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엄원식_문경의 문화유산]문경 망댕이 사기요(聞慶 망댕이 沙器窯)
- 엄원식
문경 망댕이 사기요(聞慶 망댕이 沙器窯)
▲ 문경 망댕이 사기요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35호 2006년 10월 26일)
다시 태어난 흙의 조화
망댕이 사기가마(사기요)는 백두대간의 소백산 줄기를 중심으로 널리 퍼졌던 이곳만의 독특한 전통 가마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망댕이(달리 망송이라고도 함)이라는 단어가 사전적 의미로 정립되지는 않았으나 대체적으로 길이는 20～25㎝, 굵기와 형태는 흡사 사람의 장단지 모양을 하고 있다. 이러한 망댕이를 반원형으로 쌓아 만든 가마를 망댕이 가마라 일컫는다.
망댕이가마가 산재했던 지역은 대체적으로 충북 괴산지역과 단양 대강면, 경북의 문경시 관음리 일대, 상주시 화북면 중벌리 일대이다. 1968년 실태조사에 의하면 경기도 광주 수광리와 충북괴산에 망댕이가마가 조사되었으나 상주화북과 충북단양 유적은 이미 조선시대에 파괴되었고, 충북 괴산가마는 1970년대에 완전히 폐점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현대식 가마는 벽돌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조성하고, 속을 둥글게 하는데 이에 반해 전통망댕이가마는 어른 장단지 만한 크기의 흙 몽둥이로 15도 경사로에 5,6칸씩 궁륭형(穹?形)의 봉통(封筒)을 쌓아 만든 전통도자기가마로서 오름가마, 등가마, 계단가마 등으로도 불린다. 또한 망댕이가마는 평지에도 조성이 가능하나, 경사가 15도쯤 되는 곳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래서 예부터 “가마를 박아놓고, 솔방을 굴려 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솔방울이 서서히 굴러서 내려오면 좋고, 빨리 내려오면 경사가 심해 불이 세게 타서 좋지 않다고 한다.
문경에는 아직까지도 이러한 망댕이 가마를 축조해 도자기를 구워내고 있으며, 전통의 정체성을 여기에서 찾으려 하기도 한다. 이 중 가장 오래된 망댕이 가마는 문경읍 관음리 중점에 있는 가마로서 현 소유자인 김영식(조선요 대표)의 5대조 김영수(金永洙)와 6대조 김광표(金光杓) 사기장때인 1843년경(헌종 9) 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70년전에 건립되었으며 지난 2006년 10월 경상북도 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 망댕이 사기요
경북도내 도자수공업실태(경상북도통계년보, 1930. P. 151)에 의하면 관음리 중점에 현존하는 망댕이가마는 1923년 현재 “工場主名 聞慶 身北 觀音 金敎壽 創業年代 1843年 9月, 工場建坪數 32坪. 종업원수 男5, 女4. 1개년 취업일수는 330일 연료는 신(薪:나무)”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가마는 십수년 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사기를 생산했던 곳으로서 이곳에는 가마 외에도 반경 30m 안에 움집(작업장), 디딜방아, 땅두멍과 쾡(사토를 정제하기 위한 시설), 살림집이 갖추어진 완벽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외형은 봉통(加熱 아궁이), 요리칸(첫째칸)에 이어 조금씩 규모가 큰 여섯 개의 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요리칸으로부터 끝목칸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위쪽에 12°의 경사로 이어져 있다. 봉통으로부터 끝목칸에 이르는 가마 외형이 중도에 굽어 있어서 이는 오랜 세월 사기 생산과정에 강렬한 화도(化度)와 그에 따른 보수로 말미암은 자연현상으로 보인다. 각 칸의 연결부위 사이에 통풍장치인 살창구멍이 나 있는데 이 구멍이 첫째칸 7개, 둘째칸 10개, 셋째칸 12개, 넷째칸 10개, 다섯째칸 11개, 끝목칸 10개 이다. 또 앞칸과 연접하는 윗칸 앞쪽에 각각 칸문(사기나 火木을 넣고 내는 문)이 있으며 요리칸으로부터 끝목칸에 이르기까지 칸 끝부위에 도시리(화도를 관찰하는 구멍) 구멍이 설치되어 있다.
가마의 내부구조는 칸문을 들어가면 좁은 불바닥과 부뚜막을 형성하고 있다. 부뚜막은 칸바닥 혹은 요당이라는 시설로 되어 있다. 칸턱에 30cm 내외 높이의 칸바닥을 마련, 칸바닥은 칸턱쪽보다 살창쪽이 약간 높은 편이며 바닥에는 사토찌꺼기인 밥모래를 깔았다 하나 근년에는 백토찌꺼기를 깔았다.
- 글쓴이 : 엄원식
- 1969년 문경에서 태어나서 점촌고등학교를 다녔다. 안동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문경석탄박물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문경시청 문화예술과에서 문화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