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행사안내
- 안동권씨 가일문중 특별전과 2009 한국학 국제학술대회 개최
- 공연•전시
안동권씨 가일문중 특별전과 2009 한국학 국제학술대회 개최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은 2009. 11. 3(화) 11시 한국유교문화박물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정산자락에 드리운 절의’란 주제로 안동권씨 가일문중 특별전과 같은날 오후 2시 ‘주자가례와 동아시아 문화교섭’이란 주제로 2009 한국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2009. 11. 3일부터 2010. 1. 5일까지 2개월에 걸쳐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6백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안동권씨 가일문중이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보물 14점을 포함한 국학자료 7,000여점 가운데 귀중한 문화재급 자료를 선본하여 한국유교문화박물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이 가운데 최초로 공개하는 은니銀泥로 제작된 <성학십도 병풍>은 매우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2009. 11. 3 11시 대강당 개최되는 개막식에는 ‘안동권씨 가일문중의 가학전통과 의리정신’의 주제로 안동대학교 이해영 교수의 특별강의가 마련되어 있어 가일문중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2009 한국학 국제학술대회는 ‘주자가례(朱子家禮)와 동아시아 문화교섭’이라는 주제로 11. 3(화) 14시부터 4일(수) 17시 30분까지 진행되며, 한국국학진흥원과 일본 간사이대학교 문화교섭학교육연구거점과 공동으로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중국, 대만, 미국, 캐나다 6개국에서 18명의 학자가 참가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 8백여년간 동아시아인들의 의식과 행동을 인도하는 가장 강력한 규범이었던 <주자가례>의 형성과 전승과정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별첨 : 1)제6회 기탁문중 특별전 상세 내용과 사진 자료
2)2009 한국학 국제학술대회 상세내용
[별첨 1]
한국유교문화박물관 제6회 기탁문중 특별전 : 안동권씨 가일문중
정산 자락에 드리운 절의(節義)
□ 행사 개요
￭ 6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동권씨 가일문중 기탁자료 7,000여점 중 선별된 70여점
￭ 개막식 일정
11:00 특 강_ 이해영(안동대학교)
‘안동권씨 가일문중의 가학전통과 의리정신’
11:40 인 사 말_ 김병일(한국국학진흥원장)
축 사_
축 사_ 권종만(병곡 종손)
전시설명_ 김미영(전시기획실장)
12:10 테이프 컷팅 및 전시관람
12:40 오 찬
▶ <기탁문중 특별전>의 취지
민간 소장 기록문화유산의 체계적인 정리와 보존을 위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자료를 한국국학진흥원에 기꺼이 기탁해 준 문중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한편, 기탁자료 가운데 선본善本을 일반에 소개함으로써 민족문화의 보존과 계승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려는 목적에서 연례적으로 개최하는 전시회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2002년부터 기록문화유산 수집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한 이래 전국에 산재하는 각 문중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현재 275,752여점(고서: 90,151여점/ 고문서: 124,365여점/ 목판: 57,608여점)의 자료를 기탁받아 소장하고 있다.
▶ <안동권씨 가일문중>의 역사
가일 마을은 안동 권씨 복야공파 후손들이 약 6백년 간 세거해 온 동성 촌락이다. 특히 가일 마을의 안동 권씨는 하회 풍산 류씨, 우렁골 예안 이씨, 오미 풍산김씨와 더불어 안동 서부지역 4대 가문의 하나로 꼽히는 명문가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화산花山 권주權柱(1457～1505)와 병곡屛谷 권구權榘(1672～1749) 등과 같은 뛰어난 인물을 배출했는가 하면, 일제강점기 권오설權五卨(1897～1930) 등을 비롯한 수십 명에 이르는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한 가문이기도 하다.
▶ <주요 전시자료>의 소개
안동권씨 가일문중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약 7,000여점의 자료 가운데 현재 보물로 지정된 것은 14점이다. 그 외 비지정 유물 중에도 희귀본이나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주목할 만한 전시자료를 주제별로 정리하면 크게 5종류로 대별된다.
