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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장영_종가이야기]안동김씨 종택 양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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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이야기
안동김씨 종택 양소당
安東金氏 宗宅 養素堂
글. 박장영
종택이 있는 곳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25호인 안동김씨종택 양소당은 안동시 풍산읍 소산리에 있다.
양소당은 34번 국도를 따라 안동에서 예천 방면으로 가다가 풍산읍에서 하회마을 방향으로 500m 정도 가면 우측에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은 나지막한 산을 등지고 200호 가량 되는 안동김씨 동성마을이다.
당호의 유래
이 집은 조선조 성종(成宗) 때 명신인 양소당(養素堂) 김영수(金永銖) 공의 종가이다.
김영수 공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과묵하며 몸가짐이 의젓하였다. 또한 굳센 성품에 다양한 재능을 지녀 서사(書辭)에 능했다. 그리고 효행이 남달라 노모를 극진히 봉양하였다. 공은 평소에 청백하고 맑으며 깨끗함을 기르라는 뜻에서 양소당이라 호를 지었고, 이를 당호로도 사용했다.
건축물의 구조와 배치
안동김씨 종택 양소당은 소산마을 뒤쪽 야산을 배경으로 남서향하고 있다.
안동김씨 종택은 대문채가 없는 대지 중앙에 사랑채·중문간채·안채로 구성된 ‘ㅁ’자형 몸채가 자리 잡고, 그 오른쪽 뒤편에 사당이 배치되어 있다. 몸채 좌측과 뒤편에는 격담을 쌓아 안채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독립된 외부 공간을 마련하였다. 사랑채는 중문 우측에 2칸 사랑방과 ‘ㅁ’자형에서 돌출된 2칸통 사랑 대청이 나란히 앉아 있고, 사랑방 뒤편 우익사(右翼舍)에 1/4칸 규모의 수장 공간과 2칸의 부속방이 딸려 있다.
사랑방과 사랑 대청 앞에는 툇마루를 들이고, 사랑 대청 우측면에서부터 부속방까지는 쪽마루를 설치하여 모든 공간들이 상호 연결되게 하였다. 또한 사랑방 뒤편 수장 공간 좌측에 사랑방에서 안채로 출입할 수 있는 은밀한 통로 공간을 마련하였다. 부속방은 내외 구분에 따라 안마당 쪽을 벽으로 막았다.
사랑방과 부속방 가운데에는 네 짝 미서기문을, 사랑방과 사랑 대청 사이와 제청으로 이용되는 사랑 대청 전면에는 4분합 들문을 달아 공간을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랑방과 사랑 대청 사이의 들문은 불발기로 꾸며져 있고, 전면 들문 상부에는 조선 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고창이 나 있다. 중문간 좌측에는 1칸 외양간이 있고 그 옆으로 반 칸 떨어진 모서리에 하인이 거처하는 모방이 놓여 있다.
겹집으로 구성된 안채의 본채는 가운데 2칸씩의 안방과 안대청이 안마당 폭만큼 크다. 안방 앞에는 툇마루를 시설하고 뒤에는 네 짝 미서기문을 단 벽장을 두었다. 안방 좌측에는 상부에 안방에서 이용하는 다락을 둔 앞뒤 2.5칸 규모의 부엌이 있고 그 앞쪽으로 온돌방·고방·뒤주가 차례로 놓여 좌익사(左翼舍)를 이루고 있다.
안대청 우측에는 건넌방과 상부를 다락으로 꾸민 고방이 앞뒤로 배열되어 있고, 그 앞쪽에 옆 뜰로 통하는 중문간(中門間)이 사랑채 부속방에 접해 있다. 안대청 옆에 다락을 둔 고방이 놓인 형식은 대개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나타나는 유형이다. 사랑채와 안채는 5량가로 꾸미고 소로로 수장한 홑처마 팔작지붕집이다.
사랑 대청과 안대청 상부의 종량 위에는 각기 연꽃을 음각한 파련대공과 제형 판대공을 세웠다. 사랑 대청 전면에만 다른 기둥보다 높은 원주를 사용하고 안채의 소로를 주두처럼 크게 한 것이 눈에 띈다. 사당은 전면에만 원주를 세우고 5량가로 꾸민 소로수장 홑처마 맞배지붕 집이며, 앞쪽 툇간에 마루가 깔려 있다.
관련인물
◇ 김삼근(金三近, ?~1465)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호는 사은(謝隱)이고 본관은 안동이다.
1419년(세종 1년) 사마시에 합격함으로서 후 안동김씨 초유의 생원 합격자가 되었다.
조지소, 별좌, 봉화현감, 비안현감 등의 관직을 역임하여 후 안동김씨 가문 내에서는 비안공으로 불린다.
공에게는 김계권, 김계행 두 아들이 있었는데, 바로 차자 김계행이 1447년(세종 29) 진사시에 합격하고 1480년(성종 11) 50세의 고령으로 문과에 급제함으로서 처음 과거급제자를 배출했다.
◇ 김계권(金係權, ?-1458)
김계권 공은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안동이다.
