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오공환_지역마케팅이 지역을 살린다]프롤로그-연재를 시작하며
- 오공환
프롤로그-연재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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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제가 실시 된지 20년이 됐고 민선 5기에 접어들었지만 영주시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자체는 여전히 지역적 특색을 살리지 못한 채 ‘충효의 고장’, '선비의 고장‘ 혹은 ‘문화관광의 도시’라는 비슷한 슬로건을 내걸고 획일적인 마케팅에만 치중하고 있다.
지역 활성화의 수단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지역마케팅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지만 지역적으로 특색 있고 지역을 대표할 함축적 요소들을 담은 마케팅 전략을 펼치지 못 한 채 획일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지역 알리기‘에만 치중하고 있는 모습도 역력하다.
하지만 세계 유명 도시의 사례는 다르다. 각 지역의 특색을 파악해서 적정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거나, 창조적인 건축물이나 볼거리를 만들어내 세계인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지자체가 지역마케팅에 눈을 뜨고 있다.
영주시민신문은 2010년 9월부터 10월까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국내 4개 도시를 비롯해 유럽 4개국 9개의 도시를 취재했다. 이에 따라 매주 8회에 걸쳐 ‘공동기획취재-지역마케팅이 지역을 살린다.’를 연재한다.
이번 취재를 통해 지역마케팅의 성공적인 국내외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경북북부지역이 타 지자체와 차별화 돼 주목받는 문화관광 도시로 가기 위한 마케팅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프롤로그-연재를 시작하며 |
1. [프롤로그] 연재를 시작하며
▲ 지역 마케팅이란?
지역마케팅이란 협의의 의미로 도시 마케팅이나 장소마케팅이라는 개념으로 지칭되고 있다.
그 의미는 한마디로 말하면 지역 자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고 지역에 관한 모든 문화와 생산품, 즉 지역의 유무형의 자산과 이러한 자산을 통해 만들어진 유무형의 생산물(product)들을 자원으로 그 지역의 구성원(공공과 민간부문)들이 협력해 대상 고객(기업, 주민,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이미지, 제도 및 시설들을 개발해 이를 외부에 알리고 상품화함으로써 지역의 전체적인 자산 가치(브랜드가치 포함)를 높이는 모든 활동이라 할 수 있다.
현실적 의미의 지역마케팅은 지금까지 지자체의 각 부서가 산발적으로 추진하던 단편적인 계획(특정 사업유치, 문화관광 축제 및 특산품, 관광 상품개발, 지역CI 개발 등)들을 하나의주제로 묶어 지역자체를 마케팅 주체로 설정하고 종합적으로 지역을 마케팅 하는 것을 말한다.
▲ 성공한 국내외 지역마케팅의 사례들
스위스에 위치한 인구 7만의 도시 루체른은 집중과 선택을 통한 지역마케팅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성공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오늘의 루체른은 행정과 예술가, 시민들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
1천 600억 원을 들여 5년간의 건축공사를 거쳐 2000년 루체른 호숫가에 건립한 멀티형 문화공간인 ’루체른 문화컨벤션센터(KKL.Kulturund-Kongresszentrum Luzern)’는 루체른이 ‘국제문화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는데 크게 일조했다.
관광수입만도 한해 700억 원이 넘는다. 문화를 주제로 한 지역마케팅을 통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한 루체른은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 또한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탈리아 베로나도 문화를 소재로 한 지역마케팅을 통해 도시경제를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린 곳이다. 베로나엔 로마시대, 중세시대 등 다양한 유적이 산재해 있다.
고대 원형극장을 개조해 공연장으로 활용함으로서 ‘오페라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이보다 ‘사랑의 도시’로 더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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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베로나에 위치한 ‘줄리엣의 집’ |
줄리엣의 집은 줄리엣이 살았던 집이 아니다. 단지 줄리엣의 집으로 장식해 문화마케팅을 벌인 결과 현재 매년 200만 명의 관광객들이 가짜(?) 줄리엣의 집을 보기 위해 베로나를 찾는다.
비록 거짓인지 알고 있지만 ‘줄리엣 동상’의 가슴을 만지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베로나는 줄리엣의 집에 1유로를 투자해 6~7유로의 관광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스토리에 옷을 입한 지역마케팅을 통해 베로나는 앉아서 6배 이상의 관광수입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오스트리아 바트블루마우는 세계적인 건축가가 직접 지은 온천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쓰레기 매립장에 지나지 않던 작은 시골마을이 세계적 유명관광지로 되살아 난 곳이다.
