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허지은_맛집 소개]와플·커피향이 마음을 채우는 곳, '솔베이지'
- 허지은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맛집 소개' 입니다. 그 중 첫번째로 문경의 맛집들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문경의 맛집들은 현지 기자로 활동중인 허지은씨가 수고를 해줄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와플·커피향이 마음을 채우는 곳, '솔베이지'
향긋한 버터를 발라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게 노릇노릇 잘 구워낸 와플. 훌륭한 와플 한 장이면 한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그런 와플에 생크림·생과일·아이스크림을 곁들여 갓 볶아낸 커피와 함께 내놓는다면 그 환상 궁합에 여심은 녹아 내린다. 멋없기로 소문난 경상도 남아들이여. 사랑하고 관심있는 여인들로부터 점수를 따고 싶다면 ‘솔베이지’로 가보자.
와플이라고 하면 길거리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파는 달착지근한 주전부리라고 생각하는 당신은 현대인이 아니다.
국민은행 사거리에 위치한 ‘솔베이지’
다양한 와플과 함께 향기로운 커피를 마음껏 누릴수 있음은 물론이고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사진찍는 재미마저 쏠쏠한 이곳은 지역에서 보기 드문 커피 전문점이다. 지역에서 25년간 사업을 한 조성탁(52) 사장이 지난해 9월 소리소문도 없이 문을 열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하며 지역에 ‘문화’가 없을음 개탄하는 그가 도시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생활문화가 되어버린 ‘커피 전문점’ 으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곳이다. 소문을 내지는 않았지만 가게 앞을 지나며 흘러나오는 향기에 취한 매니아 손님들이 많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진 이곳은 각 층의 분위기가 조금은 다르다. 1층에는 브라운 컬러 계통의 분위기에 엔틱 소품들이 볼만하고 햇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2층에는 바닥에 놓여 꾸미지 않은 듯 장식된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빛바랜 종이에 ‘점촌을 지나면서’ 그린 중광스님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지역에 보기 드문 아름답고 아늑한 인테리어조차도 이집의 와플 굽는 냄새와 커피향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주문을 하고나면 잠시의 시차를 두고 와플 굽는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기 시작한다. 노릇노릇 구워낸 이집 와플은 겉면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진짜배기 맛을 낸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겉면에 부드럽게 혀에 감기는 속살은 맛의 절정이다. 거기에 함께 곁들어져 나오는 생크림과 시럽, 과일 등을 곁들여 먹으면 황홀경도 이런 황홀경이 없다. ‘파르페 와플’이라고도 불리는 솔베이지 스타일의 와플은 메이플 시럽을 사용한 최고급 와플이다.
솔베이지의 커피는 대도시의 스타벅스 커피 부럽지 않다. 7개국 이상에서 수입한 원두를 로스팅하여 10일안에 모두 소모한다. 10일 이상이 된 원두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솔베이지 커피맛의 비법이다. 갓볶은 신선한 원두를 이태리 최고급 에스프레소 머신기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깊은 맛이 남다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커피 프린스’에 등장했던 머신기라 젊은이들은 이 머신기를 사진에 담아 가기도 한다고.
커피와 와플의 환상 궁합도 지극한 즐거움 이지만 아기자기한 테이블을 필두로한 가게 안을 둘러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2층으로 이어지는 철계단을 오르면서 구석구석 장식되어 있는 소품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솔베이지’를 찾는 손님들은 가게의 모습과 와플, 커피의 모습들을 자신의 블로그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올리며 홍보맨 역할을 자청한다.
2층에 올라가 커피와 와플을 먹으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테이블마다 삼삼오오 앉아 속닥이며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들으니 썰렁한 문경이 아니라 번화한 대도시에 와 있는 착각이 든다. 차없는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예쁜 가로등과 공연장도 생기고 은은한 조명아래 사람들이 웃으며 지나다니는 번화한 시내를 상상해 본다. 그런 꿈으로 단순한 ‘커피와 와플’이 아닌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던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장의 바램이 꼭 이루어지를 간절히 희망했다.
‘도시의 세련된 향과 맛’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은 ‘솔베이지’ 문을 열어보자. 유혹적이고 향기로운 커피향와 와플향에 취해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글쓴이 : 허지은
- 1976년 문경에서 태어나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지역의 "새재신문"의 취재기자로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잠깐 외도를 했으나 2008년 지역 주간지 "문경신문"에 입사하여 소소한 일상을 취재하여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