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시언_박물관 탐방]아름다운 자연 속 세상, 영양산촌생활박물관으로 가자!
- 이영재
아름다운 자연 속 세상, 영양산촌생활박물관으로 가자!
‘영양군’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가장 먼저 ‘고추’이고, 그 다음은 ‘육지 속의 섬’이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듯 ‘오지’라는 단어입니다. 왜냐하면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분기점에 위치하는 영양군은 일월산(日月山, 1,219m), 통고산(通高山, 1,066m), 백암산(白岩山, 1,004m) 등 해발 1,000m가 넘는 지맥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산간지대는 자연환경의 제약으로 인하여 평야지대와 다른 독특한 생활문화를 형성하게 됩니다.
▲ 영양산촌생활박물관
영양산촌생활박물관은 경북 북부의 산간지대에 위치한 산촌사람들의 생활문화를 보존 및 연구하고, 이를 전시 및 교육함으로써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건립되었습니다. 2001년 전시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2003년 설계용역을 완료하였으며, 2004년부터 각종공사를 실시하여 2009년 야외전시공사를 마침으로써 모든 건립사업이 끝났습니다. 박물관은 상설전시실이 완공된 2006년 9월 21일에 개관하였으며, 2007년에는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하여 공립박물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입암면 신구리에 위치한 선바위관광지를 지나서 31번 국도를 따라 약 800m를 올라가면 왼쪽 언덕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박물관은 지리적 위치에 따라서 크게 도심형과 관광지형으로 나뉘는데, 영양산촌생활박물관은 선바위관광지와 연계하기 위해서 건립된 관광지형 박물관입니다. 그래서 영양산촌생활박물관은 주말과 봄‧가을 행락 철에 관람객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리석으로 만든 큰 조형물(문주)이 눈에 들어오며,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곳곳에 세워 놓은 12지신과 장승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차량에서 내리면 귓속 가득히 상쾌한 산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옵니다. 주차장에는 안내소와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고, 관람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종합안내판이 있습니다. 17대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국공립박물관 무료화 정책에 따라 영양산촌생활박물관도 현재 주차료는 물론이고 관람도 무료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여타 시군의 공립박물관과 달리 영양산촌생활박물관은 29,022㎡의 넓은 부지 위에 ‘전통생활체험장’, ‘상설전시실’, ‘자연생태체험장’, 그리고 ‘전통문화공원’으로 관람코스가 나눠집니다. 먼저 ‘전통생활체험장’을 들어서면 산골에 위치한 산촌마을을 들어서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2m에 이르는 돌담길을 돌아서면 왼쪽에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빌었던 서낭당이 관람객을 반깁니다. 주변에 흔한 적색 사암으로 벽채를 쌓고, 지붕은 굴피를 벗겨서 덮어 놓았습니다. 산간지대에 위치한 영양군에서는 마을 어귀에 큰 느티나무를 섬기거나, 당집을 지어서 입석(立石)을 모시는 사례가 많습니다.
서낭당을 지나면 100년 전 선조들이 살았던 나지막한 담장의 초가집이 눈에 들어옵니다. 좌우로 텃밭을 끼고 자리한 초가집은 평야지역의 초가집과 다르게 벽채가 큰 통나무를 잘라서 우물정자(井) 형태로 쌓은 ‘투방집’입니다. 자금과 노동력이 부족한 산간지역에서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가장 쉽게 지을 수 있는 건축방식이라고 하며, 산골에 들어가 하루 이틀이면 지을 수 있다고 해서 ‘하룻집’이라고도 했답니다. 방안에는 방안을 밝히고, 공기를 따뜻하게 했던 벽난로인 ‘코쿨’이 이채로움을 더합니다.
초가집을 뒤로 돌아들면 굴피와 너와로 지붕을 덮은 부자집인 ‘겹집’이 나타납니다. 측면에서 볼 때 초가집의 두 칸에 해당한다고 해서 ‘접집’ 혹은 ‘겹집’이라고 하며, 가난한 산골에서는 쉽게 지을 수 없는 크기의 집이기에 부자집으로도 통합니다. 산짐승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외양간을 집안으로 들여오고, 앞쪽의 벽채에는 나무판자를 둘러서 지었다고 해서 ‘판장집’으로도 불립니다. 안방, 중방, 상방(사랑방), 마루, 정지, 외양간, 봉당으로 측면 2칸 전면 4칸의 8칸집에 이릅니다. 집안 곳곳에 사냥도구, 수장용구, 이불과 화로 등 생활용구가 선조들의 삶을 가깝게 느끼도록 합니다.
너와집을 구경하고 나면 넓은 마당이 펼쳐져 있고, 굴렁쇠 굴리기와 널뛰기 등 갖가지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한 바탕 놀이를 한 뒤 상설전시실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중앙홀에 거대하게 자리 잡은 물레방아확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국 어디를 다녀도 보지 못했던 것으로 무게만 하여도 6톤에 이르는 거대한 확입니다. 돌확 안쪽에는 기원을 빌었던 듯 동전들이 자리를 잡고 있네요.
돌확 좌측으로 상설전시 1관에 들어서면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귀를 상쾌하게 합니다. 산촌의 살림살이에서부터 마을살이, 그리고 농사와 공예에 이르기까지 산촌생활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제1관을 나서면 좌측으로 규화석을 비롯하여 기증자들의 기증품들을 볼 수 있으며, 발걸음은 곧장 제2관인 기획전시실로 이어집니다. 기획전시실에는 한국의 화폐와 영양의 옹기가 전시되어 있는데, 작은 공간을 알차게 활용하여 볼거리가 풍성함을 느끼게 합니다.
상설전시실을 나서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주차장에서 상설전시실까지 등을 보이며 올라오느라 보지 못했는데, 상설전시실을 나서니 배산임수의 두들에 자리 잡은 박물관의 아름다움이 보였던 것입니다. 산태극과 수태극의 조화라고 할까요? 자연의 산수를 한차례 즐긴 후 왼쪽 관람로를 따라가면 농업용 저수지를 활용해서 수중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생태체험장에 다다르게 됩니다.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간간히 머리를 내미는 자라는 아이들의 마음을 쏙 빼앗아갑니다.
자연생태체험장은 영양지역의 효자와 효부 이야기와 유명한 전설들을 갖가지 조형물로 풀어 낸 전통문화공원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무지개 색으로 빛나는 오작교를 지나면 선녀와 나무꾼, 효자 조검, 흥부와 놀부, 호랑이와 곶감 등 마치 동화나라에 들어선 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수목이 우거진 계절이면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교육의 장이 아닌가 합니다. 숨겨진 전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발길은 처음 박물관에 들어섰던 종합안내판 앞에 다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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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에서는 보기 드물게 오밀조밀하게 참 잘 짜여진 박물관이군요! |
박물관을 나서며 한 마디씩 하시는 말씀들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들려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박물관은 양력 1월 1일, 음력설과 추석, 그리고 매주 월요일에 실시되는 정기 휴관을 제외하고 항상 열려 있습니다. 문의사항은 박물관 안내소(054-680-5367) 또는 학예실(054-680-5363)로 하시면 됩니다.
- 글쓴이 : 남시언
- 경북콘텐츠진흥원 차장(일반4급)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소 히트메이커스 대표로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총괄을 맡고 있다. 콘텐츠 제작 및 마케팅 실용서 등 저서 9권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