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허지은_맛집 소개]감포 참가자미회
- 허지은
감포 참가자미회
회는 선선한 바람이 불고 살이 포동포동 찌는 9월이 제철이다. 보통 여름철에는 ‘비브리오균’ 한파로 회가 인기가 없어 횟집이 텅텅 비기 마련이다. 하지만 4계절 내내 고기만 잡힌다면 즐길수 있는 회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참가자미회. 햇볕 쨍쨍 나는 여름철에도 특유의 신선함을 비결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횟집이 있다. ‘감포 참가자미회’ 집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감포 참가자미회’ 는 지난해 3월 문을 열고 성업중이다. 문경을 본점으로 상주와 충주까지 체인점이 뻗어가고 있다. 횟집 불황철에도 손님들이 찾는 이유는 참가자미라는 어종이 양식이 불가능한 100% 순수 자연산 횟감이기 때문이다.
“참가자미 특성상 살아있는 놈을 데려오면 2일을 못살아요. 그래서 어항에 오랜기간 넣어두고 파는 일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죠.” 박병규(38) 사장의 말이다.
이런 어종의 특성상 주인장은 거의 매일 울산의 정자항에 가자미를 구하러 간다. 세계적으로 양식이 불가능하고 100% 순수 자연산 회인 참가자미는 동의보감에 의하면 그 쫄깃함과 신선함이 다른 회와 비교를 불허하고 맛이 달콤하고 독이 없으며 허약한 것을 보강하고 기력을 북돋고 양기를 움직인다고 명시되어 있다.
주인이기도하고 주방장 이기도 한 박병규씨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은 남다르다. “손님들이 우리 가게에 와서 맛있게 먹은 후 뿌듯한 마음으로 갔으면 좋겠어요.”라며 횟집 주방장은 요리 솜씨 이외에 술과 말을 잘해야 진짜 주방장임을 주장한다. 이 집은 여느 횟집과는 달리 스끼다시가 다양한 집은 아니다. 오직 자연산 회로만 승부를 걸기 때문에 마니아들이 줄을 이어 찾는 곳이다.
눈을 자극하는 수십가지의 스끼다시는 없지만 있어야 할 에피타이저는 모두 있다. 구수하게 끓여내는 미역국은 술을 즐기는 남성 손님들도 자꾸만 다시 시켜먹는 메뉴지만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아이들도 잘 먹는 영양식이다. 잘 구운 꽁치도 회와 더불어 술안주와 아이들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많은 음식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 아니기에 언제나 손님이 오면 주문받은 요리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살짝 뼈가 씹히는 꼬들함이 살아있는 탱글탱글한 가자미회 한점 씹으면 ‘신선함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난다.
회를 시키면 비벼 먹고 물회를 먹을 수 있도록 양념장에 버무린 야채와 사각한 얼음에 양념이 녹아있는 그릇이 함께 나오는데 그냥 간장에만 찍어도 회맛이 탁월하지만 이 두가지 양념을 곁들여 먹으면 더욱 별미다. 특히 이집의 초장은 초장에 10여가지 재료들을 가미하여 장독에서 숙성시키기 때문에 그 맛이 깊고 독특하다.
회도 일품이지만 이집의 인기메뉴로 참가자미 조림이 있다. 오랜시간 푹 졸여 가자미와 양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 메뉴는 밥도둑 간장게장의 아성을 뒤집어 놓고도 남는다. 가자미 조림 하나면 쌀한말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식욕이 돋는다.
회 메뉴 마지막을 장식하는 매운탕은 이 집이 자랑하는 별미. 회를 먹는 동안 뚝배기에 푹 우려낸 매운탕이 나온다. 단 한 수저만으로 국물의 시원하고 매콤함은 증명되고도 남는다. 굵은 파, 미나리, 쑥갓, 깻잎으로 비린내를 없애고 가자미 특유의 풍미를 살려냈다. 매일매일 재료를 수급하는 곳이므로 전화문의는 필수. 횟감이 부족할 때는 오전 장사를 못하기 일쑤다.
- 글쓴이 : 허지은
- 1976년 문경에서 태어나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지역의 "새재신문"의 취재기자로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잠깐 외도를 했으나 2008년 지역 주간지 "문경신문"에 입사하여 소소한 일상을 취재하여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