비안현감을 지내고 풍산읍 소산리에 낙향한 김삼근(金三近)의 맏아들이다. 그리고 공은 도승지, 성균관대사성을 역임한 정헌공 보백당 김계행(金係行) 공의 형이다. 김계권 공은 장자인 학조대사를 위시하여 영전(永栓), 영균(永均), 영추(永錘), 영수(永銖)를 두었는데, 막내인 김영수의 후손이 가장 번창하였다.
세종 때 음보로 관직에 나가 직장, 주부를 거쳐, 1455년 겸주부 때 원종공신 3등에 녹훈 되었다. 그 후 조산대부 한성부 판관을 역임하였다. 세조 4년(1458년) 무인년에 사망하였고 묘소는 안동시 풍천면 소산리 역골에 있다.
배위 영인(令人) 예천권씨는 향년 88세로 졸하였다.
◇ 김계행(金係行, 1431~1517)
공의 자는 취사(取斯)이고, 호는 보백당(寶白堂)이며, 시호는 정헌(定獻)이다. 본관은 안동(安東)이고, 김삼근 공의 아들이자 김계권 공의 동생이다. 1447년 진사(進士)가 되고 김종직(金宗直)과 교유, 성주(星州)ㆍ충주(忠州)의 교수(敎授) 등을 역임한 후, 1480년(성종 11) 식년문과(式年文科)에 병과(丙科)로 급제, 고령(高靈) 현감ㆍ부수찬(副修撰) 등을 지냈고 이로부터 3사(司)의 관직에서 떠나지 않았다. 연산군 때 대사간으로 척신(戚臣)들의 잘못을 논박했으나 시정되지 않자 벼슬을 버리고 은거했다.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 때 두 번 투옥되었고, 1504년 갑자사화 때도 투옥되었다. 이조판서에 추증(追贈)되었다.
공은 87세에 운명하면서 자손들을 전부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최후의 유언을 남겼다.
“오가무보물(吾家無寶物)이오, 보물유청백(寶物惟淸白)이라.” “우리 집에 보물은 없다. 보물이 있다면 오로지 청백 뿐이다”는 뜻이다. 공의 유언은 조선 선비가 생명처럼 지키려고 했던 정신의 뼈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보백당에는 지금도 ‘보물유청백’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 김영수(金永銖, 1446~1502)
공의 본관은 안동이고 자는 적옹(積翁)이며 호는 양소당이다. 아버지는 한성판관 김계권 공(金係權)이다.
공은 어려서부터 무예에 출중하였다. 음보로 의금부도사에 제수되어 옥사를 잘 다스려 사헌부감찰이 되고, 이어 상주판관이 되었다. 그 뒤 의금부경력, 오위도총부, 중추원의 도사, 선공감첨정, 사헌부장령, 통례원봉례, 영천군수 등을 역임하였다. 사어(射御)는 물론 바둑, 장기, 음률도 잘하였으며, 특히 글씨를 잘 썼다
◇ 김번(金璠, 1479~1544)
공의 아버지는 사헌부 장령 김영수이고, 어머니는 강릉김씨 이며 세조때 국사로 유명한 학조대사는 그의 삼촌이다.
1498년 진사시에 입격하고, 1513년(중종 8) 식년문과에 갑과로 급제하였다. 사관, 전적, 정언, 공조정랑, 군자감직장, 성균관전적, 예조좌랑, 병조좌랑, 경기도도사, 사간원헌납, 이조정랑, 병조정랑, 예조정랑, 제용감첨정, 평양부서윤, 춘추관편수관, 세자시강원문학 등을 역임하였다. 사후에 증 자헌대부 이조판서 겸 지경연춘추관성균관의금부사 홍문관대제학 예문관대제학 세자좌빈객에 증직 추서되었다.
배위 증정부인 남양홍씨이다.
전하는 이야기
◇ 장동김씨 발복의 시빌점 김계권 묘
김계권 공의 묘는 일찍부터 명당으로 알려져 있는데 푸른 개구리밥이 물 위에 떠 있는 창평부수형(蒼萍浮水形)이라고 한다. 묘소는 ‘큰마’라 불리는 소산의 중심에서 왼쪽으로 능선을 하나 넘어서 있는 역동, 일명 역골 마을 뒤의 언덕에 있다. 이 묘소 주위에는 아들들의 묘소도 함께 있다.
공의 묘는 비룡입수(飛龍入首)하는 내룡(內龍)이 크게 기운을 모은 곳에 자리를 잡았고. 혈장(穴場)이 뚜렷하고 단정하며 힘이 넘친다. 혈의 중앙이 가장 높고 사방이 점차 낮아지는 땅의 모습을 하고 있어 돌혈에 해당된다. 백호는 소산 마을의 청룡이 되는 산 능선으로 묘의 오른쪽을 잘 감싸며 묘 앞까지 길게 뻗어 뚜렷한 안산이 없는 이곳의 안산역할까지 한다. 그러나 청룡은 묘의 왼쪽을 에워싸고는 있으나 유정하지 못하고 약간 비주(飛走)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
후안동김씨의 발복을 이야기할 때 일반적으로 김번 공의 묘를 이야기 한다. 물론 김번 공의 묘의 역량이 대단하지만 단번에 이런 자리를 차지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김번 공의 대명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안동의 김계권 공의 묘 덕분이라고 한다.
