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 [김상현_영덕의 문화풍경]영덕블루로드 - 목은 사색의 길 (C코스)
- 김상현
영덕블루로드 - 목은 사색의 길 (C코스)
영덕블루로드! 경북 동해안 대표 바닷길!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중 네티즌 평가 12위의 아름다운 도보길!
이번에 소개할 길은 영덕 블루로드 A･B･C･D코스 중 C코스로 「목은사색의 길」이다. 이 코스는 「푸른대게의 길」B코스의 끝 축산항 죽도산 전망대를 지나서 동해안 최고의 명사길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총거리 17.5 km, 도보 6시간이 소요되며 전통문화의 품격을 느낄 수 있다. 축산항 와우산의 남씨발상지를 시작으로 - 대소산봉수대 - 사진구름다리 - 목은이색기념관 - 괴시리전통마을 - 대진항 - 대진해수욕장 - 고래불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 죽도산 전망대에서 본 와우산 전경
축산항 죽도산 전망대에 올라 주위 경치를 보면 축산항과 그 뒤로 소가 누운 형상의 와우산, 대소산봉수대가 한눈에 들어오며, 자그마한 언덕인 와우산(66.3m)에는 영양남씨 발상지가 자리 잡고 있다.
통일신라 755년(경덕왕 14) 당나라 현종 때 김충(金忠)이란 안렴사(按廉使)가 일본을 다녀오던 도중 풍랑을 만나 구사일생으로 이곳 축산에 도착, 신라에 살기로 청원하자 경덕왕이 남쪽(여남)에서 왔다 하여 남(南)씨 성을 하사하고 민(敏)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시호는 영의(英毅), 식읍(食邑)을 영양(英陽)으로 정하여 남씨 시조가 되었으며, 현재에는 영양, 의령, 고성으로 분관되었으며, 김충의 아들 김석중(金錫中)은 본래의 성인 김(金)을 사용하여 영양에 살면서 영양김씨의 혈통을 계승하였다. 이로써 김충은 영양김씨와 남씨의 시조가 되었다.
▲ 남민 유허비
또한 등산 코스에는 남씨 관련하여 유허비(遺墟碑), 일광대(日光臺), 월경대(月影臺) 비가 세워져 있다. 남씨발생지 와우산을 20여분 지나면 축산면과 영해면 경계가 나온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 시작!
대소산봉수대까지 약 40분 오르막 나타나는데, 평소에 등산을 자주 하셨다면 1번 정도 쉬면서 무난히 올라갈 수 있다.
대소산 봉수대에서 보면 영덕 창포 풍력발전단지의 발전기 돌아가는 모습과 활기찬 축산항, 그 멀리 남쪽 포항, 북쪽으로 울진 평해, 내륙 쪽으로는 영해평야가 모두 눈앞에 펼쳐져 장관을 연출한다.
▲ 대소산봉수대에서 본 전경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느껴지는 이곳! 꼭 한번 오세요!
멋진 동해의 일출 또한 이곳에서 보실 수 있어요. 걷기 다소 불편하시면 통신탑으로 올라오는 도로가 나 있으니 봉수대의 아름다운 풍광을 꼭! 보세요!
▲ 대소산봉수대
봉수대는 통신기기가 발달되기 전 국경지역의 외적의 침입 등의 위급한 소식을 횃불과 연기로 중앙으로 전하는 시설이다. 대소산 봉수대는 경상북도 기념물 제37호로 해발 282m의 대소산 동쪽 봉우리에 건립되었는데, 축성시기는 고려에서 조선 전기에 축조되었으며, 봉수의 연결은 영덕 남쪽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별반산 봉수대, 북쪽 울진 후포 후리산봉수대, 서쪽으로 영해 광산 봉수대를 거쳐 진보의 남각산 봉수로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영덕 인근지역의 여러 봉수대 가운데서 가장 형태가 뚜렷하게 남아 있어 조선시대 통신수단을 알아볼 수 있다.
봉수대에서 망월봉을 지나 사진구름다리까지 약 2.3km, 45분 코스 길은 산 정상부 키 낮은 소나무 사이를 지나 삼림욕을 즐기며 오르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가벼운 산행길이다.