1. 유교 도입 이전의 자녀균등상속관행 자료
이번 특별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자료는 조선초중기까지 지속된 자녀균등상속관행을 담고 있는 분재기分財記이다. 관련유물로는 <권심처손씨분깃문기權深妻孫氏分衿文記-보물 제549호>, <권이동복화회성문權邇同腹和會成文-보물 제1002호>, <권굉자녀역중분깃문기權硡子女亦中分衿文記-보물 제1002호> 등이다. 이들 분재기에 따르면 아들과 딸을 구별하지 않고 공평하게 재산을 분배하고 있는데, 이는 유교의 장남 중심적 상속관행이 정착되기 이전에 실시되고 있던 우리 고유의 상속관행을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2. 은니銀泥로 작성된 성학십도 병풍
불교경전과 달리 유교경전을 금니金泥와 은니銀泥로 제작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이번 특별전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10폭짜리 은니 제작 <성학십도 병풍>은 매우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3. 관료들의 계모임 자료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민족의 친목과 상호부조를 위한 가장 오래된 조직 형태는 계契이다. 이번 특별전에서 소개되는 계 관련 자료는 중앙관직에 있던 관료들의 문서라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진사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의 같은 방에서 공부하고 있던 이들이 우의友誼를 다지기 위해 결성한 <동방록同房錄-보물 제1002호>, 사헌부감찰로 재직하던 동료관원들이 조직한 <상대계첩霜臺契帖-보물 제1002호>, 서울에서 벼슬하던 영남출신들이 결성한 <종남동도회제명록終南同道会題名錄-보물 제1002호> 등이다. 이는 계의 역사와 내용을 연구하는 데에 귀중한 단서를 제공해주는 자료들이다.
4. 독립운동가 권오설의 희귀자료
가일마을 안동권씨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가문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권오설權五卨(1897～1930)은 전국을 무대로 삼아 맹활약을 펼쳤는데,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있을 당시에 작성한 <권오설 옥중서신>을 비롯하여 일본경찰이 그의 사망을 통지한 <권오설 옥사전보獄死電報>, 그리고 부친인 권술조權述朝가 아들의 장례를 치르면서 애끓는 슬픔을 담아 작성한 <아들에게 주는 제문祭文> 등이 공개된다.
5. 아버지가 쓴 아들의 제문
권오설의 아버지 권술조가 1932년 아들 오설의 대상大祥의 제레를 행할 수가 없어 비통한 마음으로 평생의 회포를 서술하여 영원히 하직을 고하는 제문
6. 선비들이 남긴 글씨, 유묵
유묵遺墨이란 ‘생전에 남긴 글씨 혹은 그림’을 뜻하지만, 글씨가 주를 이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글씨를 심화心畵라고 해서 쓰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것으로 여겼는데, 이런 이유로 후손들은 조상들이 남긴 글씨를 소중히 간직하다가 첩帖으로 엮어 대물림하였다. 안동권씨 가일문중에서는 <선세수찰先世手札-보물 제1002호>과 <경수첩敬守帖-보물 제1002호> 등 총 7책에 달하는 조상들의 유묵을 소중히 간직해오다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일괄 선보이게 된다.
[별첨 1]
어제를 살펴 오늘의 바람직한 공동체 윤리의식을 찾아나서다
―“주가가례와 동아시아 문화교섭”국제학술대회
현대 한국사회는 가치론으로 일종의 아노미 상태에 빠져든 지 오래다. 우리가 일상에서 수시로 경험하는 이러한 혼란 상태는 일차적으로 전통적 가치관이 붕괴된 자리를 새로운 서구적 가치관이 제대로 메우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고 우리의 공동체를 지탱하는 새로운 가치관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윤리적 규범의식의 원형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로부터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에서는 이와 같은 목적에서 ‘주자가례(朱子家禮)와 동아시아 문화교섭’이라는 주제로 11월 3일(화)부터 4일(수)까지 양일간 2009년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일본 간사이대학교 문화교섭학교육연구거점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대만, 미국, 캐나다 등 6개국에서 모두 18명의 학자가 참가하여 성립배경과 확산과정을 중심으로 <주자가례>가 동아시아 사회를 틀지워나간 맥락을 살펴본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전통의례를 변화된 현대사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계승․극복할 것인가 하는, 이 시대의 당면 문제에 관한 중지를 모으는 계기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발표회에서 한국의 박례경 박사(서울대)는 주가가례는 사회의 기층 구조를 4대조(代祖)를 중심으로 결속된 종족 집단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일반인의 조상숭배 관념을 국가에 대한 충의로 연결시키고자 한, 동아시아 중세사회의 새로운 사회구성 원리임을 고례(古禮)와의 비교를 통하여 규명한다.
