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정원 가꾸기_2
- 남정순
정원 가꾸기_2
식물을 심는 방법
어떤 식물이라도 '잠시 꼽아두는‘식으로 심지 않습니다.
심을 때는 반드시 삽으로 확실하게 구멍을 파고,
정성들여 심지요.
아름답게 시든 꽃
장미 중에는 사용한지 오래된 걸레처럼 되는 꽃도 있어요,
그러나 작약은 여름 내내 잎이 푸르고 시들 때도 예쁘게 시들지요.
나는 작약 중에서 여덟 겹으로 된 큰 송이의 작약을 좋아합니다.
소나기가 와서 작약이 고개를 떨어뜨리면 그냥 가만히 바라볼 수 없어서,
비가 그치는 것을 기다려 달려가서는
한 송이, 한 송이 빗물을 털어준답니다.
리츠 칼튼 호텔
내 정원의 돌담을 리츠 칼튼 호텔이라고 생각하는 뱀이 있는 것 같아요.
뱀의 얼굴을 본 적이 있습니까?
영원한 미소를 띤, 매우 낙관적인 얼굴을 하고 있답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요?
수련의 즐거움
7월, 연못은 활짝 핀 수련으로 가득합니다.
한 송이, 두 송이 뽑아서 통이나 대야에 띄워둡니다.
그렇게 하면 연못까지 가지 않아도,
늘 가까이에서 수련을 즐길 수 있지 않겠어요?
통 대신에 요강을 쓴 적도 있어요.
흰 장미와 클레마티스
현관 옆에 흰 장미 '로사 마담 하디'와
자줏빛 자크마니 클레마티스를 휘감기게 해두었습니다.
장미도 클레마티스도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보기 좋게 일체화되어 있답니다.
허브는 오랜 친구
땅이 척박하고 배수가 좋은 경사면이 허브를 재배하기에 가장 이상적입니다.
대부분의 허브는 척박한 땅에 키우는 것이 방향유 성분이 강해집니다.
나의 허브농원에는 30년이나 된 허브도 있습니다.
샐비어나 바질과 같은 일년초는 매년 씨를 뿌리지만요.
자유 분방한 넝쿨 식물
이 정원을 만들기 시작한 무렵부터
적당한 장소를 찾아 가능한 한 많은 넝쿨 식물들을 심었습니다.
자유분방하게 뻗어가는 넝쿨 식물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 자신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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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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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남정순
-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