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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시언_박물관 탐방]정신문화 학습과 나들이 장소로 좋은‘충효 공원’예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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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박물관 탐방
정신문화 학습과 나들이 장소로 좋은‘충효 공원’예천박물관
글. 남시언
옛 선조들이 오래도록 지켜온 정신. 우리 DNA에 아로새겨진 ‘충’과 ‘효’. 충효는 마음가짐이므로 정신문화라 할 수 있다. 정신문화라고하면 요즘 사람들은 치를 떨면서 지루하고 낡았다며 고개를 젓는다. 옛 정신문화를 지키고 배워야한다는 사실은 모두 수긍하겠지만, 정신문화를 현대인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안타깝게도 지금껏 구닥다리였다. 역사와 문화를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것 못지않게 새롭게 재편하고 색다르게 요리해내는 방법도 중요하다. 발길 끊어진 정신문화는 빛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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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의 고장이라 불리는 예천은 과거부터 많은 인물을 배출한 곳이며 충효와 관련된 기록과 이야기가 가득한 도시다. 그러나 요즘 예천을 ‘충효의 고장’이라거나 ‘인재의 고장’이라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대인들이 예천을 기억하는 방식은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회룡포’나 미디어에 수없이 노출되는 ‘용궁순대’일 뿐이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예천의 충효정신이나 과거 인물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트레스 가득한 일상을 보낸다. 재미없는 것에 시간을 투자할 이유는 없다. 역사와 문화를 맛깔나게 만들어낼 수 있다면, 현대인들(특히 젊은이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문화, 충효에도 재미를 가미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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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에 있는 예천박물관은 예천 지역의 충효정신과 관련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장소다. 2010년 5월 11일 예천충효관으로 개관한 뒤 2015년 12월 29일에 박물관으로 승격됐다. 예천의 역사와 문화, 예천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예천의 문화유산을 수집, 보존, 연구, 전시, 교육하는 종합문화기반시설로 서애 류성룡 선생이 자연을 감상하며 쉬었던 수락대 인근에 자리를 잡았고, 주변의 뛰어난 자연경관과도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상설전시실, 민속자료실, 야외전시장과 야외공연장 등을 두루 갖추었다.
예천박물관을 둘러보면서 깜짝 놀랐던 점은 야외의 규모였다. 엄청나게 넓은 야외 시설을 가지고 있다. 수락대를 중심으로 야외무대, 전통놀이광장, 휴게공간, 조각공원, 전망대와 수락대, 민속장터, 물레방아, 출렁다리, 어린이놀이광장 등 시설이 많았다. 넓은 야외를 활용해 5월에는 예천캠핑축제가 열릴 정도. 편안하고 가볍게 가볼만한 가족들과의 나들이 장소로 좋은 수준이다. 박물관 건물 뒤편으로는 산책로까지 마련돼 있어서 산뜻한 트레킹 코스로도 알맞다.
가을을 맞아 예천박물관 운동장 좌측에는 코스모스가 잔뜩 폈다. 예천 코스모스 명소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만개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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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펼쳐진 야외 운동장은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딱이다. 양쪽으로는 전투기 2대가 멋스럽게 자리를 지킨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조종석을 볼 수 있다. 예천박물관의 대표 포토존이다.
사각형 모양이 인상적인 예천박물관 입구. 네이버 검색에 나오는 정보에 따르면 입장료가 2,000원으로 표기돼있지만, 실제 박물관 관람은 입장료 없이 무료로 운영 중이다. 2019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예천박물관이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까닭이다. 박물관 재개관 후 다시 유료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역사와 문화의 맥이 뛰다’라는 주제로 자연의 맥, 예천 역사의 맥, 유교문화의 맥, 예술과 문화의 맥을 다루는 장소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개편이 완료되면 전시실 3개와 중앙홀, 기획전시실 및 체험실을 즐길 수 있다.
넓은 야외광장을 이용하는 운동용품 대여 시스템도 있다. 축구공과 배구공, 족구공과 배드민턴, 훌라후프 등을 대여할 수 있다. 박물관 특유의 100% 전시/관람 보다는 여행지나 나들이 장소로서 머물고 즐길 수 있는 공원 같은 느낌이다.
