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안경애_영주 문화산책, 지역의 역사인물]한복디자이너 권해숙
- 안경애
우리 전통한복으로 터키를 사로잡다
이스탄불에서 우리 전통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온
한복디자이너 권해숙
▲ 한복디자이너 권해숙
영주소백쇼핑몰에서 ‘권해숙 한복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복 디자이너 권해숙씨는 지난해 열린 이스탄불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한복입기 체험을 통해 터키현지인들 뿐 아니라 터키 이스탄불 관광을 온 세계관광객들에게 우리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왔다.
“너무 호응이 좋아서 저도 놀랐어요. 오전10시부터 밤10시까지 한복입기체험을 했는데 숙소인 호텔에서 자고 오전9시에 나오면 벌써 저만치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전날 헤어샵에서 한복에 어울리는 머리를 하고 왔다는 부녀가 기억에 남네요. 어린 딸은 당의 속에 손을 넣고 있어 깜짝 놀라 물어보니 드라마 ‘대장금’에서 봤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우리의 아름다운 한복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창 바쁜 혼수철임에도 불구하고 보름동안 한복연구실 문을 닫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이스탄불에서 한복입기 체험을 위해 그 동안 고이 간직해온 왕의 옷인 곤룡포, 관복인 단령, 선비복인 도포, 갓, 사또복, 여자 혼례복인 원삼, 당의, 한복, 기녀복, 어린이 당의, 도령복 등 30여벌을 가지고 갔다.
한복입기 체험에는 우리나라 유학생들과 한국어를 전공하는 터키 젊은이가 한복을 입고 현지 가이드를 맡아 체험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한복입기 체험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던지 터키 언론에서도 앞 다투어 취재를 했으며 많은 이들의 체험 덕(?)에 한복이 헤져, 가지고 간 실과 바늘로 수선을 해가며 행사를 진행했다.
어릴적부터 손재주가 있다는 말을 들어온 그녀는 성인이 된 후 한복을 짓던 중 중요무형문화재 11호 침선장 박광훈 선생의 제자로 기술을 전수받고, 한국궁중복식연구원에서 전통복식 고급과정과 궁중복식 창작디자인과정을 수료하는 등 우리한복 연구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또, 2006년에는 한국천연염색교육원 전문가 과정도 수료했다.
2005년 선비촌에서 ‘땀과 땀(Stich & Swent)전으로 첫 전통복식전을 가진 그녀는 이후 오키나와에서 열린 ‘조선. 류큐왕조 궁중복식 교류전’에 참가했다. 특히, 2008년부터 매년 새로운 주제로 영주선비문화축제에서 한복패션쇼를 개최하는가 하면 ‘서울 노원구 초청디자이너 패션쇼’, ‘2011 강남패션페스티벌’ 등에 참가하는 등 국`내외에서 전시와 패션쇼를 통해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영주선비문화축제에서 패션쇼를 해왔는데 주세붕, 안향, 정도전 등 우리지역 역사적 인물의 초상화속 의상을 재현한 ‘전통의 재발견’도 기억에 남는 패션쇼였고 2012년 패션쇼가 특히, 의미가 있는데 영주의 특산품중 하나가 인견이잖아요. 패션쇼 한복 대부분이 인견이었어요.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선 모델들도 또 쇼를 본 관객들도 인견한복이라니까 다들 놀라더라구요.”
어느덧 한복짓기로 35년의 적지 않은 세월을 보냈다는 그녀는 "고향친구 약혼 한복을 만든 게 엊그제 같은데 몇 해 전에는 그 친구가 딸이 결혼한다며 사위와 함께 와서 한복을 맞췄고 며칠 전에는 친구가 손자돌이라고 한복을 사갔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진다."고 말하며 마름질 해놓은 고운빛깔의 저고리를 집어 든다.
사단법인 한국궁중복식연구원 영주지회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지난 2011년부터 작은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영주시인재육성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2012, 2013년)하고 올해는 서울대에 합격한 박모군이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입학금이 부족해 등록을 못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선뜻 장학금 100만원을 전했다.
‘한복을 지으면서 우리 것에 대한 아름다움과 조상님들의 지혜를 배운다’는 그녀는 얼굴만큼이나 마음씨도 곱다.
필자 소개 : 전 영주시민신문 문화부기자, 현 계간 영주문화 편집위원
- 글쓴이 : 안경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