또 대만 중앙연구원의 하숙의(何淑宜) 박사는 17․18세기 조선 사신의 연행기(燕行記)를 분석하여 명나라와 청나라의 예속(禮俗)을 관찰하는 조선인의 시각이 중화주의적 시각의 유무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밝힐 예정이다. <주자가례>를 영역하고 중국사 일반에 관한 교과서를 집필하는 등 다방면으로 많은 연구업적을 남기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학 연구자인 파트리샤 이브리 교수(워싱턴대)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퇴주(退酒) 의식(제례에서 상에 올린 술을 모사[茅沙] 그릇에 부어 되물리는 의식)이 희생을 그을리는 번제(燔祭)처럼 조상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의식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이밖에 영산대의 도민재 교수는 기호학파와 영남학파의 분화는 '가례(家禮)의 보편성'(기호학파)과 '왕실례(王室禮)의 특수성'(영남학파)에 각각 비중을 두고자 한 시각이 충돌한 결과이며, 이러한 시각차는 신권(臣權) 중심과 군권(君權) 중심이라는 이들의 정치적 입장으로 다시 연결된다고 조선유학의 갈래를 예학적 관점에서 정리한다.
아울러 학술발표와 더불어 참가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은 대회 하루 전날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현재적 의의를 지니며 행해지고 있는 한국의 <주자가례> 현장을 방문하고 의례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도 갖는다. 마지막으로, 이번 학술대회는 내년에 일본 간사이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금년 대회의 성과를 토대로 주자가례의 현재적 의미와 미래적 가능성을 묻는 모임으로 다시 이어질 예정이다.
□ 학술대회 개요
▷주제 : ‘주자가례와 동아시아 문화교섭’
▷기획 취지
배경과 성립, 확산 그리고 문화교섭의 측면에서 주자가례를 조명하고, 이를 통해 중세 동아시아 역사의 예치(禮治) 문화적 성격과 그것의 의미를 재성찰한다.
▷주최 : 한국국학진흥원, 일본 간사이대 문화교섭학교육연구거점
▷주관 : 한국국학진흥원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일시 : 2009년 11월 3일(화)~4일(수)
▷장소 : 한국국학진흥원(경북 안동시 도산면 소재)
□ 발표 참가자
한국(5명): 최진덕(한중연), 박례경(서울대), 장동우(연세대), 권진호(한국국학진흥원), 도민재(영산대학교)
일본(7명): 아즈마 쥬지(吾妻重二: 關西大學), 미우라 쿠니오(三浦國雄: 大東文化大学), 시마오 미노루(嶋尾稔: 慶応義塾大学), 이자와 코이찌(井澤耕一: 茨城大学), 시라이 쥰(白井順: 関西大学), 사와이 케이찌(澤井啓一: 恵泉女学園大学), 유아사 쿠니히로(湯浅邦弘: 大阪大学)
중국(2명): 彭林(清華大学), 楊志剛(復旦大学)
대만(2명): 田世民(淡江大學), 何淑宜(中央研究院)
미국(1명): Patricia Ebrey(The University of Washington in Seattle)
캐나다(1명): 송재윤(McMaster University)
□ 학술발표 일정
▸첫째날: 11월 3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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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세부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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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14:20 |
개회사(김병일: 국학진흥원장) 축 사(陶德民: 일본 간사이대 문화교섭학교육연구거점 리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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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주자가례의 지성사적 맥락 사회: 박경환(한국국학진흥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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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14:50 |
주자가례와 古禮_ 彭林(中國 清華大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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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15:20 |
주자학과 주자가례_ 최진덕(한국학중앙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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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15:40 |
