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지역을 발언하다"라는 말은 "지역, 미술을 발언하다"라는 말로 바꾸어 보더라도 그 의미는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전자가 미술, 아니 미술인들이 어떻게 지역(로컬)을 드러낼 것인가라는 지향성을 강조했다면, 후자는 지역이 드러내놓는 미술의 현재성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도시를 모방-따라잡기식-하는 외형적 인프라의 구축보다, 장소성과 인적 구성이라는 내적 가치가 보다 우선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변'이 되고만 로컬이라는 현실을 '발언'이라는 행위를 통해 '지금-여기'를 공감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현대는 흐름의 공간(자본, 정보 등)이 장소의 공간을 지배하는 시대라고 합니다. 로컬이 국가단위를 거치지 않고도 글로벌이라는 탈근대를 수혈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아날로그적이며, 피지배적이며, 국가의 중앙집중화 정책에 따른 소외감을 떨쳐버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장소성과 지역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지역간 연대 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발언'은 먼저 우리 자신에게 되묻는 행위입니다. 그런 다음 '지역성(소수성과 다양성)이라는 담론을 타자들과 공유해나가는 '소통'의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다르게, 그러나 함께' 달려운 20년 세월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듯이 지역의 미술문화를 선도하는 단체로서의 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사)한국미술협회지부 영주미술협회 회장 송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