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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川のある風景 ⓒ 혼다 히사시 |
구부러진 뱀과 닮아 강은 빛의 비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억 만개의 비늘은 그 수만큼 하늘을 비추며 빛난다.
강은 구부러진 긴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 거울로 구부러진 하늘을 비춘다. 해안가의 수풀이나 흙으로 쌓은 제방을 비춘다. 움직이지 않는 산이나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구름을 비춘다. 인간의 삶 바로 옆에서 인간의 삶을 위로하거나 위협한다.
강은 천 개의 혀를 끊임없이 바다에 담근다. 호수를 핥고 있다.
나는 강의 침묵을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그 소리들에 자극받아서 한낮에는 보이지 않는 별들이 소리 지르기 시작한다.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친했던 죽은 자의 수다 떠는 소리도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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