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엄원식_문경의 문화유산]봉암사 삼층석탑(鳳巖寺 三層石塔)
- 엄원식
봉암사 삼층석탑(鳳巖寺 三層石塔)
- 가장 완벽한 상륜부의 미 -
우리나라는 석탑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수많은 석탑들이 존재한다. 주변에서 석재를 흔하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돌만큼 오래가는 재질이 드문 이유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의 경우 좋은 돌이 없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전탑을 많이 만들었고, 일본의 경우에는 목탑을 만들어 지진에 대비하기도 했다.
대략 알려진 우리나라의 석탑은 약 1,340기에 달한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기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많은 석탑이 만들어 졌는데, 이 중 대부분은 삼국시대와 통일신라기에 만들어졌다. 특히 7세기와 8세기를 전후한 사이에 가장 크고 아름다운 탑이 많이 만들어 졌으며, 시대가 내려올수록 미(美)와는 무관하게 보이는 탑들이 만들어지곤 했다.
우리 문경지역에 남아 있는 주요 석탑으로는 보물 51호인 내화리 삼층석탑과 봉암사 삼층석탑, 도천사지 삼층석탑 3기(현재 김천 직지사에 있음), 갈평리 오층석탑, 대승사 오층석탑, 윤필암 삼층석탑, 김용사 삼층석탑 등이 있다. 이 중 대부분이 신라에서 고려를 거치는 동안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에 건립된 석탑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봉암사 삼층석탑은 봉암사 창건시기인 통일신라하대에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879년(헌강왕 5) 지증대사가 봉암사를 건립할 당시 대웅전과 함께 마주보며 건립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양식 또한 전형적인 통일신라기의 석탑에 속한다.
봉암사 경내 금색전(金色殿) 앞에 있으며 보물 169호(1963.1.21 지정), 높이는 6.31m이다. 기단구조는 단층으로, 이 부근의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이며 신라 하대의 변화상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상륜부(相輪部)가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어 주목되는 탑으로서 상륜부의 가장 완벽한 미를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탑 중 상륜부가 온전한 탑은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장흥의 보림사 동서 삼층석탑 등 몇 되지 않아 보존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또한 단층기단의 구조인 탑도 흔하지 않아, 문경지역과 상주지역 일부에서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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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암사삼층석탑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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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암사 삼층석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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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륜부 |
기단부에는 한 변 3.24m의 넓은 방형의 지대석(地臺石)을 깔았는데, 그 밑에는 곡선을 그리는 1단의 받침을 나타내어 갑석(甲石)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갑석으로는 볼 수 없다. 그 상부에는 다시 높은 굄 형식의 하대석이 있어 기단의 중석(中石)을 받치고 있다. 중석은 4매석으로 우주(隅柱)와 탱주(撑柱)를 하나씩 모각(模刻)하였고, 갑석은 밑에 부연(副椽)을 얇게 나타내었으며, 상면에는 호형(弧形)과 각형(角形)의 굄 장식이 탑신부를 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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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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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신부 |
탑신부(塔身部)는 옥신석(屋身石)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한 돌이며 옥신석에는 층마다 우주를 모각(模刻)하였다. 옥개석은 추녀 밑이 직선으로 되었고 낙수면(落水面)은 전각(轉角)에 이르면서 반전(反轉)을 나타내었다. 옥개의 층급받침은 각 층이 모두 5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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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년전의 봉암사삼층석탑 전경 |
상륜부는 2단의 갑석을 나타낸 방형(方形)의 노반(露盤)을 놓고 그 위에 편구형(扁球形)의 복발(覆鉢)을 놓았다. 복발은 두 줄의 횡대 위에 네 개의 꽃잎을 양각한 형식이다. 복발 위의 앙화(仰花)는 방형을 기본으로 하여 네 면과 네 모서리에 6엽(葉) 혹은 4엽의 연꽃을 배치하였으며, 그 위에 다섯 겹의 보륜(寶輪)을 꽂았다. 다시 그 위에는 팔각의 보개(寶蓋)를 놓고 십자형의 수연(水煙)과 함께 그 꼭대기에 용차(龍車)와 보주(寶珠)를 배치하였다. 상륜부에는 철간(鐵竿)이 관통하여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보개의 형태는 고려시대에 성행하던 석조부도의 옥개와 흡사한 형태로서, 아래에는 1단의 받침이 있고 각 귀마다 연꽃이 조각된 귀꽃을 새겼다. 이 탑에서와 같이 석조 상륜이 완전한 예는 매우 드물고 귀한 것으로서 주목을 끈다.
- 글쓴이 : 엄원식
- 1969년 문경에서 태어나서 점촌고등학교를 다녔다. 안동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문경석탄박물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문경시청 문화예술과에서 문화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