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지은_맛집 소개]유명한 한정식
• 허지은 2011-01-17

유명한 한정식

“기본기에 충실한 한정식 집. 소박함으로 맛을 평정하다.”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눈이 이어지는 겨울철. 이런 날은 문득 따끈한 군불방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정겨운 할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소박한 밥상에 대한 추억이 자꾸만 떠오른다. 화려한 밥상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상차림이 그리운 사람들은 ‘유명한 한정식’을 찾아가 보라.

‘유명한 한정식’ 이라는 상호를 보고, 왜 이 집 이름은 유명한 일까를 고민한 사람들을 위한 해답. 깔끔하고 소박한 손맛으로 음식을 만들어 내는 이집의 주인장이 유명한(38)씨다.

이름을 상호로 내건 집을 찾으면 왠지 모를 신뢰감이 생긴다. 믿기힘든 세상살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모전동 무지개상가에 자리하고 있는 ‘유명한 한정식’은 식사시간 마다 자리가 꽉 들어차기 때문에 예약이 필수인 곳이다.

한정식이라면 어디서든 먹을 수 있지만 그런만큼 입맛에 딱 맞기도 어려운 메뉴다. 그저 음식 만드는 것이 좋아서 요리를 하고 부족한 솜씨를 손맛좋은 선배들에게 배워 보충받아 밥상을 차려낼 뿐이라고 하지만 주인장의 겸손함과 달리 음식에는 고집스러움이 배어난다.

가격에 따라 구분되는 기본적으로 나오는 10여가지의 반찬과 된장에는 오랜 내공이 느껴진다. 재료에 따라 철저한 숙성기간과 정성을 거쳐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만들어 낸다. 한상 가득 차려진 밑바찬을 둘러보고 돌불판에서 보글보글 끓어가는 된장에 시선이 꽂혀 젓가락 보다 숟가락을 먼저 들었다. ‘크~’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구수함이 입안 한가득 번졌다.

“약돌한우 로스구이도 메뉴에 있는데 된장에는 아무래도 기름진 고기가 들어가면 구수한 맛이 배가 되죠.” 주인장의 노하우다. 그러고 보니 기름진 고기덩어리가 된장 구석구석에서 끓고 있다. 게장이 기본이 되는 전라도식 차림과는 달리 전과 잡채 그리고 각종 나물들이 주가 되는 경상도식 상차림이 푸짐하다.

치솟는 물가를 생각한다면 ‘이가격에~’ 하면서 부족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푸짐한 밥상을 받고 ‘ 이 많은 반찬과 밥을 언제 다 먹을까?’ 싶지만 소박하고 깔끔한 반찬들에 젓가락을 쉴새없이 가져가고 구수한 된장을 마구 퍼 먹다 보면 밥공기는 금새 바닥을 보인다.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을 찾은 주변의 장정들은 연신 ‘공기밥 한그릇 더’를 외친다.

금방 끓인 설익은 맛이 아니라 무와 생선에 간이 제대로 박힌 생선조림도 이집 정식의 백미. 생선조림이 들어가는 6,000원짜리 정식에 이어 약돌돼지 두루치기가 제공되는 10,000원 짜리 정식은 먹기 무난하고 소불고기와 문어, 굴 등의 다양한 메뉴들이 더 추가되는 15,000원 정식은 격식있는 대접을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정식이 부족하다 생각되는 사람들은 약돌 삼겹살이나 약돌한우 구이를 선택한다면 후회없을 듯.

위치 : 모전동 무지개 상가
전화번호 : 054-555-8546 (예약문의 필수)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

글쓴이 : 허지은

1976년 문경에서 태어나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지역의 "새재신문"의 취재기자로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잠깐 외도를 했으나 2008년 지역 주간지 "문경신문"에 입사하여 소소한 일상을 취재하여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