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오공환_지역마케팅이 지역을 살린다]익숙한 전통자원을 팔다-전통자원을 이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 오공환(okh7303@yjinews.com)
익숙한 전통자원을 팔다-전통자원을 이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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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 프롤로그-연재를 시작하며 ③ 하나의 주제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 <영월 박물관도시, 스위스 루체른 KKL> |
사계절 스포츠마케팅 통해 관광대국 만든다
알프스의 산과 호수... ‘그린투어리즘’ 실천
인구 8천명 소도시에 연간 관광객 50만명 방문
6. 익숙한 전통자원을 팔다-전통자원을 이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1) 슬로베니아 블레드
슬로베니아는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유고슬라비아 연방으로부터 독립(1991년)한 신생국가이다.
유럽 동남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서쪽으로 이탈리아, 북쪽으로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헝가리, 남쪽·남동쪽으로 크로아티아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게르만, 라틴, 슬라브 문화가 만나는 지점에 있어서 천년 가까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등 주변 나라의 영향을 받았다.
슬라브 국가 가운데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2만 유로: 약 3만 달러)나라이며 유럽연합(EU)과 유엔에 가입했고 OECD 회원국이기도 하다. 인구는 200만 명이며 국토 면적은 경상남북도를 합한 크기 정도다.
율리안 알프스(Julian Alps) 8개국(독일 이탈리아 모나코 등)에 걸쳐 있으며, 전체 65%가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스웨덴, 핀란드 다음으로 숲 비중 높은 나라이다.
▲ 모터소리가 들리지 않는 블레드 호수
유럽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를 두고 ‘알프스의 양지바른 곳’, ‘전원의 나라’, ‘동굴의 나라’, ‘와인의 나라’ 등 무궁무진한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 그 만큼 슬로베니아의 자연은 다양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옛 유고연방의 하나인 슬로베니아의 북서쪽, 오스트리아 국경으로부터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자그마한 호수마을인 블레드는 과거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왕족들이 왜 이곳에 그들만의 빌라(별장)를 지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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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베니아 블레드에 위치한 한 고성에서 바라본 호수의 풍경...알프스의 산과 호수 그리고 각종 휴양시설이 갖춰진 블레드는 인구 8천명에 불과하지만 관광객은 한해 50만명에 이른다. |
블레드 호수는 인근의 보힌(Bohinj)호수와 포스토니아 동굴과 더불어 슬로베니아의 최고의 관광지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레드는 휴양지로 인기를 끌면서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인구 8천명에 불과한 자그마한 이 호수마을에 연간 관광객이 무려 50만 명이나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탁 트인 호수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높은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는 블레드 성은 왕가의 별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왕의 별장으로 사용된 곳이라 화려하고 웅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무척이나 소박하고 자그마한 요새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성에는 현재 전망대와 레스토랑이 있으며 성의 내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는 둘레가 총 7km로 천천히 한 바퀴를 산책하는 데 1시간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꼬마관광열차나 마차,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도보로도 산책해볼 수 있다.
블레드 호수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동력선 사용이 철저히 금지돼 있어 블레드 섬으로 이동하려면 무동력 배인 ‘플래트나(Pletna)’를 이용해야 한다.
베니스의 곤돌라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플래트나’는 나무로 만든 배를 사공이 직접 노를 저어 이동한다.
