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아이들에겐 각자 적절한 일을
- 남정순
아이들에겐 각자 적절한 일을
네 아이는 모두 병원에서 낳았습니다.
위의 두 아이를 출산할 때에는, 친정어머니가 도와주러 오셨습니다.
아이가 병에 걸렸을 때에는,
대개 근처에 단골의사가 있어 왕진을 와주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를 집에 두고 병원에 가야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숲과 들판으로 둘러싸인 환경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연히 자연이나 동물과 친숙하게 자라났지요.
아이들에게 스케치북, 연필, 크레용을 사주고,
그림을 원하는 만큼 그리게 했습니다.
도시락을 가지고 모두 함께 스케치 나갈 때도,
가끔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주 집안일을 돕게 했습니다.
그릇을 씻거나, 밭일을 하고, 가축이나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달걀을 모으는 일,
장작을 줍고, 자기 방을 정리하는 일 따위를 말이지요.
아이들이 의무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책임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연중행사나 전통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새해를 맞는 축하행사, 밸런타인데이, 조지 워싱턴의 날,
추수감사절, 5월의 꽃 축제, 성 요하네스 축일의 전야제, 독립기념일,
할로윈, 감사제 등...
갑자기 생각나서 한 일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는 것이 즐겁지 않습니까?
생활에 변화가 생깁니다.
오후에 차를 마신다는 것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의, 우리 집안에 정해진 일이었습니다.
대개 케이크나 쿠키, 비스킷, 브라우니 등을 만들어서 내어놓곤 했습니다.
아이들도 이 시간이 즐거웠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나이차이가 있고, 남녀의 차이도 있으며,
개인이 가진의 흥미도 다르기 때문에,
아무거나 똑같이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러나 똑같이 애정을 쏟고,
각자 아이들에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
아이들도 그것을 느낄 수 있어요.
아이들에 대한 기대는 어느 부모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 기대에 부응해줄 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나는 기대한 것처럼 되지 않았을 때,
어깨를 움츠리고, "뭐, 괜찮아, 나는 나니까,
그때 가능한 일을 다 했으니까"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넘겨버렸습니다.
나는 아이들이 각자의 길을 찾고,
좋은 사람과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면 된다고
막연히 생각해왔습니다만,
그 이상으로, 어떻게 되면 좋겠다는 이상 따위는 없었습니다.
뭔가 하고 싶다고 말할 때는, 물론 격려해주었습니다만.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집을 나오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이들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도 있겠지요.
다만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직장을 얻어 자립하게 하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스스로 하지 못했던 일을,
아이들에게 시키고 싶다는 기분은 이해하지만,
그 결과로 아이들을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유감입니다.
아이들은 구김살 없이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그 동안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며, 꿈꾸고, 결단하며, 실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버몬트에 이사하고 나서는
손자들에게 내가 어린시절에 했던 일,
내 아이들과 함께 했던 일을 해주었습니다.
요리, 크리스마스 장식,
인형놀이나 인형 옷 만들기, 꼭두각시 인형 등입니다.
장남 세스에게, 꼭두각시 인형극장을 만들도록 해서
이웃사람들을 불러 공연을 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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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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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남정순
-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