 한웅큼씩 손에 쥐어주니 모두가 어린아이가 된다.
이러한 고수도 가끔은 손님들로부터 핀잔을 받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술 탓에 시간조절을 잘못해 튀기를 태울 때가 있으니 어쩌랴! 고양이 앞의 쥐 마냥, 시골아낙의 날선 눈길을 ‘찌직’하며 받아들일 수밖엔 없다.
장터마다 돌아다니며 생선을 판다는 이씨는 손님들의 꼼꼼함을 구렁이 담 넘어가는 화술로 두리뭉실 풀어낸다. 전역을 한지가 오랜 시간이 흘렀건만 여전히 온몸엔 군기가 가득한 민물고기터 사장님은 싹싹한 응대완 다르게 손님들에게 윽박지르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손들도 기분 나쁘진 않은가 보다.
이렇게 저렇게 오늘도 사라져가는 오일장을 지키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때 그대로 인 것이다.
※ 아래 그림을 마우스로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풍산장터 대문의 전경
생선판매 구루마에서 본 풍경이다.
자세히 보려는 할매와 빨리 비닐에 담으려는 쥔장의 행동이 비교된다.
‘뻥이요 뻥’튀기 마당엔 언제나 손으로 가득하다.
튀기를 부탁하는 손님, 그리고 튀기완 상관없이 막걸리나 소주를 한 잔하려는 손님들.
뻥할배의 눈에 취기가 가득하다. 이름을 물어도 언제나 딴소리만 하시니 원...
‘뻥이요! 뻥’ 예전엔 타인에 대한 배려이자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외쳤던 소리였으나
요즘엔 소리 없이 조용히 터트린다.
뻥 튀기 자리에 모여 구경꾼들, 막걸리잔 잡는 폼이 예사 손님은 아닌가보다.
웃고 떠들고 즐기다 가면 그 뿐인 소시민들...
장터상인회 총무일을 한다는 막횟집 사장님은 아무리 기다려도 시간이 안나나 보다.
겨우 창 넘어 회를 써는 모습만 비출 뿐이네!
국방부 공무원에서 민물고기 사장으로 변신한 전김석진중령님!
고기들은 군기가 바짝 잡혀 도망도 안가나 보다.
민물고기와 바다고기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다른 조합인 사장들은 장이 파하기도 전에
벌써 모여 술이 거나하게 돈다.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흥이 없는 시골 오일장을 지키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 글쓴이 : 강병두
- 세 차례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사진의 의미와 재현', '수화위진'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작품을 발표하였다. 현재 안동신문 문화학교 사진교실 강사로 활동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