배안에서 앉아 있던 사람이 일어서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크게 출렁이는 ‘플래트나’는 환경보전의 효과와 함께 블레드만이 가질 수 있는 관광자원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2009년부터 블레드는 그린 투어리즘에 더욱 박차를 가해 블레드 호수 주변은 물론 주변 지역까지 민간 투자에 의한 개발일지라도 재료하나까지 친환경적인 것으로 철저히 통제하는 등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호수에서 모터보트쇼를 개최한다든지 젊은이들의 록페스티벌 등은 철저히 금지돼 있고 호수 인근에 호텔이나 개인 건축물을 지을 때도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호수의 수질과 경관을 해치는 어떠한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 자연환경을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
구 유고연방의 티토 대통령이 세계 각국의 국빈을 영접했던 별장은 현재 ‘빌라 블레드 (Vila Bled)’라는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 호수의 연안까지 내려오는 빌라 블레드의 계단은 국가 원수들이 공식적인 기념 촬영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오늘날 블레드는 슬로베니아를 대표하는 컨벤션 도시로서, 호수 기슭에는 20개 이상의 회의실이 갖추어진 컨벤션센터가 있어 각종 회의를 유치하고 있다. 블레드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란 자원을 갖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자연환경을 통한 관광객 유치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골프 △미니골프 △사이클링 △패러글라이딩 △등산 △수영·다이빙 △낚시 △래프팅·카누 △암벽등반 △썰매(Tobogganing)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가능케 해 스포츠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 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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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드시는 자신들이 갖고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외에도 국제대회 유치등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호수에서의 조정경기 훈련> |
블레드에는 2002 아이스하키국제대회, ITF국제태권도연맹태권도대회가 열린 스포츠홀이 있다. 또 호수에서는 국제적 수준의 수영대회가 열리고, 1월 20일에는 한겨울 국제 겨울수영대회가 열린다. 호수의 조정경기가 유명해 국제조정경기가 개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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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홀 |
또 최근 슬로베니아가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축구의 인기가 높아져서 축구구장도 개장했다. 특히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비수기인 겨울철, 블레드는 스키 관광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블레드 부근의 스키장 6곳이 연합해 스키패스(Ski Pass)를 판매함으로써 관광객이 6개 스키장의 다양한 코스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 스키를 탈 수 없는 여름철엔 스키장의 잔디에 레일을 깔고 이 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여름썰매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사가 급해 어린이들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 기대만큼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2002년에 문을 연 종합 스포츠몰은 한 여름(6월~8월)을 제외하고 아이스링크로 사용된다. 슬로베니아의 성인 하키선수들은 오스트리아 팀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고 슬로베니아 하키팀도 오스트리아 리그에 속해 있다.
아이스링크로 사용하지 않는 계절을 이용해 이 스포츠몰에서는 2002년 세계 체스올림피아를 열기도 했다. 올 겨울에는 세계 주니어 아이스하키 챔피언 대회가 블레드시에서 열린다.
블레드시 한 복판에 있는 자연호수는 평소 조정선수들의 연습장으로 쓰인다. 내년 8월에는 세계조정경기대회를 연다. 호수와 주변의 산책길을 묶은 철인2종경기(수영+마라톤) 코스를 개설하기도 했다.
시가 특히 대규모 스포츠 행사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행사 수입 외에 숙박업소와 음식점 매출이 늘어나는 등 파생효과를 유발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는 스포츠 대회 유치를 위해 자치단체 산하에 스포츠대회 운영을 전담하는 민간 회사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 자연경관 활용한 휴식과 치료관광 활성화
블레드는 이미 16세기부터 관광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블레드섬 중앙에 있는 교회를 방문하는 순례자들이 그들의 첫 관광객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순례자들이 묵었던 숙소와 식당들이 자연스럽게 관광지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후 1815년 스위스 출신의 치료사가 이곳에 와서 온천 테라피센터를 열고 사람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1차 세계대전 후에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왕국의 왕이 이곳에 여름별장을 세우고, 왕과 신하들은 유럽의 많은 방문자들을 초청했다.
이들을 위한 고급 숙소와 편의시설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이들을 통해 블레드가 많이 알려지게 됐다. 2차 세계대전 후에는 구 유고연방의 티토 대통령이 이곳에 여름별장을 세우고 많은 외교관들을 이곳에서 맞이하여 현재까지도 대외적인 회의가 많이 열리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전부터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블레드에는 블레드 섬의 ‘성 마리아 승천교회’를 방문하기 위한 순례 행렬이 이어지고, 이곳에서 결혼을 하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 때문에 현지 주민들의 결혼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지방관광세 징수와 관광산업 재투자
블레드는 인구 약 8천 명 정도인 작은 도시이다. 이런 작은 도시에 2천 200개의 호텔 침대와 1천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핑시설을 갖추고 총 5천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개인민박에서 1천 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모든 숙박자들은 숙박비 외에 1.01유로의 지방관광세(local tourist tax)를 의무적으로 내게 되어 있다. 이 세금은 순수하게 블레드 자치단체의 이익이 되며 연간 50만 유로 정도 되는 이 수입을 블레드 시는 관광활성화를 위해 사용한다.
