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정원 가꾸기_3
- 남정순
정원 가꾸기_3
향기 좋은 꽃
꽃은 뭐니 뭐니 해도 향기가 있어야지요.
동백 꽃송이는 도자기 같아 우아하다고 생각하지만,
향기가 전혀 없지 않아요?
동백도 치자 정도의 향기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라일락은 애쓴 끝에 좋은 향기가 나는 품종을 발견했답니다.
허브 이용법
초지에 흔한 붉은 토끼풀은 차로,
샐비어는 집에서 만드는 치즈나 칠면조 요리에 넣고,
바질은 삶은 콩을 베이컨 등과 함께 구울 때 쓴답니다.
넘쳐나는 파슬리는 잘게 썰어 냉동시켜 보존합니다.
월계수 말린 잎은 건조시켜 찬장 위의 커다란 그릇에 넣어두고,
스프나 스튜를 만들 때 넣거나,
크리스마스 때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합니다.
비밀의 정원
나의 비밀의 정원에는 튤립이 참 예뻤는데
쥐나 사슴이 몰래 와서 다 먹어버렸어요.
쥐나 사슴과는 끊임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상대도 나와 마찬가지, 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군요.
최근 물망초가 한꺼번에 꽃을 피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꽃이지요.
식물의 기분
정원의 식물들은 모두 내 친구입니다.
세 가지 색의 제비꽃이나 장미는 여성, 잡초나 엉겅퀴나 꽝꽝나무는 남성.
집 안에 있어도 아! 저 꽃이 물을 원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벌떡 일어나 물을 주러 가지요.
씨앗 카탈로그
정원 일은 2월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추운 겨울 밤, 꽃이나 야채들을 가득 담은 카탈로그에 빠져있다 보면,
집 밖에서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 따위는 잊어버립니다.
여름에 수확할 채소 씨앗과 함께, 꽃씨나 구근을 엄청 많이 주문하지요.
씨앗은 업자뿐만 아니라, 유럽의 정원 가꾸기 애호가에게 문의하기도 하고,
국내외의 친구들에게 부탁하여 구한 적도 있습니다.
돈쓰는 곳
나는 꽃이 넘칠 정도로 피게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 종류 꽃에 가진 돈을 다 써서 많이 피게 하면,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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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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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남정순
-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