휴 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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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0~16:10 |
家族, 儀式, 善政 ― 朱熹 예학의 형성과정_ 송재윤(캐나다 McMaster Univers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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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16:40 |
주자가례 속의 인간과 사회_ 박례경(서울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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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17:00 |
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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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18:30 |
1부 종합토론: 이봉규(인하대학교), 이승연(경북대학교), 한형조(한국학중앙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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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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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찬
▸둘째날: 11월 4일(수)
제2부 주자가례의 확산과정 사회: 지두환(국민대학교) 09:00~09:30 중국 명･청대 주자가례의 보급과 정착 과정_ 楊志剛(中國 復旦大学) 09:30~10:00 한국의 주자가례 수용과 보급 과정_ 장동우(연세대학교) 10:00~10:20 휴식 10:20~10:50 일본의 주자가례 수용과 보급 과정_ 吾妻重二(日本 關西大學) 10:50~11:20 琉球(오키나와)의 주자가례 수용과 보급 과정_ 三浦國雄(日本 大東文化大学) 11:20~11:50 베트남의 주자가례 수용과 보급 과정_ 嶋尾稔(日本 慶応義塾大学) 11:50~12:00 휴 식 12:00~13:00 질의 응답 13:00~14:00 중 식 제3부 동아시아 가례문화의 제 양상 <제1분과> 중국 가례문화의 제 양상 사회: 彭林(中國 淸華大學) 14:00~14:30 南宋시대의 周禮學에 대하여 - 朱子의 周禮 해석을 중심으로_ 井澤耕一(日本 茨城大学) 14:30~15:00 明末 시기 河南 新安에서의 文公家禮 현장_ 白井 順(日本 関西大学) 15:00~15:30 주자가례 속의 중국 음식문화_ Patricia Ebrey(미국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in Seattle) 15:30~16:00 질의 응답 <제2분과> 일본 가례문화의 제 양상 사회: 陶德民(日本 關西大學) 14:00~14:30 후기 水戶學에서 喪禮의 문제_ 澤井啓一(日本 恵泉女学園大学) 14:30~15:00 淺見絧齋(1652~1711)와 주자가례_ 田世民(臺灣 淡江大學) 15:00~15:30 주자가례와 懷德堂의 喪祭私說_ 湯浅邦弘(日本 大阪大学) 15:30~16:00 질의 응답 <제3분과> 한국 가례문화의 제 양상 사회: 김미영(한국국학진흥원) 14:00~14:30 영남학파의 주자가례 수용양상_ 권진호(한국국학진흥원) 14:30~15:00 기호학파의 주자가례 수용양상_ 도민재(영산대학교) 15:00~15:30 17･18세기 조선사신의 중국 禮俗에 대한 시각_ 何淑宜(臺灣 中央研究院) 15:30~16:00 질의 응답 16:00~16:20 휴 식 제4부 종합토론 사회: 박원재(한국국학진흥원) 16:20~17:30 주자가례의 향후 연구과제와 방향 17:30 폐 회
<별첨 자료>
□ <주자가례>란?
중국 남송시기의 대유학자 주희(朱熹: 1130~1200)에 의해 편찬된 책으로, 민간에서 행해지는 유교적 의례의 내용과 형식을 규정하고 있다. 자신이 주도하고 집대성한 새로운 유학운동인 성리학이 지향하는 중심가치인 도덕적 인간의 탄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족 공동체 속에서의 일상적 규범 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주희가 중국의 고례(古禮)를 당시의 시대 상황에 맞게 첨삭하여 편찬한 것이다.
이후 <주자가례>는 성리학의 보급과 더불어 한국을 포함한 전통시대 동아시아인들의 일상을 인도하는 가장 강력한 규범적 틀로 작용함으로써 지난 8백여년간 동아시아인들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였다. 특히, 우리 한국 전통사회의 민간의례는 전적으로 <주자가례>에 의거했다는 점에서 이는 전통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매개체였으며, 혼례․상례․제례 등의 영역에서 현재에도 한국인의 일상에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규범체계이다.
