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오공환_지역마케팅이 지역을 살린다]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
- 오공환
하나의 주제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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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 프롤로그-연재를 시작하며 |
“현대 도시에 있어서 성장은 도시가 살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며 이것은 다시 도시민에게 그 도시에 머물게 하느냐, 아니면 경제성이 있는 다른 도시로 이동하게 하느냐의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도시민이 없는 도시는 위축돼 경제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과거 중앙정부 중심의 획일화된 개발전략의 답습에서 탈피해 타 도시와 차별화하고 지방의 경제구조조정 그리고 정체성을 살린 도시발전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한때 탄광도시로 쇠락을 길을 걷던 영월군과 스위스의 인구 6만의 작은 도시 루체른은 지역의 정체성을 살려 제대로 된 문화시설 하나로 도시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곳이다.”
인구 4만의 폐광도시 벗고 10년 미래설계
관광객 100만 시대 열어
3. 하나의 주제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
(1) 박물관도시 영월군
▲ 폐광 이후 인구 12만명 감소
강원도 영월군은 한때 석탄 산업을 빼놓고는 지역경제를 생각할 수 없었던 탄광지역이다. 이 때문에 1980년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폐광지역으로 전락했고 16만 명에 달했던 인구도 4만 명으로 줄어드는 등 지역경제는 붕괴되다시피 했다.
영월은 면적의 88%가 산악지형이고 동강과 서강, 탄천강, 주천강, 남한강 등 5개의 강이 흐르고 있다. 하천 수계가 315㎞나 된다.
또 고씨동굴 등 동굴 300여개와 방랑시인 ‘김삿갓’의 발자취가 묻어 있는 김삿갓 묘, 강원도내에서는 유일한 조선왕릉인 장릉(단종역사유적)이 위치해 있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달리 생각하면 산과 물 밖에 가진 게 없는 곳이다.
이 때문에 폐광 이후 영월은 동강을 활용한 래프팅과 단종 왕릉 등이 대표 관광자원이었다. 그러나 래프팅과 단종 왕릉 등의 관광자원은 일부 레저 애호가나 한번 둘러보고 지나가는 관광에 머물렀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지자체는 그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 자원인 동강이나 단종왕릉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개발이 이루어 지는 공무원적 발상에 머물렀겠지만 영월은 ‘단종도 동강도 버려라’라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해 현재‘지붕 없는 박물관 창조도시’를 실현하고 있다.
▲ 창조적 박물관 도시...박물관 20개
▲ 사진박물관에서 세계적인 사진작가의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현재 영월군에 소재한 박물관은 20개소에 이른다.(표 참조) 이들 박물관을 살펴보면 조선민화박물관ㆍ동강사진박물관ㆍ아프리카미술박물관 등 미술관련 박물관이 7곳, 단종역사관ㆍ김삿갓 문학관 등 문화관련 4곳, 곤충박물관ㆍ별마로 천문대 등 자연사 관련 5곳, 그밖에 도자미술관ㆍ세계민속악기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이 즐비하다.
95년부터 시작된 영월군의 박물관 사업은 지난 2005년부터 신 활력 사업으로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2007년부터는 박물관고을 기반 조성에 시기를 정해 전체적인 틀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다.
이형수 영월군청 문화관광과장은 “영월군은 21세기가 문화를 강조하는 시기라는 점과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시기라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문화의 보고, 콘텐츠의 보고가 박물관이라는 인식하에 영월군이 가진 지역성과 정체성을 개발, 육성하는 박물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월은 박물관이라는 3차 산업을 육성해 지역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 좋은 사례로 꼽힌다.
영월군이 ‘박물관 고을’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먼저 바꾼 것은 공공 주차장의 요금을 무료화한 것이다. 실제 영월지역 어느 박물관·관광지를 가더라도 주차료를 받는 곳은 없다. 대신 관람료를 소폭 인상했다. 또 박물관 인접 관광지와 묶어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원스톱 박물관 투어시스템을 도입, 3개 이상 통합 발권시 관람료를 50% 할인해주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오히려 이득이다. 각 박물관과 관광지 입장료는 소액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영월군은 카드 수수료로 별도 예산을 책정해 집행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박물관 관람객들이 영월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주변상가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초 박물관 정책은 관(官)이 주도해 끌고 나갔지만 현재 추진체계는 관이 아닌 주민과 학계다.
