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며 이제 전시는 내게 일상이 되고 있다. 여덟 번째 전시를 하면서 잠정적으로 일 년에 한 번씩은 개인전을 열겠다는 결심을 했던 터라 한 해의 끝을 붙잡고 약속을 지키는 중이다.

공모전과 휘호대회를 쫓아다니던 시절에는 그것이 나의 공부하는 방법이었고 이제는 개인전을 여는 방식으로 공부법을 전환했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마감과 시한이 정해져있는 일을 할 때 가장 긴장하게 되고 잘 해내게 된다. 목표 없이, 마감없이 사는 삶은 내게 매력이 없다. 그렇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숨 가쁜 time table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사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 세상 안에 나 하나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끼게 된다. 그야말로 滄海一粟이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그것은 나의 존재를 더욱 확실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존재하는 것의 무게는 또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그 작은 좁쌀 하나의 무게가 滄海보다 작다고 결코 말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滄海一粟, 이 단어는 허무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에 물을 주는 말인 것이다.

나는 청송이라는 산골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으로 배부르고 추운 겨울 따뜻하게 지내기 위한 장작도 쌓여 있고 넓은 집과 작업실이 있어 행복하다.

내가 일생을 함께 할 붓을 들어 작업하고 있으며, 많지는 않아도 열심히 글을 배우는 제자도 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세상에 나선 한 알의 좁쌀은 행복하고 그 행복은 滄海를 가득 채운다.
그러니 여러분의 삶에도 행복이 넘치기를 바란다.

2012년 12월
청문학당에서 금린재주인 백강 김수홍

현재 한국서가협회 전각분과위원 한국서가협회 청송군지부장 청송문화학교 운영, 백강미술관장 대한민국주왕산서예대전 집행위원장 한국서가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청송지부 이사 / 서예분과장 기획편집 청문학당, 족자전문표구사 청문학당 대표 도서출판푸른솔, 푸른솔광고기획 대표 경북북부제1교도소 서예강사 영양군여성서예가협회 서예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