□ 주자가례의 현장 답사 내용
학술대회 참가자들의 위해 대회 하루 전인 11월 2일(월) 안동문화권에 있는 주자가례의 현장을 답사․체험한다. 가례문화가 가장 원형적인 모습으로 남아있는 한국유교문화의 전통을 재음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주요 답사지는 아래와 같다.
도산서원 알묘례(謁廟禮) 체험
-도산서원 사당인 상덕사(尙德祠)에서 퇴계선생의 위패를 배알하는 의례를 참관한다. 알묘례는 서원에 모셔진 인물의 위패를 배알하는 의례이다.
안동김씨 태장재사 답사
-재사(齋舍)는 묘소나 사당 연에 제사를 주관하기 위해 지은 건물로 재실(齋室)이라고도 부른다. 태장재사는 안동김씨의 시조인 김선평(金宣平))의 묘소에 대한 제례를 봉행하기 위한 건물로서 웅장한 규모가 한국 제례건축의 전형을 보여주는 문화재이다.
학봉종택 사당
-학봉종택을 방문하여 사대부가의 사당(祠堂) 문화를 체험한다.
풍산김씨 허백당 불천위 제례 참관
-풍산김씨 문중 재사에서 거행되는 중종대의 청백리 허백당(虛白堂) 김양진(金楊震: 1467~1535)의 불천위 제례를 참관한다. 불천위(不遷位)는 4대가 지나더라도 위패를 땅에 묻지 않고 사당에 영구히 모시며 제사를 지내는 것이 허락된 신위를 가리킨다. 나라와 사림에 공이 큰 인물에게 허용되는 특전이다.
□ 주요 발표 내용
▸주가가례는 사회의 기층 구조를 4대조를 중심으로 결속된 종족 집단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일반인의 조상숭배 관념을 국가에 대한 충의로 연결시키고자 한, 동아시아 중세사회의 새로운 사회구성 원리이다(― 박례경: <주자가례 속의 인간과 사회>)
⇒“주자가례가 4대 奉祀의 사당제를 건립한 것은 報本反始 이외에 ‘尊祖敬宗’이라는 종법 정신을 명분의 우두머리, 즉 예의 근본의 핵심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는 관, 혼, 상, 제례의 모든 의식 절차가 구현하는 의미의 최종 근거가 조상에 대한 존숭과 종자에 대한 공경에 있음을 의미한다.
……
주자가례의 사당제도에 내장된 종자법은 사회의 基層 구조를 4대조 중심으로 결속된 종족 집단으로 재구성하는 새로운 사회구성 원리이다. 고례의 주석가들이 해석한 것과 같이 別子를 계승하는 宗子가 公卿으로 한정된다면, 士大夫는 公卿을 大宗으로 삼고, 그 자신은 五代 이내의 小宗 조직 이상으로 확대된 종족을 거둘 수 없다. 이것은 고례의 종법이 그 정치적 위상에 따라 종족 집단의 범위를 엄격히 한정함으로써, 사대부 이하의 종족 집단이 무한 확대되는 것을 막는 장치가 있었음을 뜻한다. 그런데 종자법은 송대 사회에 고조를 동심원으로 하는 士庶人의 종족 집단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구상은 주자가례가 송대 국가의 禮典 체제와 협응하는 형태로 구성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며, 백성들의 조상 숭배가 국가에 대한 충의로 연결된다는 이념의 재구성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주자가례의 사당제도가 조상을 중심으로 결집한 士庶人의 宗 조직이 국가의 위협이 되지 않는 형태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
주자가례는 또한 예기의 인간의 근본에 대한 성찰이 중요한 예학적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조상’은 예의 근본을 인간 자신에게서 원초적으로 확인하는 質素한 경험 자체라는 의미에서 ‘근본[本]’적인 것이다. 따라서 예의 근본을 돈독히 할 것을 표방한 주자가례는 조상의 신주가 모셔져 있고, 관, 혼, 상, 제례가 이루어지는 중심 공간으로서의 사당을 책의 첫머리에 놓아 사당이 가례 행위의 중심이자 출발점을 삼는다.
