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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와 조각양식에서 가장 우수한 '목각탱화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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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와 조각양식에서 가장 우수한 '목각탱화의 진수'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경북의 재발견 - 35.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대승사 목각탱 중앙 정면 부분
탱화는 불교의 신앙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미술품이라 할 수 있다. 엄격히 말하면 불교의 종교적 이념을 표현한 그림을 불화라고 정의하지만 크게 차이는 나지 않으며 불화 속에 포함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탱화는 부처님의 간략한 특징만을 가지고 만든 불상을 더 세분화하여 보여주는 그림이며 대체적으로 불상의 뒤편에 위치하여 후불탱화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우리나라 탱화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석굴암의 석조탱(石彫幀)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신라시대까지 소급된다 할 수 있다.
대승사-부석사간 분쟁시 합의내용을 적어둔 문서
이러한 탱화의 종류 중 나무로 만든 탱화를 목각탱(木刻幀)이라 하는데 주로 조선후기에 많이 나타나며 현재 전국에 7개 정도가 있다. 이 중 6개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전라북도 완주군에 있는 천년고찰 미륵사에 있다고 전해진다.
대승사 대웅전에는 아미타목각탱화가 모셔져 있으며 보물 575호로 지정(1973.12.31)되어 있다. 목각탱화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탱화와 관련된 문서도 함께 남아 있어 그 귀중함을 더해 주고 있다.
국내에 남아 있는 목각탱중 대승사 목각탱이 규모면에서 뿐만 아니라 조각양식에서 가장 우수하다 할 수 있으며 시기면에서는 예천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가장 이른 시기(숙종 10년, 1684)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주사불산대승사승도등장
현재 대승사에 있는 목각탱은 원래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無量壽殿)에 있던 것으로 철종 13년(1862, 壬戌年) 대승사의 화재로 법당이 불에 타 없어지자 새로 법당을 짓고 폐찰상태로 방치되어 있던 부석사 무량수전의 후불 목각탱을 옮겨다 놓은 것이다.
그 뒤 부석사에서 반환을 요구하여 시비가 일게 되자 등장(等狀 : 조선시대소지(所志)의 일종으로 여러 사람의 이름을 연명하여 행정관서에 올려 인증을 받는 문서)을 올리게 되었고, 고종13년(1876, 丙子年)에 대승사에서 부석사의 조사당(祖師堂 : 부석사 창건주인 의상대사의 진영을 모셔놓은 곳) 수리비용을 감당하기로 하고 합의를 보게 되어 완의(完議:두 사찰 사이의 분쟁을 마무리 지으면서 합의한 내용을 적어둔 약속문서)를 작성하기에 이르런 것이다.
대승사 대웅전에 모셔져 있는 목각탱은 아미타후불탱화를 조각한 것으로 중앙에는 광배와 연꽃을 새긴 대좌를 새기고, 여기에 별도의 나무로 깎은 아미타불상을 안치하고 있다. 이 좌우로 5단에 걸쳐 협시상들을 안치하고 있다.
중앙에 아미타불을 조각한 1매의 판목을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3매씩의 판목과 개부(蓋部)와 대부(臺部)에 각각 2매씩 총 11매의 판목으로 구성된 목각탱화이다.
본존 아미타여래는 단엽의 중판연화문으로 된 앙련석의 연화대좌 위에 높이 앉아 있고 뒤에는 키모양의 거신광배를 갖추었는데 매우 안정되고 착실한 수법을 보여주고 있다.
좌우의 6매 판석에는 1매에 상하 4구씩 모두 24구의 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들 24구의 상은 12보살(菩薩), 6나한(羅漢), 2천부(天部), 4천왕(天王)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옆에는 존명을 쓴 명패가 있으나 떨어진 것이 많다
판재 6매에 새겨진 조각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테두리는 건(양효陽爻: 天,春,東,仁)과 곤(음효陰爻: 地,夏,西,義)을 새겨 놓았으며,최하단 아홉 줄기의 연꽃에는 上品(상, 중, 하생). 中品(상, 중, 하생), 下品(상, 중, 하생)의 명문을 적어 놓아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자(者)의 행업에 따른 구품 연화대를 나타내고 있다.