◇ 조선 8대 명당 주인이 된 사연
김번 공의 묘는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석실에 있다. 김번 공의 부인은 남양홍씨로 한성부윤 홍심(洪深)의 증손녀이고, 판관 홍걸(洪傑)의 딸이며 이들 남양홍씨 산소가 와부읍 덕소리에 있다.
이곳은 남양홍씨 부인의 친정 땅으로 친정 땅으로 방앗간을 하고 있던 자리였다. 큰아버지인 학조대사가 우연히 이곳을 들렀다고 한다. 학조대사는 단번에 이곳이 천하명당임을 알아보고, 질부인 홍씨부인에게 나중에 남편이 죽으면 반드시 이곳에 묘를 쓰라고 당부를 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김번 공이 죽자 홍씨부인은 부군의 묘를 이곳에 쓰려고 끈질기게 친정을 설득하여 허락을 받았다. 허락을 하고 난 후에 친정 쪽에서도 이곳이 천하에 명당자리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광중하기 전날 밤에 밤새도록 물을 길러 광중할 자리에 부었다.
이튿날 날이 밝아 그 자리에 광중을 하니 물이 솟아났다. 그러자 홍씨부인 친정 쪽에서 물이나서 못쓰니 다른 곳을 찾아 보고자고 했다. 그러나 홍씨부인은 이를 눈치채고 아무 상관없으니 그냥 쓰겠다고 하여 결국 김번을 여기에 안장하였다고 한다.
◇ 팔십 노모의 장수를 기원하고자 정자를 짓다.
삼구정(三龜亭)은 안동시 풍산읍 소산리에 있는 정자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건물이며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안동김씨 소산 입향조 김삼근 공의 손자이자 사헌부장령을 지낸 김영수 공이 백씨 김영전(사헌부감찰) 공과 중씨 김영추(수원부사) 공과 상의해 1495년(연산군 1)에 건립한 정자이다.
88세 된 노모가 아침저녁으로 쉬시면서 즐겁게 하려는 효심으로 건립하였는데 그 지은 뜻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정자 담장 안에 세 개의 돌이 마치 거북이가 엎드린 것 같다고 삼구정이라 이름을 붙였다. 정자이름은 삼구정이라 하여 거북돌의 모양을 본뜬 것이지만, 그 의미는 거북처럼 어머니가 장수하시기를 기원하는 아들들의 효성이 가득서려 있다.
우리 선조들은 주변의 가구나 기구 등에 십장생을 그리거나 표현하여 장생하고자 하는 소망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십장생은 민간신앙 및 도교에서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상징하는 열 가지의 사물이다. 즉 해［日］·달［月］·산(山)·내［川］·대나무［竹］·소나무［松］·거북［龜］·학(鶴)·사슴［鹿］·불로초(不老草, 芝)라고 말하기도 하고, 해［日］돌［石］·물［水］·구름［雲］·소나무［松］·대나무［竹］·불로초(不老草, 芝)·거북［龜］·학(鶴)·산(山)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보백당이 학조대사를 혼낸 이야기
보백당 공이 초시에 합격하고 32세가 되던 1462년에 성주향교의 교수로 발령 받았다. 이 때 집안의 장조카로서 불문에 출가한 학조대사(學祖大師)가 성주에 들렀다.
조선 초기에 억불정책이 시행되고 있었지만 왕실의 내부, 왕비나 상궁을 비롯한 여자들은 여전히 불교를 믿고 있었으므로 학덕이 있는 승려들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학조대사는 당시 금강산 유점사를 중창했으며, 후일 성종비인 정희왕후와 연산군의 비였던 신비의 후원을 받아 해인사의 대장경 판각을 중창한 궁중 실력자였다. 학조대사가 성주에 들렀을 때 성주목사에게
“내가 숙부를 좀 뵈러 가야겠다”고 말하자,
목사는 “왕실의 존경을 받는 대사께서 거기까지 직접 가실 필요가 있겠느냐. 이리로 오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목사가 사람을 시켜 보백당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관아로 오라고 하자,
보백당은 “공무도 아닌데, 사적인 일로 관아에까지 갈 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학조대사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부랴부랴 성주향교로 숙부를 만나서 미관말직에서 고생하고 있는 숙부를 도와줄 요량으로 좋은 벼슬자리로 옮길 의향이 없는가 하고 타진했다. 왕실에 줄을 대어서 숙부를 중앙 관직으로 옮길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이야기였다.
보백당은
“너한테 부탁해서 내가 어떻게 벼슬을 하겠느냐! 그렇게 되면 내 체면은 무엇이 되느냐!
우리 집안의 정신이 그 것 뿐이란 말이냐. 너,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
고 했다고 한다.
보백당은 학조대사에게 호되게 꾸짖고, 회초리 세례를 안겨 종아리에 피가 날 정도였다고 한다.
- 글쓴이 : 박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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