석탄산업 붕괴 이후 침체 일로였던 지역경제는 박물관 고을 사업을 통해 회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엔 석탄 등 1차 산업 위주였지만 지금은 3차 산업 종사자가 50%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구조가 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 별마로 천문대 야경
▲ 박물관-다하누촌 연계 캐쉬백 도입
‘박물관 고을’ 사업은 지역민 소득 창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 예가 ‘박물관&다하누촌 캐쉬백(Cash-Back)’ 사업이다. 다하누촌은 영월지역 영농한우법인의 브랜드명이다. 공·사립 박물관 20개소와 다하누촌 간에 업무협약을 체결, 홍보와 캐쉬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2만원 짜리 박물관 관람 영수증을 갖고 가면 2만원 어치의 한우를 준다. 영월 내에만 다하누촌 한우 판매처가 3곳, 구워먹는 곳이 60곳이다. 반대로 한우 구입 영수증을 갖고 박물관에 가면 30% 가량 싸게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다.
다하누촌의 연간 판매량은 300억원. 다하누촌의 한우 판매량 중 여름 성수기에는 12% 정도가 캐쉬백으로 나가고 있다는 게 영월군의 자체 분석이다. 캐쉬백 공급량은 연간 4.5%나 된다.
당장 밑지는 장사로 보이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관광객들의 영월 체류 시간이 증가하고 그만큼 돈을 더 쓰게 된다는 게 영월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 한국의 리버풀 멀리 있지 않다
영월의 변신은 아직 진행형이다. 우선 지역특성화 발전기반을 창출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박물관고을의 내적 역량 강화로 사업완성도가 높아지고 있고 특성화된 박물관도 늘었다.
사회·문화적으로도 세계화·국제화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산업간 협력사업 활성화,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 다각화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경제적으로는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비스업체도 6.8% 늘었다. 박물관과 3개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만 지난해 110만명(입장권 발행 기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8월 110만명을 돌파했고 연말 150만명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영월군의 물량 공세가 정답인지는 단언하기 힘들다. 20여개의 박물관 건립에 250억원이 투입됐다. 허나 그만큼의 자체 수익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실제 사진박물관의 경우 연간 5억원의 유지비가 필요한 반면, 수익은 5천만원에 그치고 있다.
군은 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을 통한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단순 계산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어찌 됐건 영월군의 최종 목표는 ‘박물관 창조도시’다. 한국의 리버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한국의 리버풀을 만들어보자는 심정으로 박물관 고을을 만들겠다. 우리의 목표는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Only One)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 20년 뒤 영월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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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자원 중심 개발은 한계 분명”
“전세계에 유일한 박물관 창조도시 영월을 완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형수 영월군 문화관광과장은 ‘박물관 고을’ 브리핑 내내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정책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과장은 “호주에 가면 오페라하우스와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이 있다. 오페라하우스 나이트 프로그램(식사+야경+오페라 관람)은 4인 기준 1천200달러, 블루마운틴 관광은 300달러다.”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라도 이게 한계다. 박물관 고을 시작할 때 동강을 버리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는 영국 죄수에서 시작된 나라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건물 하나, 즉 랜드마크가 국가 이미지를 바꾼 사례”라며 “박물관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와 국회, 군의회에서 노 리펜트(No repent) 정책을 논리 근거로 내세웠다.”고 소개했다.
‘노 리펜트’ 정책은 일부 문제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후회하지 않을 정책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 과장은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의 체류시간은 0.7일이지만 영월은 1.7일에 이른다”며 “내년께 동강 시스타 종합리조트가 개장하면 숙박 불편은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음악적 전통에 첨단문화센터 건립 “상승효과”
(2) 스위스 루체른 KKL
▲ KKL, 루체른을 국제 문화 도시로 만들다
인구 6만의 스위스의 작은 도시 루체른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알프스의 수려한 자연경관 때문만은 아니다. 알프스의 문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루체른시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문화도시 프로그램도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루체른 시는 문화관광 기반시설을 확충하면서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조직하여 문화도시 마케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매년 8월 중순부터 9월까지 열리는 국제음악제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음악제 기간에만 수만 명의 음악애호가들이 몰려든다. 루체른은 국제음악제에 참가하지 못한 관광객들을 위해 부활절(4월)과 추수감사절(11월말)에 별도의 음악축제를 열어준다.
1998년 문을 연 ‘루체른문화컨벤션센터(KKL.Kulturund-Kongresszentrum Luzern)’는 국제 규모의 음악제를 개최하는데 가장 큰 몫을 하는 곳이다. 루체른이 국제적인 문화도시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KKL의 건설이 큰 공을 세웠다.
KKL은 잘 지은 문화시설 하나가 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시의 문화적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 바그너에서 이어져온 음악전통
1866년 바그너가 루체른 교외에 이사 온 뒤부터 음악가의 방문이 이어졌고 1911년에는 슈트라우스가 주도한 루체른 음악제가 처음 열렸다. 첫 음악제에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참석할 정도로 명성을 얻었고, 1938년부터 루체른 여름음악제로 발전하였다. 루체른 여름음악제의 격을 높여준 건 베를린 필하모니의 마술사 카리얀이었다.