깔끔한 스타일의 박물관 내부에는 충과 효를 주제로 한 자료를 배치해뒀다. 다른 박물관과 다른 점이라면, 일반 전시물보다는 디지털 자료가 많다는 것. 주로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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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효를 학습하고 예천의 유명 효자였던 도시복 이야기로 박물관 탐방이 시작된다. 예천박물관은 효자 도시복 이야기에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눈여겨 볼만하다. 용두리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효의 화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명심보감 속편에 기록되어 널리 알려질 정도로 유명했던 인물.
충효를 주제로 한 예천박물관에서 ‘효’ 부분은 효자 도시복, ‘충’ 부분은 충신 정탁이 담당한다. 충신 정탁은 예천이 낳은 큰 인물로 예천 금당실에서 태어나 퇴계이황 문하에서 서애 류성룡 등과 함께 공부했다. 호는 약포. 75세에 좌의정에 올랐다. 정탁은 예천 뿐만 아니라 ‘충’을 다룰 때 자주 등장한다. 예천 호명면에는 정탁을 기리는 도정서원이 있다.
충효에 대해 가볍게 둘러본 후에는 우리나라의 충효와 예천의 충효, 세계의 충효 코너를 살펴본다.
충효 체험의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자료 중심이다. 문제풀이, 포토존, 호랑이 퀴즈 애니메이션 등 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콘텐츠다.
동선은 민속자료실로 이어진다. 이 곳에서 실제 전시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옛 사람들이 공부했던 책, 주판과 벼루, 관과 신발, 제사 용품, 베틀, 일상용품이었던 다리미나 갓, 인두를 관람할 수 있다. 됫박이나 말도 있는데 이건 요즘 재래시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다. 한 말, 두 말, 한 되, 두 되... 점점 사라져가는 단어들이다.
박물관의 마지막 코스는 구조물을 이용한 포토존. 호랑이 위에 올라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얼굴을 빼꼼 내밀고 찍는 것도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이다. 예천박물관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다. 천천히 둘러봐도 1시간 내외로 관람이 끝난다.
예천박물관은 박물관 내부 못지않게 야외도 둘러볼 곳이 많다. 차로는 들어갈 수 없는 산책로에 수락대를 비롯해 출렁다리 등이 있으므로 가볍게 산책하기 딱 좋다.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오는 돌다리, 물레방아도 구경하고 멀리서도 눈길을 끄는 출렁다리도 인상적이다.
출렁다리 양 끝은 커다란 물레방아 모형이다. 직접 걸어보니 출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라서 무섭진 않았다. 중심부에서 살짝 흔들림이 느껴지는데 가볍게 흔들리는 게 아니라 무겁게 흔들리는 느낌이랄까.
본래 ‘충’이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盡己之謂忠)이라는 뜻이다(주자). 자기 일에 정성을 다하고 자신의 마음을 다 쏟는 것. 그래서 충은 자신과의 약속이자 부단히 노력하는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다. 훌륭한 사람은 자신이 맡은 일을 잘하기 마련이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남에게도 그와 같은 정성을 쏟는다면 ‘충’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노력이 저평가 받는 현대사회에서 ‘충’ 사상은 더욱 강조된다. 점점 잊혀져가는 정신문화인 충과 효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천박물관에서 충과 효에 대해 재미있게 배워보고 민속자료실과 포토존도 이용해보자. 볼거리가 많은 야외에선 편안한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박물관과 공원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장소이므로 가벼운 복장과 편한 신발을 신고 수락대와 출렁다리를 둘러보며 주변을 산책해보는 것이 좋겠다.
예천박물관 정보
주소 : 경북 예천군 감천면 복골길 150
전화번호 : 054-650-8312
내비게이션 검색 : 예천박물관 또는 충효테마공원
관람시간 : 하절기(3월~10월) : 09:00~18:00(17:00까지 입장가능)
동절기(11월~2월) : 09:00~17:00(16:00까지 입장가능)
휴관일 : 1월 1일,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관람료 : 없음
홈페이지 : http://museum.ycg.kr
- 글쓴이 : 남시언
- 경북콘텐츠진흥원 차장(일반4급)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소 히트메이커스 대표로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총괄을 맡고 있다. 콘텐츠 제작 및 마케팅 실용서 등 저서 9권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