이 예산으로 질 좋은 컬러화보로 된 안내책자는 물론 각종 팸플릿과 주변 환경 조성 등에도 사용된다. 지난해 블레드시를 찾은 관광객은 22만 명이다.
슬로베니아 전체론 관광객의 외국인 비중이 60%인데 블레드시의 경우 외국인이 95%를 차지한다. 블레드시의 1년 재정규모가 900만 유로 이므로 지방관광세는 전체 재정의 18분의 1수준에 이른다.
여기에 호텔마다 세금(랜드택스)을 따로 내고 있어 관광으로 걷는 세금은 상당하다. 2만 유로가 넘는 슬로베니아의 GDP 중 관광수입은 무려 13%를 차지한다.
▲ 관광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적
슬로베니아는 중부유럽에서도 문화·관광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국가이다.
전체 인구가 200만이 조금 넘는 슬로베니아에는 220개의 지자체가 있는데 특히 이들이 문화, 관광 분야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블레드 시도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있는 편이며, 산업·관광전문학교와 국제MBA 학교가 있어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블레드는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해 이 관광전문학교에 블레드의 젊은이들이 많이 입학해 블레드 관광 전문 인력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에는 학교시설과 설비는 충분하지만 관광을 전공하려는 젊은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하다.
따라서 블레드 관광전문학교는 학생들에게 좋은 환경, 밝은 전망을 제공해 관광전문인력을 육성하려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다행히 올해는 블레드의 젊은 학생들이 많이 입학했다고 한다.
지역의 관광전문인력이 중요한 이유는 대도시의 경우 다른 여러 도시에서 와서 일하는 직원들이 많아 인력이 부족하지 않지만, 지방의 작은 호텔들은 외부에서 일하러 오려고 하지 않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외부인력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내부인력에게 지불된다면 지역활성화에도 기여하므로 이곳에 거주하는 직원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블레드 관광산업 추이
슬로베니아 전체를 놓고 보면, 숙박 관광객 비율이 내국인 40%, 외국인 60% 이지만, 블레드는 내국인이 5%, 외국인이 95%로 해외에 더 잘 알려진 고급휴양지임을 알 수 있다.
블레드는 유럽에서 기차로 이동하기 좋은 곳으로, 이미 100년 전 헝가리 제국의 일부였을 때부터 블레드를 지나는 잘츠부르크-트리에스티 철도가 개설되었다.
따라서 외국관광객은 주로 영국·이탈리아·독일·네덜란드인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일본 대사관이 들어와 일본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다른 대륙의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직항노선이 중요한데 2년 전에 도쿄-루블라냐 구간이 취항되었기 때문에 일본 관광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블레드를 찾는 관광객 수는 작년보다 5%정도 감소했고, 소비도 줄었다. 하지만 이는 불경기로 인한 세계적 추세로 보고 있다.
블레드 관광산업은 관광객들이 머무는 숙박일수가 평균 2일 밖에 안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다행히 관광농장에 오는 손님들이 일주일동안 휴식을 취하고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장기 휴가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이는 대부분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호텔은 싫고, 자연적인 로컬푸드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찾는 세계적 추세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블레드시는 관광농장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블레드시 관광산업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구온난화. 20년 전까지만 해도 매년 12~2월의 블레드시는 눈으로 덮여 스키 관광객이 붐볐으나 지금은 인공눈을 뿌리지 않으면 스키장 운영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호수에서 즐겼던 얼음스키도 2005년 이후엔 금지된 상태다.
시 산하 스포츠시설 관리회사 직원인 미로 으카 씨는 “지구 온난화로 스키 등 겨울스포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스키 대신 크로스컨트리, 겨울수영대회 등 이색 이벤트로 관광객과 스포츠 동호인들을 유인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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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협력 통해 관광객 유치 나서요”
활달한 인상의 에바 스트라브스 프도가(Mrs. Eva Stravs Podlogar)씨는 블레드의 관광부책임자이자, 국립 슬로베니아 관광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팀이 블레드를 찾은 날은 휴일인 토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바 씨는 취재팀을 직접 안내하며 블레드시의 스포츠 시설과 자연환경을 홍보했다.
Q. 블레드 관광위원회(관광협회)의 조직과 운영은? A. 블레드 관광위원회는 블레드시 산하 시립단체로 설립됐고, 전담 인원은 3명이 배치되어 있다. 농장 호텔 스포츠회사 등 100여 업체가 가입되어 있다. 이중 관광농장은 20곳이 포함됐다.