그런데 루체른 음악제는 날로 명성을 쌓아 가는데 관광객들은 그냥 스쳐가는 현상이 반복되자 루체른 시민들의 고민은 시작됐고, 해결책의 하나로 1995년 루체른 시는 KKL건립을 시작했다. 유럽 최고의 문화전당을 짓겠다는 목표로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JeanNouvel)이 설계를 맡았다.
▲ 웅장한 루체른 문화컨벤션센터 내부 모습...2억 500만 스위스 프랑을 투자해 KKL를 탄생시켰다.
5년 후 장 누벨은 루체른 중앙역에 한 면을 기댄 유리와 철골의 검은색 하이테크 6층 건물을 선보였다. 기존 음악당에 새로운 콘서트홀, 컨벤션센터를 덧붙인 아름다운 문화전당, 2억 500만 스위스 프랑(당시 환율은 1천 600억 원이지만 현재의 환율은 3천억 원이다)을 투자해 KKL이 탄생한 것이다.
장누벨은 당초 호수 위에 컨벤션센터를 지으려고 했지만 자연환경보호 문제로 반대에 부딪쳤다. 이에 따라 장누벨은 내가 물에 들어갈 수 없으면 물을 들여오겠다고 하면서 수로 2개를 이용해 물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였다.
▲ 자연이 배경이 되는 특별한 행사 장소
KKL의 주제는 물이다. 호수가 천장에 반사되는 건물이라는 뜻도 있겠지만 ‘운반’과 ‘수송’의 의미도 있다. 자연을 KKL의 내부로 끌어온 것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루체른 호수의 수평선이 연장된다. 천장은 세계 유일의 건축양식이다.
길이 25m로 상하 58cm까지 움직이며 시속 200k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루체른은 바람이 많은 지역으로 강한 바람이 자주 분다. 천장에는 겨울에 눈이 녹아 고드름이 얼기도 하기 때문에 물이 순환하면서 온도를 높이는 난방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 KKL를 만든 사람을 영원히 잊지 말자
2층 파노라마 로비에서는 루체른 호수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2층의 홀과 외부 풍경을 구분하고 있는 벽면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다. 이 유리에는 흰색 글씨가 새겨져 있다. KKL의 공사비를 지원한 기업과 재단, 개인 이름이 적혀있다.
주로 시내의 호텔과 식당, 예술관련 단체, 경제단체에서 많은 돈을 기부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홀에서 잠시 쉬면서 바깥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전에 KKL을 만든 사람들과 그 뜻을 먼저 보자는 의미라고 한다.
KKL내 콘서트홀의 규모는 가로32m, 세로 64m, 높이32m인데, 전체 모양이 신발처럼 생겼다고 '신발통'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1층은 호수면 보다 낮은 구조인데, 기초공사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애초 설계는 2,500석이지만 객석 수가 늘어나면 음향에 문제가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건축가가 음악 컨설턴트의 주장을 받아들여 객석수를 줄였다.
▲ 행사에 맞게 변환이 가능한 콘서트홀
완벽한 음향, 콘서트홀에서 이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음향을 제공하지 않고는 세계적인 음악제도 문화도시 루체른에 흥미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루체른 홀은 대중음악 공연장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최첨단 조명이 구비된 1,600석 규모의 공연장에는 대형 스크린에 5개 국어로 설명문이 영사돼 공연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우수한 음향 및 시청각 장비, 여러 높이의 무대, 움직이는 연단 등이 있다. 홀의 디자인은 심플하며, 무난한 청색인데 이벤트 주최 측이 원하는 데로 색상 등 내부 배경을 변경해서 행사를 치를 수 있다.
▲ 영원히 불변하는 것은 변화 그 자체뿐
루체른 홀은 무대와 객석을 변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은 공연장이다. 대중음악 공연장, 품위 있는 강당, 세미나나 클럽 모임 등 어떤 용도로든 사용할 수 있다.
이 홀에서 개최할 수 없는 행사는 거의 없다. 중앙의 객석이 튀어 올라와 패션쇼의 워킹라인이 되기도 하고, 바닥 쪽이나 건물 안쪽 어디에서든지 높이를 자유로이 해서 무대를 만들기도 한다.
고객들의 요구는 다양하지만 루체른에서는 그 모든 요구가 한 지붕 아래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는 자랑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루체른의 전환 가능한 기능 때문에 "영원히 불변하는 것은 변화 그 자체뿐이다.”라는 격언을 증명해 준다.
▲ 고정된 설치물은 풍경뿐
고객들은 언제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원하는 대로 설치물을 바꿀 수가 있지만 이런 훌륭한 풍경은 클럽 룸에서 고객이 바꿀 수 없는 유일한 설치물이다.