일단에는 사천왕2구 보현보살 1구, 문수보살 1구 東지국천왕, 사천왕이 있으며, 이단에는 아난존자, 제장애보살, 세지보살, 관음보살, 금강장보살, 가섭존자가 차례대로 새겨있고, 삼단에는 제석천, 목건련존자, 지장보살, 미륵보살, 사리불존자, 대범천이, 사단에는 바난다용왕, 월광천자, 수보리존자, 부루나존자, 일광천자, 난타용, 마지막으로 오단에는 비천상 2구 ,타방불 6구가 차례대로 새겨져 있다.
원래 아미타불은 무량수전 또는 극락전에 모시는 부처님이다. 대승사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의문을 느낄 것이다. 어떻게 대웅전에 아미타부처님이 모셔져 있을까? 이 의문점은 바로 150여년전 대승사와 부석사간에 오고간 분쟁내용과 합의문서로 답을 찾을 수 있다.
"역사적 가치 높은 목각 후불탱, 국보 지정 필요"
▶엄원식 문경시 학예연구사의 견해
우리나라 어느 시기에 탱화가 들어왔는지는 자료의 부재로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6~7세기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불교적인 소재와 부처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부터 불화가 그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삼국유사' 등의 불교기록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부터 일반화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고려시대 이전의 불화작품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문경에 남아 있는 탱화는 대부분 천 또는 비단에 그린 형태의 것이 가장 많고 시기도 17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의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8교구 본사이기도 했던 김용사를 위시한 양진암, 대성암 등 암자를 중심으로 많이 남아 있으며, 김용사 대웅전에 모셔진 탱화는 그 크기면에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런 탱화의 종류 중 문경에는 대승사에 유일하게 나무 재질로 만든 탱화가 있다.
전국적으로 몇 안되는 목각탱화가 문경에 남아 있으며 크기면에서도 가장 큰 목각탱화라 할 수 있다.
본래는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無量壽殿)에 후불로 걸려 있었는데 약 150여 년 전부터 이곳에 있게 되었다고 한다.
철종13년(1862) 대승사의 화재로 법당이 불탔다. 이후 새로 법당을 지으면서 당시 폐허화 되어 있었던 부석사에서 목각탱을 옮겨왔다.
그 후에 소유권 문제로 양 측의 사찰 사이에 소송이 이는 분쟁도 있었고, 그 과정에서 대승사 측이 부석사의 조사당 수리비용을 대주기로 하고 협상이 타결되어 지금의 위치에 자리하게 되었다.
당시의 합의문이 남아 있는데 그게 바로 보물 575호 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과 관계된 관계문서다.
또 대승사에는 고종12년(1875)에 작성된 '순흥부석사승도등장(順興浮石寺僧徒等狀)' 이란 문서 등이 보관되어 있는데 위의 목탱과 함께 합의문 등이 일괄하여 보물 제575호로 지정되어 있다.
등장이란 여러 사람이 연명으로 관청에 소를 올려 인증을 받는 것을 가리킨다.
연유가 어떠하든 이 목각탱은 이제 대승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물이 되었다.
예천의 용문사 후불목탱, 상주 남장사 후불목탱 2점, 남원 약수암의 후불목탱, 서울 경국사의 후불목탱과 더불어 목각으로 만들어진 후불화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목탱 가운데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겨우 6점뿐이다. 그만큼 목각후불탱이 귀하다. 특히 이 목각탱이 상주, 예천, 문경이라고 하는 경북의 북부 지역에 몰려 있는 것도 시대와 지역적인 특별한 점에도 유의할 만하다.
문경시에서는 이번 기회에 문경 대승사 목각탱에 대한 전면 조사를 실시한다.
3D 스캔도 하고, 학술조사, 논문, 실측 등 다양한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문화재가 한점 쯤 국보로 지정되어야 하는 것도 우리의 숙제가 아닌가 한다.
출처: 경북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