……
주자가례의 또 다른 현실적 목표는 국가의 "崇化導民” 를 보완하는 것으로, 이는 높은 예학적 지식과 실천 의지를 가지고 국가 권력에 대해서 자신들의 독립적인 위상과 역할을 담보하고자 하면서도, 국가 지배 체제에 적극적으로 편입되고 그에 순기능 하고자 했던 중국 사대부들의 전통적인 입장을 공유한다.”
▸제사에서 술을 모사(茅沙) 그릇에 붓는 절차는 마치 희생을 그을리는 번제(燔祭)가 그러하듯이 조상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의식이다(― 파트리샤 이브리: <주자가례 속의 중국 음식문화>)
⇒“음식과 여자들을 연결시키는 것은 남자들만 항상 조상들께 술을 올리고 여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남자들을 술과 연결 짓는 것과 호응을 이룬다. 조상들께 술을 올릴 때, 그것을 마셔 없애지 않고 술을 조상들에게 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써 모사(茅沙) 그릇에다 붓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희생(犧牲)을 먹어치우지 않는 번제(燔祭)의 형식과 가깝다. 제사에 올리는 음식 중에 이렇게 다루는 음식은 술 말고는 없다. 이런 의식(儀式)은 조상들께 술을 올리는 행위가 조상신들과의 소통을 도울 수 있다고 매우 강력하게 상정하고 있다. 그것을 늘 다루는 남자들은 남자들만이 영혼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주자가례의 음식문화 속에는 성(性)에 대한 구별의식이 존재한다(― 파트리샤 이브리: <주자가례 속의 중국 음식문화>)
⇒“성(性)에 따른 구별은 가례에 확실히 만연해 있다. 유가의 전통 내에서 성의 구별은 공공연하게 표명할 만한 일이었지, 어떻게든 감추거나 얼버무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면 남성과 여성을 구별 짓고 나누는 것은 사회질서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들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가례와 사마광의 ‘일상에서의 에티켓[居家雜儀]’ 및 예식을 행하는 지침서에는 남자와 여자가 하는 일 사이에서 구별이 생긴다고 말하고 있다. 비록 남자와 여자가 육체적으로 구별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원리로 인정되지만(가례 29), 예서(禮書)의 대부분에 기술되어 있는 것처럼, 적어도 어떤 시점에는 남녀가 함께 참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제(時祭)를 올릴 때 초헌(初獻), 아헌(亞獻), 종헌(終獻)을 하는 동안 남자와 여자는 같은 공간의 반대편에 있다가 뒤이어 음복을 할 때는 분리된 다른 공간에 따로 모인다.
음식을 요리하고 차리는 것은 여자들은 특별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지만 음식을 조상들께 올릴 때는 남자들도 그것이 제대로 준비되었는지 확인하는 데서는 주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제(時祭)에서 제주(祭主)는 희생(犧牲)으로 바칠 동물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 도살과정을 지켜보아야 하는 반면 여자들은 요리에 필요한 음식들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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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의 각 단계(가장 기초적인 것에서부터 가장 중대한 것까지)에서 행하는 의식(儀式)마다 오로지 남자들만 참례하는 것과 남자와 여자가 함께 참례하는 것과의 구별이 존재한다. 남녀 모두 참례하는 (다수의 군중이 모인) 의식에서, 종종 남녀의 균형을 맞추게 되는데, 가장인 제주(祭主)의 “예식의 파트너”로서 제사를 공동으로 주관하는 여자(안주인)가 있게 된다.