누구나 참여하고자 하면 가입이 가능하며, 관광위 재정 60%는 관광세로 충당한다. 시민들로 구성된 별도 관광위원회도 존재한다. 800여 명이 참여하며 청소, 관광안내 등 자원봉사 일을 맡고 있다.
관광위원회는 관광홍보(브로셔 팸플릿 제작), 관광정보센터 운영, 세계 전역 블레드시 홍보 담당(박람회 참가 등), 관광 관련 이벤트 담당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Q.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에 겨울 스포츠시설 이용객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A. 20년 전만 하더라도 12월초~2월말까지 블레드 전 지역이 눈으로 덮여 스키 관광객이 붐볐지만 지금은 인공눈을 설치하지 않으면 스키장 운영이 어려울 지경이다.
블레드 호수에서 얼음 스키를 타기도 했으나 지난 2005년 이후부터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크로스컨츄리스키, 겨울수영대회 등 이색 이벤트를 겨울에 열어 관광객과 스포츠 동호인들을 유인하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Q. 스포츠 시설의 재원마련은 어떻게 하는가? A. 지난 6년간 시설투자 비용은 조정경기장 신축에 350만 유로가 EU기금에서 충당됐는데 이중 세금 70만 유로는 블레드시에서 부담했다.
체스올림픽 개최를 위해 스포츠센터 리모델링은 시에서 전부 재정부담을 했다. 따라서 스포츠시설 투자는 프로젝트에 따라 기금 조달 방법이 다르다.
Q. 슬로베니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최근 유럽 근교보다 해외 관광객이 더 많이 블레드시를 찾고 있다. 하지만 슬로베니아 유명 장소만 보고 이틀 만에 오스트리아 등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관광객들을 사로 잡는 것은 블레드시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관광객들도 슬로베니아를 제대로 알고 느끼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두고 여행했음 좋겠다. |
부부가 둘이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만...”
선조가 남긴 고택에서의 체험...발길 끊이지 않는 이유는?
(2) 안동 고택 수애당
경북도 문화재 자료 56호인 ‘수애당(水涯堂)’은 안동에서 영덕방면으로 25km 지점 수곡교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조선말기의 건축양식을 잘 나타내고 있는 3동 29칸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래 안동시 임동면 수곡리에 있었으나 임하댐 건설로 1989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수애당은 임하호를 끼고 있어 대문을 나서면 바로 보이는 임하댐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향을 하고 있는 우측의 대문채를 들어서면 담장으로 구획된 장방형의 행랑마당이 나타나며 담장사이로 난 중문을 들어서면 일자형의 정침과 'ㄱ'자형의 고방채가 안마당을 사이에 두고 서향하여 자리 잡고 있다.
고택체험 숙박을 할 수 있는 안방, 사랑채 등은 그냥 민박을 위해 꾸민 집이 아니라 방마다 색깔을 입혀 분위기를 다르게 했다. 모든 방과 대청마루에 황토를 발라 예스러움도 묻어난다.
수애당에서는 널뛰기와 굴렁쇠 굴리기, 떡방아 찧기 등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텃밭에서 고추따기는 물론 상추도 뜯을 수 있다.
■ 안동의 대표적인 고택체험지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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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은 총 47개의 크고 작은 종택이나 고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2008년 5만여 명에서 지난해 6만5000여 명으로 크게 늘고 있다. |
고택 체험은 이웃 안동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다. 도시민과 외국 관광객에게 한국적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안동은 총 47개의 크고 작은 종택이나 고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2008년 5만여 명에서 지난해 6만5000여 명으로 크게 늘고 있다.
안동의 여러 고택 중에서도 수애당은 하회마을 등과 함께 체험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곳 중의 하나이다. 미리 약속이 된 수곡리 수애당을 찾았다.
기자단을 맞은 이 고택의 주인은 대청마루에 안동식혜와 간단한 다과를 정성스럽게 내놓았다. 전통가옥 체험을 ‘무기’로 21세기에 19세기식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주인 류효진씨(47)가 들려준 ‘마케팅 아닌 마케팅’ 얘기를 그대로 옮긴다.