온천리조트에서 필요한 농작물, 민박, 관광안내소 등을 마을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국경지대에 위치한 슬로베니아 노바고리차는 장소마케팅을 통한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카니발'축제로 전 세계에 알려진 이탈리아 해상도시 베네치아는 사계절 관광도시로 거듭난 곳 중 하나이다.
관광 비수기인 2~3월 카니발 축제를 열어 전 세계 관광객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회사인 SPA를 설립하고 카니발의 주최, 기획, 스폰까지 일괄 진행하면서 행사의 업그레이드 효과까지 얻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또한 세계 최고 패션도시의 자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도시 마케팅 나서기위해 전문조직을 구성하고 관광자원과 패션산업을 활용한 사회참여 프로그램 발굴로 관광객 증가 효과를 얻고 있다.
알프스산맥과 호수 등 자연환경으로 유럽의 고급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는 슬로베니아의 블레드시는 자연환경을 활용해서 사계절 스포츠 활성화와 세계 스포츠대회 유치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알프스가 위치한 스위스의 그림젤패스(Grimselpass) 또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한 관광마케팅으로 인해 세계인들의 발걸음들이 이어지고 있는 곳 중에 하나이다.
국내에서도 지역마케팅을 통해 지역 재창조에 성공한 몇몇 도시의 성공사례는 민선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지차체에 앞으로의 가능성에 희망을 갖게 한다.
석탄 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폐광지역으로 전락했던 영월은 지난 2005년부터 신 활력 사업으로 ‘박물관 고을 육성 사업’을 추진해 문화관광(박물관)과 먹거리 관광(한우전문 다하누촌)을 네트워크화하여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태백은 레저 스포츠산업 클러스터화를 통한 세계적 레저스포츠 도시 육성을 골자로 고원레포츠의 도시를 캐치플레이즈로 전국적인 홍보에 박차를 가해 나가고 있다.
현재 해발 1100m에 조성된 고지대 훈련장 특구에는 각종 스포츠 대회 개최 및 전지훈련단 방문 등으로 스포츠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춘천 남이섬내 위치한 ‘나미나라 공화국’은 장소의 고유한 이미지에 주변 자연과의 접목을 시도해 상품을 개발한 친환경적 장소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1년 방영된 겨울연가의 성공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문화관광지로 탈바꿈했고 최근에는 북미나 유럽 등지 관광객에게도 청정환경의 국제적 관광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충북 단양 한드미 마을은 농촌체험마을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성공 케이스다.
농촌 전문가와 지역민들이 상호 유기적 관계를 정립해 각종 전통체험까지 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농촌 체험마을의 성공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웃 안동의 고택인 수애당은 안동시의 전통을 살린 관광상품으로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 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전통을 살린 관광상품인 고택은 외국인에게 한국적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도시민에게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여유로움을 가지게 하는 곳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 국내외 지역마케팅 사례들의 공통점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유산에 톡톡 튀는 현대적 아이디어가 결합하거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오랜 시간이 걸려도 꾸준히 목표달성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간다는 것이다.
결코 보잘 것 없다고 무시하거나 조급해 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끈기가 지역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임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 영주는 민선 1기부터 ‘선비의 고장’임을 내세워 ‘선비브랜드’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소수서원 옆에 ‘선비촌’이 만들어 지고 ‘영주선비문화축제’까지 기획해 매년 열고 있으며 농ㆍ특산물 브랜드도 ‘선비숨결’로 일원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와의 차별되는 영주만의 독특한 ‘선비 마케팅’을 펼치고 있음에도 우리고장이 아직까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아 나서 보자.
본 글은 영주시민신문 오공환 기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는 글입니다.
- 글쓴이 : 오공환
- 1971년 경북 상주 출생. 동양대 행정학과 졸업(99). 영주저널, 백산신문, 영주신문, 해동신문사, 구 영주시민신문, 양백신문, 영주생활뉴스 등 동네신문에 근무(92년~2001년)경북일보 영주담당 기자로 근무 (99년) 현 영주시민신문 창간(발행인 및 편집인 역임. 2001년 5월) 영주시민신문 편집국장(2008년~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