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완벽한 것은 갓 피어난 꽃 정도가 아닐까요?
- 남정순
완벽한 것은 갓 피어난 꽃 정도가 아닐까요?
가사나 직장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완벽하게 처리했던 일은 단 한 가지도 없었습니다.
다만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했으며,
나의 일인 그림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뿐인걸요.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지 않을까요.
막 태어난 어린아이 정도가 아닐까요?
나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리와 재봉, 사람을 만나거나 편지쓰기,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정원을 손질해서 아름다운 꽃이 피게 하는 것,
그 외에도 흥미 있는 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겁니다.
나는 늘 생활 전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에 얽매어서 우물쭈물했던 일은 없었어요.
그림 그리는 것에 싫증이 나거나 피곤해지면,
정원을 보러 나가거나 아이들과 함께 하며 기분전환을 하고,
일을 다시 시작하곤 했답니다.
원고마감이 있을 때에는,
일을 우선시킬 수밖에 없어 시간에 쫓길 때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무릎에 앉혀놓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아이들도 성장하고, 아들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집을 떠났지만,
첫째 딸 베사니와, 둘째 딸 에후나가,
식사 준비, 가축을 돌보는 등, 가사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뉴햄프셔에서 버몬트로 이사할 때도,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작업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뭔가 가능한 일이 있다면 별 문제지만,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상황에,
최선을 다해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연히 상황이 좋아지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가끔 느닷없이 찾아오는 손님도 있었습니다만,
무척 곤란했던 기억이 없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 그 상황을 잘 넘겼고, 손님들도 만족해서 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이혼은 했습니다만, 물론 결혼해서 좋았던 일도 있었습니다.
행복했던 때도 있었으며, 네 아이들도 태어났지요.
이혼 후 가족을 부양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덕분에,
오히려 생활력은 강해졌지요.
퇴직한 남편이 매일 집에 있다고 성가시게 생각하는 부인들,
가족을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일한 남편이라면,
그동안 애 많이 썼다고 위로해주는 것은 어떻습니까?
몰두할 수 있는 취미나 활동을,
함께 찾아주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나는 나 나름대로의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자립한 여성은 아닙니다.
나보다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의 의견은
언제나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남녀가 서로 협력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타샤와의 대화]
|
- 글쓴이 : 남정순
-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