▲ 사진구름다리
사진구름다리를 지나 「목은이색 산책로」를 걷다보면 몇몇 스토리가 전해지는데 그 중 우리나라 서원의 시초인 백운동서원을 세운 주세붕(周世鵬, 1495~1554) 선생 이야기로 영해면 괴시리와 사진리 경계의 망일봉(望日峰)과 연관되어있다.
조선시대 중엽 주세붕 선생의 아버지가 옥에 갇힌 몸이 되었는데, 어린 주선생은 마침 이 지방에 순시차 온 관찰사를 찾아가서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풀어 주지 않았다. 어느 날 관찰사가 동해의 해뜨는 광경을 보기 위해 망일봉에 올랐고 어린 주선생은 거기까지 따라와 아버지를 풀어줄 것을 호소하였다. 관찰사는 소년의 효성에 느낀 바 있어「지금 운자(韻字)를 부를 터이니 시를 읊어 보아라」하고 운자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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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엔 쓸쓸히 낙엽이 날리겠지만/ 높은 봉에 한 번 올라 해돋이를 보니/ 금빛 같은 햇빛은 하늘을 이었고/ 밀려오던 물결 소리의 우렁참은 땅을 가르는 것 같네...(중략)/ 만약 겨드랑이에 날개 생겨 날 수 있다면/ 아득히 먼 만장 구름 위로 한 번 날아 보련만.” |
어린 주선생의 높은 기개에 감탄한 관찰사는 여러 번 칭찬하고 그의 부친을 즉시 풀어 주었다고 전한다.
망일봉을 지나 괴시 전통마을까지 다다르면 목은기념관이 눈에 들어온다.
▲ 목은이색 기념관
'목은 이색 선생이 괴시마을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지만 기념관에 들어가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괴시마을은 고려말 삼은 중 한분이신 대학자 목은 이색(牧隱 李穡, 1328～1396)이 태어난 마을이고 현재는 영양남씨 집성촌이며, 마을 주변에 늪이 많아 호지촌(濠池村)으로 부르다가, 목은 선생이 문장으로 원나라에 이름을 떨치고 고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태어난 이곳이 시야가 넓고 아름다운 풍경이 중국의 괴시와 비슷해 마을이름을 괴시(槐市)라 고쳐 지었다고 한다.
▲ 괴시마을 전경
괴시마을은 영양남씨 괴시파종택을 비롯하여 15개소의 지정문화재 전통한옥이 잘 보존된 마을이며, 년중 한마당잔치, 고택음악회, 목은문화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주말에는 괴시마을 「괴정」에서 마을 부녀회원들이 무료 차봉사를 하고 있으니 따뜻한 차 한 모금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 시골의 옛정도 느껴볼 수 있다.
괴시마을 입구를 벗어나면서 일반도로가 많아 약간은 지루한 감이 들기 때문에, 여행에 지친 몸, 특히 고생한 발을 잘 풀어서 걸어가야 한다.
▲ 천장군
대진항으로 가다보면 대진마을의 바닷가 민속 신앙을 엿볼 수 있어 여행의 흥미를 더한다. 마을에서는 천장군(千將軍), 해불신, 우물 신을 모신다고 하는데, 우물 신을 모시는 것은 옛날 식수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이며, 천장군은 마을의 질병과 잡귀를 없애기 위해서 모신다고 한다. 해불신은 어느날 부처님이 바닷가에 떠 있기에 다시 바다로 띄워 보냈더니 20여 일이 지난 뒤 다시 파도에 밀려 똑 같은 장소에 계서서 동민들이 기이하게 여겨 동신으로 모시고 해불신이라 한다.
대진항을 10분 정도 걷다보면 이문열 소설 ‘젊은 날의 초상’ 배경지인 대진해수욕장에 도착한다.
▲ 대진해수욕장 전경
대진해수욕장부터 고래불해수욕장까지의 명사20리의 하얀 모래의 백사장 길은 그 동안의 여행의 마감을 정리하는 길이다. 중간 중간의 바닷가 소나무 방풍 숲을 지나 훤히 탁 트인 아름다운 해변을 보며 영덕 블루로드 완주의 기쁨을 마음껏 누려보자!
영덕 블루로드!
길의 여정은 멀고 고생스러웠지만, 걷는 동안 동해안의 기운을 최대한 충전하여 다시금 활기찬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글쓴이 : 김상현
- 현재 영덕군에서 문화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