■ 가족이 하다 보니 일관된 서비스는 힘들어
- 관광객들이 왔을 때 항상 이렇게 안동식혜를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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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시 임동면에 위치한 수애당 전경과 고택의 주인 류효진씨 |
▷ 일관성 있게 안 된다. 관광객 단위가 다르니까. 제공할 때도 있고 못 줄때도 있고. 기본적으로 드리진 않는다. 평일처럼 사람이 많이 없고 하면 같이 앉아서 차 마시고.
또는 늦게 가거나 해서 바쁘지 않을 때는 가시기 전에 차 한 잔 하자 하면서 이렇게 접대하기도 한다. 바빠서 힘든 점이 있다. 단체로 많이 온다. 단위는 가족단위가 가장 많다. 수로 따지면 단체로 오는 게 제일 많다.
- 고택 체험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가?
▷ 프로그램을 많이 할 수는 없다. 민속놀이를 많이 했다. 초반에는 홍보가 되니까. 널뛰기 등을 했는데 계속 할 수는 없더라. 가족, 개인, 단체로 오는데 저녁식사를 하고 여기 오면 8시 정도 된다.
그때 체험을 시작해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것으로. 더 늦으면 방해가 되니까.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그래서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
처음에는 안동이 유교 색채가 강하니까 제기 닦고 제사음식 차리고 이런 것도 했는데 힘들더라. 가족들이 오면 아이들 위주로 흘러간다. 부모들이 아이들 위주로 움직이더라.
3~4가족이 함께 오는 경우 여기서 음식을 먹는 건 자제시킨다. 그러니까 그냥 들고 와서 드시는 건 되는데 고기를 구워 먹거나 하는 건 못 하시게 한다. 내 생각에 이 곳은 쉬러 오는 곳이다.
그런데 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조리하고 또 치우고 상추 씻고 이러다 보면 대화도 안 되고. 그냥 사서 드시는 것에 비해서 그렇게 싸지도 않다. 그래서 하지 말라고 권유하는 편이다.
-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지금 사정은 어떤가?
▷ 98년 서울에서 귀향했다. 대종택에서는 개방하는 걸 처음에는 싫어했다. 홍보도 많이 하고 이미지가 달라졌으니까 이제는 바뀌었다. 나이든 분들은 (고택을 개방해 사업을 하는데) 어려운 게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젊은 고객을 상대로 인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다.
10년 전에 시작했을 땐 손님이 별로 없다가 3년 지나니까 손님이 차차 늘더라. 5년까지는 손님이 많이 왔다. 그 이후로는 조금씩 줄어들었다. 처음엔 이런 고택체험이 많지 않았는데 어느날 붐이 일면서 크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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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택의 주인 류효진씨와 함께 고택 숙박체험을 운영하고 있는 부인 문정현씨가 장독대를 살펴보고 있다. |
내가 시작할 땐 이 동네에 3~4개. 전국에 10개 정도? 그랬는데 지금은 아마 전국에 300가구 정도 될 거다. 그러니까 고택민박을 이용하는 사람은 늘어났겠지만 우리 집에 찾아오는 사람은 줄어든 거다. 그래도 방학 때는 방이 다 차고 의외로 겨울에 많이 온다.
여름은 휴가철이어서 많이 오는데 솔직히 여름이 제일 안 좋다. 덥고 모기도 많고 비도 많이 오고 하니까. 물론 한옥이니까 다른 곳처럼 아주 덥지는 않아도 그래도 여름엔 불편하다.
객실은 11개 운영한다. 이용요금은 4~10만원까지 있다. 방 크기하고 인원에 따라 다르다. 주말, 성수기에 따라 요금이 차이가 있는데 만원 더 낸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식사를 제공하게 되면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고 돈도 좀 되지만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
여기서 먹는 건 그냥 집밥이다. 백반 정식 이런 거. 발효 음식을 주로 제공한다. 음식재료의 상당부분은 집 옆의 밭에서 기른 거다. 그러다 보니 10개 안팎의 찬이 계절에 따라 다르다.
■ 고택 관광 늘었지만 개방된 고택 더 늘어
- 사람들이 고택에 와서 어떤 것에 만족을 하는가?