통상적으로 남자는 여전히 앞에 서게 된다. 그래서 삭망제와 시제(時祭)에서 남자들은 동쪽에, 여자들은 서쪽에 연장자순으로 열을 지어 서게 된다. 제주(祭主)가 먼저 나서서 조상의 위패를 단정하게 두고 안주인(女祭主)가 나서서 여자 조상들을 위한 위패를 단정하게 정돈한다. 시제(時祭)에 음식을 차릴 때, 제주(祭主)와 안주인은 제사상에다 번갈아 가며 다른 종류의 음식들을 올린다. 남자가 고기를 올리고 나서 안주인이 밀가루 음식을 올리고, 남자는 생선, 그 뒤에 안주인은 익힌 곡물류, 그런 뒤에 남자는 탕 그리고 안주인은 밥을 올린다.
이와 같은 쌍들은 아무렇게나 구성된 것은 아니고, 남자들을 더욱 비싸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연결시키고 여자들을 기본적인 음식들과 연결시켰다고 생각된다. 그 다음으로 초헌관(남자)이 남자 조상과 여자 조상에게 고기를 올리고 술을 따른다. 안주인도 뒤이어 남녀 조상들에게 동일한 것들을 올리고 종헌관은 다른 남성이나 혹은 제주(祭主)의 아들이나 어린 동생이 맡는다. 그래서 세 명의 헌관들 가운데 남자가 둘을 차지하므로 온전하게 균형을 이루었다고 볼 수는 없다.”
▸조선유학에서 기호학파와 영남학파의 분화는 예학적으로 볼 때 '가례(家禮)의 보편성'(기호학파)과 '왕실례(王室禮)의 특수성'(영남학파)에 각각 비중을 두고자 한 시각이 충돌한 결과이며, 이러한 시각차는 신권(臣權) 중심과 군권(君權) 중심이라는 이들의 정치적 입장으로 다시 연결된다(― 도민재: <기호학파의 주자가례 수용양상>)
⇒“조선조 예학에서의 학파간의 차이는 ‘가례’의 한국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주자가례와 조선사회의 국제(國制)나 시속(時俗)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하는 점에 주안점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17세기의 예학자들은 고례(古禮)를 기반으로, 예의 본질적 의미와 예 형식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예학의 내용을 심화시켰다.
생활례로서의 ‘가례(家禮)’의 적용에서는 기호학파나 영남학파를 막론하고, 주자가례를 기준으로 하되 그 미비점이나 현실과 맞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고례의 정신을 근거로 판단하고자 했던 점은 동일한 방법론을 지향하고 있었다고 하겠다. 다만 주자가례의 미비점이나 시속(時俗)과 맞지 않는 점을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보완하는가 하는 점에서 학파간의 차이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호예학은 주자를 존신(尊信)하여 주자가례를 중심으로 하고, 영남예학은 탈주자학적 경향을 보이며 고례를 위주로 하였다는 이분법적 관점이 지금까지 연구의 주된 경향이다. 이러한 점은 특히 왕실례를 논한 예송에서 기호학파와 영남학파가 보여준 경향과 맥을 같이 한다. 이에 왕실례가 아닌 일반적인 ‘가례’에 대한 관점 또한 이와 관련시켜, 기호학파의 예학이 영남학파의 예학에 비해 주자 존숭에 입각하여 주자가례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예학에서 학파의 특성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기호학파에서는 대체로 주자가례의 규정을 준수하면서 비교적 주자의 예설을 그대로 따르려는 경향을 지닌 반면에, 영남학파에서는 주자가례의 규정을 폭넓게 해석하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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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파의 주자가례 수용양상의 가장 큰 특징은, 주자가례를 행례(行禮)의 기본원칙으로 삼았다는 점에 있다. 물론 영남학파 역시 의례(儀禮) 시행에서의 기본원칙은 주자가례에 있었다. 그렇지만 주자가례의 미비점 보완이나 근원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영남학파가 주로 고례에서 근원을 찾고자 하였던 것에 비하여, 기호학파는 고례에서 근원을 찾으면서도 가급적 주자의 본의에 충실할 것을 추구하였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영남학파에 비해서는 주자가례에 더욱 충실하려는 경향성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례’ 중심적 사고의 영향으로, 왕실의 전례논쟁에서도 왕조례의 특수성 보다는 ‘가례’의 보편성을 강조하는 측면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라 하겠다.”