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남정순_타샤와의 대화, 세계의 미술관 기행]살아있는 것을 즐기며
- 남정순
살아있는 것을 즐기며
누구나 10대 무렵에는 멋진 미래를 꿈꾸며, 과연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하며, 가슴이 설레곤 했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도 미래는 여전히 커다란 신비에 차 있었습니다.
이윽고 인생의 반이 지났을 무렵, 문득 뒤돌아보니, 나는 어느 사이엔가 커다란 신비 속을 걷고 있었습니다.
날마다 기쁨과 두근두근하게 하는 작은 성과가 쌓이고,
가족이나 친구와 나누는 마음 따뜻한 교류-이것이야말로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만나는 수많은 모험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입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 속에서 어떤 커다란 기쁨에 눈을 돌려보면,
인생이란 대단한 모험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생기지 않는다
젊은 사람에게는 좌절이나 실패,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은 일이 있다고 해도,
자신을 잃거나 비관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세상은 움직이고 있는 것, 포기해버린다면 거기까지랍니다.
그보다 세상에 있는 좋은 것,
즐거움을 찾는 노력을 해주길 바랍니다.
옛날부터 말하지 않던가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생기지 않는다고요.
처음부터 지나치게 베푸는 것보다, 부족하지 않을 정도가,
인생에서 보다 많은 기쁨을 찾아낼 수 있다고도 합니다.
성공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다만 필요한 노력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가 아닐까요?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면,
부모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감사하는 마음을,
어떤 형태로든 부모께 전해드렸으면 합니다.
내가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소음, 어수선함, 공격적이고 사귀기 힘든 사람을 피하는 것.
자신의 경제력에 맞는 생활을 하는 것. 빚을 지지 않는 것.
가능한 한 자급자족하는 것.
이것은 절약이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만족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 된답니다.
나는 학교 성적도 나빴고, 부모나 오빠가 권하는 일에도 흥미를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인물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미술학교에서도 열등생이었기 때문에,
내게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내 나이 스물세 살 때, 그림책 『호박․ 달빛』이 출판된 것을 계기로,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10여년 사이에, 책이나 삽화로도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이 생각하게 되고,
동시에 밭일, 천짜기, 뜨개질 등의 솜씨도 차츰 좋아져서, 드디어 자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패나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실망하여 포기해버린다는 선택도 있지만,
거기서 배우고, 다가올 미래를 믿고 지속적으로 희망을 가지고,
앞을 향해 걸어간다는 선택도 있습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며,
사귀기 힘든 사람과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일이나 사람은 가능하다면 피하는 것이 좋지만,
아무리해도 피할 수 없을 때에는,
뭔가 즐거운 일을 생각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고 나면, 기분 좋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몬트의 겨울은 춥고 길기 때문에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다란 인내 뒤에는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빛나는 계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겨우내 나는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괴로울 때야말로, 상상력을 고갈시켜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일을 열심히 하고, 계획한 일을 수행하고, 실망하지 않고,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상냥하며, 인내심 강하게 감동할 수 있는,
유머감각이 있고, 호기심도 있는-이런 자질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도,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며,
늘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자질을 추구하지 않았는데도
멋진 인생을 보내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인생은 신비로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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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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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남정순
-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Cultureline』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