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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그림책 만들기와 여행
  • 남정순 2010-01-05

그림책 만들기와 여행

 

 

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였습니다.
일곱 여덟 살 때, 상상으로 세상을 내가 좋도록 만들 수 있었지요,
상상만으로 인형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상상은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상상할 수 없다면 세상은 따분하기 짝이 없지요.
인생의 즐거움은 반으로 줄고 문학이나 예술, 발명도 하지 못할 겁니다.
나는 늘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책을 만들어왔습니다.
이야기이기 때문에 과장할 수도 있고, 현실 속에는 없는 일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를 생각해서 그림책을 만드는 것은 즐겁습니다.
1971년에 출판한『코기빌의 마을 만들기』는 어린 시절에 자주 가곤 했던,
그리운 코네티컷 주의 화려했던 축제에 대한 추억과,
이 책을 그릴 때 가족과 함께 했던 강아지, 산양, 인형, 토끼, 고양이 등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무대는 뉴햄프셔의 서쪽, 버몬트의 동쪽,
그리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코기빌이라는 마을.
이야기도 나의 상상이 만들어낸 완전한 픽션입니다.
『코기빌 마을 만들기』의 속편,『코기빌의 유괴사건』도 창작이지요.
나는 이 스토리와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나의 어린 시절의 추억, 해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크리스마스 때 하곤 했던 이야기들을 코기빌을 무대로 하여 그렸습니다.
이『코기빌의 가장 즐거운 날』은,
미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출판되었습니다.

 


40대가 끝날 무렵 일본에 간 적이 있어요.
친구 아들이 나라(奈良)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
그 친구가 아들을 만나러 가고 싶지만 혼자서는 가기 싫으니 같이 가자고 해서요.
일본에서는 작고 아담한 민박집에 머물렀습니다.
참 즐거웠지요. 음식도 목욕탕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본은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원, 신사나 절, 그 외의 풍경은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마흔 두 살 때는 일 년 동안 영국에서 체재했습니다.
비어트릭스 포터의 조국을 방문하고 싶었던 것이 이유였지요.
성과 정원을 보고 친구도 사귀고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영국에는 그 후에도 몇 번 찾은 적이 있습니다.
영국으로의 여행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배울 점이 많고,
좋은 자극을 많이 받고 돌아오지요.

 


남프랑스의 프로방스에서 1년을 보낸 것은 일흔이 다 되어서입니다.
친구가 별장이 있으니 좋다면 쓰라고 했거든요.
프랑스어는 일상회화 정도는 가능하기 때문에 강아지를 데리고 갔습니다.
이 여행에서도 배울 점이 많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국내여행은 뉴잉글랜드의 친구나 가족, 친척을 단기간 방문한 외에는,
강연을 위해 간 것이 대부분입니다.
대개는 혼자 갔지요. 무척 피곤했습니다.
그럴 땐 빨리 집에 돌아가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지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잘 견뎠다고 생각합니다.
그땐 젊었으니까요.

  

 

                                                                 [타샤와의 대화]
이 글은 타샤 튜더의 말(タ-シャ․ テュダの言葉)이란 제목으로 일본에서 출판된 네 권 가운데,『살아있는 것을 즐기며(生きでいることを樂しんで』(メディアファクトリ-, 2007)에서 일부를 발췌해서 번역한 것입니다. 사진에 관한 저작권은  일본의 출판사 메디아팩토리에 있습니다. 

 

글쓴이 : 남정순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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