미팅과 컨퍼런스 또는 칵테일파티 등 기능에 따라 칸막이와 스크린을 설치할 수도 있고 언제라도 기구와 시설들을 배치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각 클럽 룸들은 고객의 필요에 따라 디자인 설계가 바뀐다. 공급자가 원하는 대로 설치해놓고 방치하지 않는다.
▲ 매월 크고 작은 270개의 이벤트 개최
매년 250여개의 이벤트가 열리고 특히 시카고 심포니, 뉴욕 필하모니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연주회를 갖기도 한다. 또한 유럽 각국의 주요 방송사가 주최하는 각종 시상식을 유치하기도 했다.
바젤 등 인근 도시와 프랑스 등지에서 각종 회의를 위해 KKL을 찾기도 한다. 루체른 시민들도 KKL에서 문화적 향기와 자부심에 취해 있다.
KKL은 음악공연과 컨벤션 뿐 아니라 건물 그 자체로도 수많은 관광객 등을 끌어들이고 있다. 인구 6~7만의 도시가 세운 KKL은 문화도시 루체른의 랜드마크가 되어 스쳐가는 방문객을 붙들기 시작했다.
▲ KKL과 카펠교에 집중된 도시 마케팅
KKL에서는 경제 발전이 문화 육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로를 넓히고 건물을 보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술과 문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어느 예술가의 조언이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도시 이미지 전략은 카펠교와 KKL에 집중되고 있다. 많은 곳을 알리기보다는 몇 개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이다. 백화점처럼 늘어놓은 것은 결코 좋은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루체른은 가르쳐 준다.
공모를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와 음향 컨설턴트를 끌어들이고, 매력적인 문화공간을 통해 다시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불러 모으는 전략은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도시들에서는 한번쯤 연구해 볼 만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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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는 음악가들 기획공연도...”
Q. KKL을 건설할 때 후원한 사람들을 기념하는 시설이 있다고 들었다. A. 좋은 질문이다. 2층 파노라마 로비에서는 루체른 호수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2층의 홀과 외부 풍경을 구분하고 있는 벽면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다.
이 유리에는 흰색글씨가 새겨져 있다. KKL의 공사비를 지원한 기업과 재단, 개인이름이 적혀있다. 주로 시내의 호텔과 식당, 예술관련 단체, 경제단체에서 많은 돈을 기부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홀에서 잠시 쉬면서 바깥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전에 KKL을 만든 사람들과 그 뜻을 먼저 보자는 의미다.
Q. 콘서트 관람 비용은 얼마나 A. 행사에 따라 50 스위스프랑에서스위스프랑(5만8000원~40만 원)까지 다양하다. 음향효과는 좌석이 모두 동일하지만 시각효과(잘 보이는 곳)에 따라 좌석가격은 다르다.
Q. 음악제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고 예약하나? A. 웹사이트에 루체른 페스티벌 정보가 공개돼 있다. 8월 중순부터 9월말까지 6주간 진행되는데 세계 베스트 페스티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월에는 피아노 페스티벌이 첫째와 둘째 주 2주간 진행되고, 부활절에는 종교음악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7월에는 유명 재즈인들이 참가하는 재즈페스 티벌이 10일간 진행된다.
국제음악제에는 5만 명이 참가하고 그 중 30%가 외국인이다. 매년 250개 음악공연 중 5~6개 기획공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관 공연이다. 기획공연은 돈이 없지만 실력 있는 음악가들을 위해 마련하고 있다.
Q. 운영주체 및 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위원회가 구성돼 있다고 들었다. A.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수익을 배분하지는 않는다. 시청도 주주이지만 모든 주주가 소액주주이고, 건설 당시 1500만 프랑을 후원해준 후원회(음악가 등 다양한 계층)에 서 방향을 결정한다.
현재 2012년까지의 행사가 모두 예정돼 있고, 2013~2014년 행사를 계획 중이다. 모든 행사의 90%는 행사 주최측에서 찾아오고 있다.
Q. KKL경제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A. KKL 건설 이후 2003년에 늘어난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인근에 큰 호텔이 들어섰으며, 2003년 전문기관 감정 결과 건설 이전보다 루체른시의 관광수입이 6000만 스위스프랑이 늘어난 것으로 계산됐다. |
본 글은 영주시민신문 오공환 기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는 글입니다.
- 글쓴이 : 오공환
- 1971년 경북 상주 출생. 동양대 행정학과 졸업(99). 영주저널, 백산신문, 영주신문, 해동신문사, 구 영주시민신문, 양백신문, 영주생활뉴스 등 동네신문에 근무(92년~2001년)경북일보 영주담당 기자로 근무 (99년) 현 영주시민신문 창간(발행인 및 편집인 역임. 2001년 5월) 영주시민신문 편집국장(2008년~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