▷ 핵심은 간단하다. 친절하고 빨리 응대하는 것이다. 많이 체험하는 게 중요한 것 같진 않다. 이렇게 앞에 앉아서 대화하고 같이 차 마시고. 응대하는 것의 문제인 것 같다. 체험은 돈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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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놓은 다과상, 안주인이 내놓은 안동식혜가 매우 정갈하다. |
아무래도 체험을 하게 되면 비용이 드니까. 그게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이 마을에 고택은 5개 정도 된다. 이 집은 80년 정도 되었다. 1939년이라고 하니까. 옆에 일반 민박도 있다.
우리 집은 구경만 하고 가는 사람이 많다. 너무 많아서 문을 닫아 놓아야 할 정도다. 그래도 또 문 열고 들어온다. 아파트는 문 열고 들어가면 도둑이지만 한옥은 문 열어놓고 지내는 곳이긴 해도, 많이 찾아오니까 애로점이 많다.
여기에서 쉬려고 오는 분들한테 방해가 되기도 하고. 이제는 등산객까지 찾아온다. 이런데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 자랑을 많이 한다. 옛날에 우리 집도 이랬다고 하면서. 그러면 또 대꾸를 해주게 되고.
누구든 와서 인사를 하게 되면 말을 하고 말을 하다 보면 길어져서 차라도 한잔 하게 되면 시간이 길어지니까.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는 것도 있고.
요즘은 오전 시간하고 청소해야 되는 시간에는 문을 닫아 놓고 일하고. 어느 정도 바쁜 게 지나가면 문을 열어 놓는다. 이곳에선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한다.
호텔처럼 공간이 막혀 있지 않아 이곳에 쉬러 온 사람에게 방해가 된다. 떠들고 다툼도 생기고 그러다 보면 사고도 난다. 호텔처럼 즉각적으로 대응 할 인력도 없다.
그래서 가족단위로 와도 체험 일찍 끝내고 옛날 식 방에서 텔레비전 없이 조용하게 지내도록 유도한다.
- 연간 몇 명이 오는지?
▷ 그런 걸 따로 기록은 안한다. 방명록도 안하고. 그것도 처음엔 했는데 관리도 어렵고. 그냥 쌓이기만 하고. 올해 방학 때만 천육백 명 된다고 기사가 났더라. 체험만 하고 가는 거 생각하면 만 명 정도는 넘을 거다.
그 중에 외국인 비율은 10% 정도 된다. 일본인은 투어로 많이 온다. 20명 정도 단위로. 유럽쪽은 2가족 정도 단위로 많이 온다. 독일, 오스트리아가 많이 온다. 프랑스는 유별나게 많이 온다. 제일 많이 오는 것 같다.
■ 돈 주고 하는 홍보는 효과 없어
- 홍보를 하는가?
▷ 특별한 홍보는 하지 않는다. 돈 주고 하는 홍보는 안한다. 방송은 해 봐야 번거롭다. 방송은 안 반갑다. 신문은 효과가 좋다. 나중에 좋아진다. 방송은 장사하는 집에 효과가 좋다.
이 동네에 장사하는 집이 있다. 거기는 방송 한 번 나가면 몇 개월 치가 한 번에 팔린다. 주문이 막 들어오는 거다. 그런데 이런 데는 방송 나가면 그냥 지나가고 만다.
하지만 신문이나 잡지 나오는 거는 2년이 지나도 들고 찾아온다. 2년 지난 잡지를 들고 온 사람이 있었다. 홍보를 비롯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예전엔 아무리 변해도 3년 정도라고 생각했다.
좀 느긋하게 바라본 것도 있고. 그런데 이제는 정말 빠르다. 공격적인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변화에 대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3년을 내다보기도 어렵다.
고택 체험은 안동시가 관심을 갖고 지역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지원을 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그렇지만 전통 고가옥 숙박시설이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류씨는 이 사업 초기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부인과 둘이서 감당할 만큼만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 말처럼 전통 마케팅도 쉽지는 않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글은 영주시민신문 오공환 기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는 글입니다.
- 글쓴이 : 오공환
- 1971년 경북 상주 출생. 동양대 행정학과 졸업(99). 영주저널, 백산신문, 영주신문, 해동신문사, 구 영주시민신문, 양백신문, 영주생활뉴스 등 동네신문에 근무(92년~2001년)경북일보 영주담당 기자로 근무 (99년) 현 영주시민신문 창간(발행인 및 편집인 역임. 2001년 5월) 영주시민신문 편집국장(2008년~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